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이 위태롭다. 1948년 8월 건국 이래, 공산 세력의 침략, 테러를 물리치고 자유주의 경제 체제하에서 절대적 빈곤을 추방하며 민주주의를 실현시킨 대한민국이 지금 존망의 위기에 처해있다”

    ‘한국분열(기파랑 펴냄, 이주천 옮김)’의 일본인 저자 니시오카 쓰도무가 분석한 한국의 현 상황이다. ‘친북좌파와 한미일동맹파의 내전’이라는 부제에 걸맞게 그는 “한국은 한미일의 남방 삼각동맹(한미동맹, 미일동맹, 한일우호관계, 이하 한미일 동맹)을 유지해야 한다는 보수주류 세력과 여기서 탈피해 친김정일∙친중국으로 나가야 한다고 하는 친북좌파 세력간에 이념적∙사상적∙정치적으로 ‘내전’ 상태에 있다”고 진단한다.

    기파랑이 펴낸 ‘시민강좌’ 세번째 시리즈인 이 책의 저자 쓰도무 교수는 이 책을 내게 된 배경에 대해 “지난 10여 년간 ‘대한민국이 위험하다’고 일본 논단 뿐 아니라 한국 미디어를 통해 외쳐왔다. 처음에는 일본인 대부분이 한국 전쟁에서 공산당과 싸우면 피를 흘렸던 한국인들이 반미친북이라는 자살행위를 할 리 없다며 내 말을 믿으려 하지 않았다”며 “그러나 지난 몇 년간 한국이 이상해졌다는 소리가 일본 여기저기서 흘러나오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쓰도무 교수와 대한민국의 인연은 1977년 그가 연세대학교 교환학생으로 방문하면서 시작됐다. 그 후 일본으로 돌아간 그는 대학원에서 한국 북한 지역의 연구를 전공했다. 그리고 그는 1982년 주한 일본대사관에서 2년간 전문조사원으로 근무하게 되면서 한국을 제2의 고향으로 삼는다.

    그는 이 책에서 “한미일 동맹 지지 세력은 목숨을 내걸고 정치적인 ‘내전’을 치르고 있으며 지금 한반도의 대립 축은 38선이 아닌 남한 내부에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는 또 한국의 좌파들이 한국민의 민족감정을 가장 자극하기 쉬운 한일 간의 과거사를 끄집어내, 반일감정을 유발하는 것은 결국 반미를 선동하고 한미일 삼각동맹 및 우호관계를 파괴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고 말한다.

    이어 ‘독도와 교과서’, ‘정신대 문제’, ‘전후 보상 및 일제의 한국 근대화 공헌 여부’ 등 양국 간 과거사와 관련해 일반 한국인들의 생각과는 첨예하게 대립되는 내용들이 많지만 무조건 충돌만 할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역설한다.

    그는 노 대통령의 ‘반일외교’ 배경에 대해 “노 정권이 펼치는 반일외교의 배경이 되는 한국 내부사정은 무엇이냐”고 반문한 뒤 “반일외교 배후에는 바로 대한민국의 ‘내전’이 있다. 그들이 노리는 것은 한일관계를 악화시켜 한미일의 남방 삼각동맹을 약화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특히 “노 대통령 주변은 일부 비서관을 비롯해 ‘친북’좌익 학생운동권이나 시민운동권 출신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청와대는 이미 친북성향의 좌파 손에 들어갔다”며 “대통령 주변만이 아니라 여당•텔레비전•방송국 등도 그 영향 아래서 막강한 힘을 휘두르고 있다”고 꼬집는다. 이어 “마치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 대통령의 재임기간을 합친 10년 동안, 친북좌파 세력이 정권을 잡아 한국의 성공적인 현대사를 부정하고 한미일 동맹으로부터 이탈해 다시 한국을 대륙국가화 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내재적 접근법’의 영향 받은 한국의 학계∙언론계

    쓰도무 교수는 “송두율씨가 1988년 ‘사회와 사상’지에 기고했던 ‘북한사회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서 처음으로 제창했던 ‘내재적 접근법’의 영향을 받아 한국의 학계∙언론계에서는 북한의 대한 비판이 빠르게 모습을 감추었다”면서 “북한은 북한의 입장에서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그의 주장을 바탕으로 한 이 접근법은 학생 운동∙노동 운동이라든가 직업 혁명 운동가들에게도 커다란 영향을 미쳐, 좌파 정치운동에서도 북한 체제를 비판하는 세력이 힘을 잃었다. 이 접근법이 한국에 미친 악영향은 100명의 스파이를 합친 것보다도 더 크다”고 주장한다.

