• ‘개꽃’이라는 말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얼만 될까. 흔히, 먹을 수 없는 철쭉을 일컫는 말인데 진달래꽃은 먹을 수 있는 참꽃으로 부를 것과 대비되는 말이다. 개꽃에서 ‘개’의 뜻은 ‘마구 변변치 못함’의 뜻으로 개꽃은 먹지 못하는 변변치 못한 꽃을 뜻하는 말이다.

    이렇듯 ‘개’자는 우리 나무이름에 사용됐는데 서로 닮은 나무가 있을 때 구별하기 위한 수단으로 주로 사용했다. 특히 좋지 않은 나무들로서 크기가 작거나 아름답지 않거나 쓰임이 적은 나무에 붙여서 쓰여 졌다. 

    ‘개벚지나무’, ‘개산벚지나무’는 장미과의 낙엽활엽교목이다. 이 나무들은 벚나무 종류의 열매가 맛이 없어서 ‘개’자가 붙은 것이다. 그런데 이 나무들의 이름은 잘못된 붙여졌는데, 벚지라는 말은 버찌의 잘못된 표기이고 버찌의 준말이 벚이기 때문에 ‘개벚나무’, ‘개산벚나무’로 순화하는 것이 좋다. 

    개머루는 포도과의 덩굴식물로 머루와 닮았으나 열매를 먹지 않는데서 ‘개’자를 붙인 나무이름이다. ‘개다래’ 또한 다래에 비해 열매의 맛이 없고 잘 먹지 않는데서 변변치 못한 다래라고 해서 ‘개’자가 붙어졌다. 

    ‘개오동나무’는 중국에서 들어온 나무로 꽃이 아름답지만 오동나무의 꽃보다 작아서 ‘개’자를 붙여졌다. 개옻나무는 옷나무과의 낙엽활엽소교목으로 일반 옻나무에 비해 옻이 매우 적고 나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열매에 털이 많아서 북한에서는 털옻나무라고 부른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개나리의 경우에도 나리꽃과 비슷하지만 나리의 꽃보다 작고 좋지 않아서 개자를 붙여 개나리가 됐다는 설이 일반적이다. 이 밖에도 개비자나무, 개산초나무, 개살구, 개붉가시나무 등의 나무이름은 변변하지 못하다는 뜻으로 붙여진 것이다. 

    그러나 ‘개’자가 꼭 나쁜 의미로만 쓰인 것은 아니다. 구별을 하기 위해서 쓰이기도 했는데 ‘개잎갈나무’는 소나무과의 상록교목으로 잎갈나무와 모양이 비슷한데 이를 구별하기 위해서 개자를 붙인 이름이다. 이처럼 구별을 위해서 붙여진 나무의 이름은 개가시나무, 개느삼, 개박달나무, 개서나무, 개회나무, 개키버들 등이 있다. 

    또한 나무에 ‘개’자가 아닌 ‘갯’자가 붙은 이름들이 있는데, 이는 물가의 주변이라는 의미로 쓰여 지고 있다. 갯버들은 주로 개울가에서 자라는 버드나무라는 뜻이고, 갯대추 또한 바닷가 주변에서 자리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이외에도 갯잔디, 갯방풍 등이 이와 같은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