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이 추구하는 가치를 국민 앞에 분명히 밝혀라”, “확고한 정체성을 가져라”, “당 쇄신을 위해 헌신하라”, “정계개편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라”, “오픈 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를 도입하라”

    뉴라이트전국연합(상임의장 김진홍, 이하 전국연합)이 17일 ‘제1야당, 한나라당 이대로 좋은가’를 주제로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주최한 시민사회 단체 연석회의에서 한나라당에 변화를 요구하는 뉴라이트계열의 쓴소리가 쏟아졌다. 


    이날 행사에는 강재섭 대표, 김형오 원내대표, 강창희, 전여옥, 권영세, 한영 최고위원, 전재희 정책위의장, 황우여 사무총장 등 당 지도부가 총출동했다. 2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 참석자들은 한나라당이 정권교체 과업에 중심역할을 맡을 중요한 위치에 있지만 지금의 한나라당의 모습으로는 내년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달성하기에는 불안한 요소가 많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또 한나라당이 시대정신에 걸맞고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구태의연한 모습에 안주하고 있어 수권능력을 보여주는 정당으로 거듭나지 못하고 있다고 직설적인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전국연합 공동대표 유석춘 교수는 “한나라당은 가치를 지향하는 정당이 돼야 한다. 당이 당장은 국민편에 서 있지 않더라도 민심에 끌려가지 말고 당심이 지향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분명히 밝히고 국민을 설득해서 당의 가치를 이해시켜야 한다. 민심에 끌려가는 것은 인기영합에 불과한 것”이라고 주문했다. 또 “한 배를 탔으면 동지인데 색깔론 시비 등 향후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재론하는 것은 웃기는 처사”라고 덧붙였다. 

    김광동 "4~5개 핵심브랜드 설정해 당의 가치가 무엇인지 분명히 밝혀야"
    박효종 "충분한 반성 없다면 표는 얻을 수 있으나 국민영혼 잡을수 없어"

    김광동 나라정책원 원장은 “한나라당은 열린우리당과 조선노동당, 즉 김정일 정권이라는 두개 집권당과 경쟁, 대결하고 있다”며 “우선 한나라당이 가져야 할 자세와 활동을 설정하고 앞으로 닥칠 시련을 헤쳐나갈 지혜와 각오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원장은 “‘정권창출’, ‘수권능력의 향상’ 등 당이 지향하는 목표는 알 수 있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지향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과연 그것에 목숨을 건 적은 있었던가”라고 반문하면서 “한나라당은 그간 모든 현안에 대해 여당이 지향하는 가치를 제기하면 그것을 완화하는 데 급급했다. 권력을 잡기 위해 조직이 지향하는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 헌신하고 목숨까지도 버릴 각오를 해야 한다”며 “당의 고민이 철저히 반영된 4~5개의 핵심브랜드를 통해 한나라당이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국민에게 분명히 밝히고 향후 그 가치를 위해 어떤 활동을 할 것인지 여부를 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 박효종 서울대학교 교수는 “한나라당이 차기 대선에서 권력을 잡아야겠다는 생각에 앞서 집권해야 하는 이유와 명분에 대한 의제를 설정하고 국민을 설득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한나라당이 부정부패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도 국민들은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며 “대표 경선에서도 경쟁에 대한 공정성을 인정받지 못했다. 충분히 반성하지 않으면 당장 유권자들의 표는 얻을 수 있을지 모르나 국민의 영혼을 잡을 수 없다. 국민의 영혼을 잡기 위해 한나라당이 환골탈태 했다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 노력했다고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평가했다.

    박 교수는 “여당에 대한 비판이 임기응변식이거나 면피용에 그쳐선 안된다. 일관성이 결여된 비판은 비판을 위한 비판, 진정성이 결여된 비판일 뿐”이라며 “미래에 대한 확고한 비전을 가지고 의제를 설정해 이슈를 선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광 "한나라당은 망한 부잣집, 집안 다시 일으키기 위해 정책이 중심에 서야"

    최광 자유지식인선언 공동대표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내놓은 선거 공략을 보는 순간 한나라당은 희망이 없다고 생각했다”면서 “10대 중점 정책의 내용이 보수 우파의 냄새는 전혀 없으며 여러당의 의견을 조합한 것에 불과했다. 또 지방선거인데 지방관련 공약이 하나도 없었다. 당의 우수한 인재들이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다. 지난 대선에서 한나라당이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다행히 국민들이 공약을 안 봤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한나라당은 망한 부잣집, 몸을 파는 여자로 비유될 수 있다”고 운을 뗀 뒤 “구성원들이 망한 집을 다시 세우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논의해야 하는데 이북과 특정지역에 기웃거리면서 전혀 희망 없이 살아가는 상태로 비춰지고 있다. 정확히 본질을 모르니까 갈팡질팡하고 있다”면서 “시대정신을 창출하고 정책이 중심에 선 당이 돼야 한다”고 쓴소리를 이어갔다.

