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5년 지방화 시대 개막 이후 지방축제가 급격한 양적인 증가를 이루어 지방화시대 이전의 약 2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정부는 “지방 축제를 정리하라”고 다그치지만 지자체의 축제행사 예산은 계속 늘고 있다. 한 해 열리는 지방 축제가 전국적으로 1000개가 넘는다. 지난해(2005년)에는 5914억원이 축제비용으로 쓰였다. 2004년 보다 25%(1192억원)나 늘어났다.

    이러한 축제의 양적인 팽창과 함께 향락적 이미지, 생산성 부족 등을 비판하는 사회 분위기가 일고 있고, 그에 따라 ‘축제구조조정’을 요구하는 새로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옥수수·인삼·견지낚시 등 다양한 축제를 연 강원도 홍천군은 한 해 전보다 행사 경비가 13억원 늘어 “살림규모에 비해 과중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10월은 5월과 함께 1년 중 지방축제가 가장 많은 달이다. ‘축제의 달’에 지방축제를 단순한 ‘주민화합의 장’이나 ‘일 년에 한 번 먹고 마시는 소비형 이벤트’로 보는 시각에서 탈피, 지방의 비전과 차별화된 문화 창출로 ‘지역 산업개발’의 생산적인 시각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프랑스 남부의 인구 9만 명에 불과한 작은 도시에서 개최되는 ‘아비뇽연극제’는 세계 최고의 연극축제로 명성이 높다. 따라서 연극이나 무용을 하는 배우들은 누구나 한 번쯤 이곳 무대에 서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

    지중해 연안의 인구 3만 명의 소도시에서 개최되는 ‘망똥레몬축제’는 오렌지와 레몬으로 조형물을 만들어 전시하고 퍼레이드를 벌이는 독특한 농산물 축제이다. 이 축제를 보기 위해 주민의 10배에 해당하는 30만 명이 이곳을 방문한다.

    모차르트의 고향으로 유명한 잘츠부르크에서 열리는 ‘잘츠부르크음악축제’도 매년 여름이면 세계 각국에서 수많은 음악애호가들이 모여 든다. 약 20만 명에 이르는 관광객 중 68%가 외국에서 온 사람들이라고 한다.

    이처럼 지방의 작은 도시에서 열리는 축제라도 그 축제가 독특하고 명성이 높으면 세계 각국에서 축제를 보기 위해 수많은 관광객들이 구름처럼 몰려온다. 축제는 그 지방을 세계에 널리 알리고 침체된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킨다. 또한 주민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여 애향심과 자부심을 고취하며, 지역민의 문화향유 기회를 증가시킨다.

    우리나라의 경우 축제의 역사가 일천한 데다 아직 선진국의 축제와 같은 역량을 갖추고 있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지방축제가 질적인 측면을 담보하지 못하고 국제화하지 않으면 글로벌 시대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지방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축제가 생명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하루아침에 이룰 수는 없지만 반드시 ‘지방축제의 국제화’를 이뤄내야 한다.

    지방 축제의 국제화를 위해서는 먼저 치밀한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 ▲목표시장 설정 ▲잠재고객의 욕구 파악 ▲욕구 부응 프로그램 개발이 선행되어야 한다. 나아가 고객만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연출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관광객들의 관광성향 ▲홍보 대상국의 휴가기간이나 여행시즌 ▲관광객들의 기호(좋아하는 음식, 습관 등)를 파악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일본인 관광객을 유치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는 4월 말에서 5월 초의 황금연휴 주간이며,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는 중국 최대의 명절인 10월 1일(건국일)전후이다. 이 기간 동안 매년 수만 명의 일본인과 중국인들이 한국을 방문하고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이들을 맞을 적당한 프로그램이 없어 만족스러운 관광 상품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축제를 알리는데 있어서 인터넷을 통한 홍보는 매우 중요하다. 적은 비용으로 지역만이 아닌 전국, 나아가 전 세계에 축제를 알릴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매체수단이 바로 인터넷이다. 축제 홈페이지에 영어나 일본어, 중국어 등 외국어로 검색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것도 필수적이라 하겠다.

    지방 축제를 국제화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독특한 축제 소재를 개발해서 고부가가치를 지닌 상품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축제 전문가를 육성하는 일이 시급하다. 사실 우리나라는 대부분 전문성이 부족한 공무원이나 주관단체 담당자들에 의해 축제가 주도되고 있는 실정이다. 경쟁력과 안목을 갖춘 축제 전문가는 지방 축제 성공의 바로미터 역할을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