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31 지방선거 직전 정계개편을 언급한 정동영 당시 의장을 향해 "당을 떠라나“며 한바탕 들이받은 사건으로 당내에서 ‘왕따’(?)를 당하다시피 했던 열린우리당 김두관 전 최고위원이 슬슬 ‘제 목소리 내기’에 나섰다. 그러나 당내 시선은 여전히 곱지 않은 모양새다.

    김 전 최고위원은 29일 오전 ‘민주개혁세력의 진화와 우리의 선택’이란 주제로 광주여자대학교 초청강연에 나서 “민주개혁세력은 그동안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큰 공헌을 했지만, 빈부격차확대 등의 경제사회문제에 대한 대응은 미흡했고 또한 정치세력으로도 준비되고 단련되지 못했다”고 지적하면서 ‘민주개혁세력의 진화론’을 주장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이어 “민주 대 반민주, 개혁 대 수구의 대결과정에서 형성된 민주개혁세력은 이제 민주화 이후에 적응하는 담론을 중심으로 논의를 활발히 해야 한다”면서 “민주개혁세력이 지속적으로 개혁적 담론의 형성을 주도하고 변화된 시대의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김 전 최고위원의 이날 강연은 지난 27일 열린당 내 강경․개혁 성향의 참여정치실천연대 전국회원 총회 참석을 시작을 신호탄으로 한 공식적인 활동 재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와 관련, 김 전 최고위원측은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이번 강연의 의미에 대해 “5․31 지방선거 참패에 따른 최고위원직 사퇴 이후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안냈는데, 활동을 재개한 측면이 있다”면서 “향후 대학 강연도 잡혀있고, 이제부터는 자신의 말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최고위원측은 또 “그동안 ‘민심대장정’을 통해 많은 당원과 지지자, 각계각층 사람들을 만났다”면서 “(활동 재개는) 이래저래 그 분들이 생각하는 바를 받아들인 것”이라고 했다. 또 “중산 서민층 등 지지계층을 잡기 위해 (당이) 근본적으로 인식을 전환해야 할 때인 만큼, 향후 당내에서도 이 문제 등에 대해 백가쟁명식의 의견이 쏟아질 것”이라면서 “그런 생각으로 활동하면 국민들의 이목도 집중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전 최고위원의 이같은 공식활동 재개에 대한 당내 반응은 무관심을 넘어 썰렁함 그 자체다. 당내 개혁진영의 한 핵심 의원 측근은 “전혀 관심이 없다”면서 “당내에서 김두관의 ‘김’자만 꺼내도 무슨 일이 일어났었는지 뻔히 알지 않느냐”고 말했다.

    실제 지난 7월 재보궐 선거 공천 문제를 놓고 김근태 의장이 마산갑 후보로 ‘김 전 최고위원을 공천하자’는 의견도 있다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소개하자 즉시 노골적인 불쾌감이 분출된 바 있다. 아직까지도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당내 반감은 사그러들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