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 "미국은 고집하지 마라"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은 20일 북한 핵실험 사태와 관련, “미국정부는 개성공단 사업과 금강산 관광에 대해 북한에 현금을 지원한다는 주장을 고집하지 말길 바란다”며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사업의 중단없는 지속을 강조했다.

김 의장은 이날 당 일각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개성공단을 방문하고 돌아온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정부가 북미 대화에 전향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한다”면서 이같이 말한 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사업은 한반도 평화와 대한민국 국익은 물론 대한민국 안정을 위해서도 필요하며, 동맹국인 우방 미국이 잘 이해해 달라”고 밝혔다.

김 의장은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을 중단하는 것은 북한에 대한 제재만이 아니라, 대한민국에 대한 제재가 될 수도 있다”면서 “동맹국으로서 미국의 입장을 경청하고 고려하는 것은 물론 중요하나 한반도 문제는 우리 의견이 먼저 존중되어야 한다고 본다. 미국정부 입장은 한반도 입장을 도와주는 것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은 이어 “정부가 핸들을 놓쳐서는 안된다. 정부가 문제해결의 당사자로 나서야 한다. 열린당도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와 여당의 적극적인 자세를 강조했다. 또 “대북 특사 파견 등 적극적인 역할로 지렛대를 갖고 남북정상회담도 적극적으로 추진했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김 의장은 아울러 당내외 반대에도 불구하고 개성공단 방문을 강행한 배경을 묻는 질문에는 “간절한 마음 때문에 왔다. 북한이 2차 핵실험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하는 일관된 메시지를 보내고, 북에만 도움이 되는 게 아니라 우리에게도 도움이 되는 두 사업이 후퇴되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하고 싶어서 개성공단관리위원회 창설 2주년을 기념해 방문했다”고 설명하면서 “열린당을 대표해 간게 아니고 당의장 개인으로 결단해서 왔다”고 말했다. “금강산, 개성공단이 다소 과장돼 있다. 안보리 결의안과 직접적인 상관관계는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다만 과도하지 않도록 결단을 내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 방문했다”고 재차 언급했다.

이에 앞서 김 의장은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 창립2주년 기념식에 참석, “금강산 관광사업과 개성공단사업은 우리나라 평화를 떠받치는 두 개의 큰 기둥인데, 그 두 기둥이 흔들릴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다”면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사업이 흔들리면 어려운 국민경제에 충격을 받을 것이다. 이 두 길이 막히면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코리아리스크라는 카드를 쓸지 모른다. 금강산과 개성은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또 “남북 비핵화선언은 유지돼야 한다. 북측은 비핵화 약속을 철저히 준수해야 하며 또한 북측을 비롯한 모든 관계 당사자들이 관계를 악화시킬 추가적 조치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하면서 “2차 핵실험은 절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국제사회를 향해서도 “개성공단과 금강산 사업은 민간상업적 경제 행위다. 인력난 등으로 어려운 남측 중소기업은 개성이 유일한 탈출구”라면서 “개성공단의 생산품은 미 상무성의 전략물자 통제규약 속에서 추진하고 있다. 개성공단 사업은 북측의 핵무기 개발과 유엔결의안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국제사회도 개성공단의 성공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개성공단 방문에는 김 의장을 비롯해 이미경 상임위원, 천정배 상임고문, 원혜영 사무총장, 이목희 전략기획위원장, 이계안 당의장 비서실장, 우상호 대변인 등이 동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