    쓰도무 교수는 “현대사의 왜곡이 무섭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한국도 새로운 역사 교과서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전제한 뒤 “좌파는 ‘민족’이라는 상징을 이용해 텔레비전과 학교에서 지난 20년간 한국을 계속 공격해 왔기 때문에 이쪽에서도 앞으로 다가올 20년 정도를 염두에 두고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는 또 “젊은이들은 모두 좌경화될 것이라고 체념만 하지 말고 젊은이들에게 올바른 한국 현대사를 가르쳐야 한다”며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좌파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교육을 받아 좌파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교육을 회복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고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보수파 지식인이 대한민국의 역사 교과서 새로 써야”

    그는 “북한의 김일성∙김정일 정권은 그때그때의 정국적인 판단으로 일을 진행해온 것이 아니라 남북통일을 향한 거대한 설계도를 정확하게 그린 다음에 전략적으로 공작을 펼쳐왔다”며 “남한을 전쟁으로 또는 혁명으로 취할 것인가 하는 선택을 먼저 한 다음, 실제로는 그 양쪽을 모두 겨냥해 왔다. 지금은 혁명으로 하더라도 무장 봉기에 의해서가 아니라 한국 내에 친북좌파 정권을 만들어 합법적으로 선거를 통해 한국을 손아귀에 넣으려 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쓰도무 교수는 특히 “북한의 표적은 2007년으로 예정돼 있는 차기 한국 대통령 선거에서 좌파 정권을 연장하는 것”이라며 “좌파정권이 다시 한번 실현되면 대한민국은 15년 동안 친북 정권이 장악하게 돼 홍시감처럼 언제라도 저절로 자신들의 품에 떨어질 것이라고 그들은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상황을 인식한다면 한국 보수파와의 긴밀한 대화가 어떻게 해서라도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노 정권과 그 주위의 친북좌파 세력이 한미일동맹을 약화시켜 한국의 전략적 기반을 크게 전환시키기 위해 국민의 반일감정을 계속 선동하고 있다는 사실이 우려되며 이를 무효화시키기 위해 역사 인식의 일치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한일보수파 간의 대화와 협조가 지금이야말로 요구된다”고 한다.

    “부시가 밝힌 ‘김정일은 악’이라는 인식 아래 대화해야”

    그는 또 “노 정권이 반미친북적 경향을 점점 강화하고 있기 때문에 가장 큰 문제는 한국이 안고 있다”며 “노 대통령은 김정일 정권을 ‘악’으로 단정하지 않고 김정일 정권과 공존과 상호부조를 ‘민족’의 이름으로 정당화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쓰도무 교수는 “근거 없는 반일 캠페인에 대해 일본 정부가 정확하게 반론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확산을 허용했다는 측면이 있지만, 일본 국민의 일부는 한국 전체에 대해 이성적인 논의가 통하지 않는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다”며 “반일을 발판으로 확산된 반 외세 민족주의가 차근차근 반미 터부를 무너트리고 결국 한국의 주적(主敵)으로 미국이 1위로 뽑히기까지 하는 여론이 형성돼 한미동맹이 위기를 맞고 있다”고 지적한다.

    책 말미에서 그는 “한미일 3개국과 북한 주민은 부시가 밝힌 ‘악’의 인식을 공동의 이해로 해 김정일 정권을 당면의 적으로 삼는 데 일치할 수 있다”며 “한미일 그리고 북한내의 모든 세력이 역사관의 일치를 구하지 말고 자유민주주의 체제 하에 평화롭고 번영된 동아시아를 구축한다는 가치관과 비전을 공유토록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편 이 책을 옮긴 뉴라이트전국연합 공동대표 이주천 원광대 교수는 “쓰도무 교수는 반 김정일 노선에서 용감하게 싸우고 있는 일본의 용기있는 지성인”이라며 “한국과 일본은 반세기 동안 북한의 김일성-김정일 정권이 저지른 국제적 만행의 피해 당사자임으로 한국의 우익 애국 세력이 참고할 가치가 있는 제안”이라고 추천한다. 279쪽. 1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