    토론회에서는 대선주자 경선방법 및 정계개편과 관련한 조언도 있었다. 기독교사회책임 공동대표 서경석 목사는 “5.31 지방선거를 통해 표출된 민심은 한마디로 또 다시 좌파정권이 탄생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라며 “한나라당이 수권정당으로 가기 위해 고건 전 국무총리를 포함해 단일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민심을 수렴한 완전국민경선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연합 대변인 겸 공동대표 제성호 친북반국가행위 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당내 대선후보 과열양상이 국민에게는 권력을 추구하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다. 당이 대선을 향한 응집력이 있는지에 대해 회의적”이라며 “대선후보에 줄서기 하는 기회주의적 모습을 버리고 당 정체성을 굳건히 한 로드맵을 국민에게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차기 대선 승리를 위한 총괄 기획단과 국가정체성 수호 운동본부 등을 조속히 꾸려 각종 현안과 대선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민주당 및 국민중심당과 통합하는 새로운 우파 연합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나성린 "30% 안팍의 당 지지율 노 정부에 대한 반감이 반영된 것"

    나성린 안민정책포럼 회장은 “한나라당이 반드시 내년 대선에서 집권해야 하는 이유는 가장 바람직한 정당이어서가 아니라 차기 대선에서 또다시 좌파 정권이 집권하지 않도록 막을 수 있는 유일한 정당이기 때문”이라고 전제한 뒤 “최근 현황을 보면 한나라당이 과연 내년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수구보수적인 이미지가 더 강해졌으며 국민통합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면서 “집권여당은 대선을 앞두고 2, 3개월 전에 오픈프라이머리를 통해 여론에 부응한후보를 내세울텐데 한나라당의 대선후보 경선방식은 구태의연하다”고 지적했다

    나 회장은 “30% 안팎의 당 지지율은 노무현 정부에 대한 반감이 반영된 것이다. 50%가 넘는 지지율을 획득해야 한다”고 운을 뗀 뒤 50%의 지지율 확보를 위해 ▲호남과 충청을 끌어안는 지역통합 ▲중도를 포용하는 이념통합 ▲20대, 비좌파 386을 포용하는 대안을 통한 세력∙계층 통합 등을 제시하면서 “선진화를 위한 확고한 대책을 내놓기 위해 정책을 강화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북한민주화포럼 이동복 상임대표는 “한나라당에 대한 애정이라기 보다 좌파 정권이 차기 대선에서 절대로 집권해서는 안된다는 국민의 절박한 마음이 한나라당의 정권교체를 지지하는 이유”라며 “과연 한나라당이 민심을 잡고 참정치를 할 수 있겠느냐, 국민들은 한나라당의 이념정체성을 알지 못한다. 당 정체성에 입각한 우익입장을 분명히 표명하고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명현 "뺄셈정치 아닌 바다와 같은 관용의 정치해야"주문
    이석연 "이념과 가치 지향하는 대 연합전선과 연대, 창당수준에 버금가는 쇄신하라"


    선진화국민회의 이명현 공동상임위원장은 “열린당이 형편없는 짓거리를 하니까 한나라당에 반사이익이 가는 것”이라며 “권력 잡는데 급급해선 안된다. 국민들은 대한민국의 정치를 불신하고 있다. 이기심을 버리고 살신성인의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라의 운명을 이끌 수 있는 강한 정당이 돼기 위해 문을 열고 모든 세력을 통합해야 한다. 뺄셈정치가 아닌 모든 색깔을 다 포용할 수 있는 바다와 같은 관용의 정치를 해야한다”고 당부했다. 

    이석연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 공동대표는 “지방선거 이후 한나라당은 마치 정권을 잡은 것처럼 자만과 독선에 빠져있다”며 “정계개편 과정에서 당이 외풍을 맞지 않는다는 안일한 생각에서 벗어나 이념과 가치를 지향하는 대 연합전선과 연대 해야한다. 창당수준에 버금가는 쇄신을 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전재희 정책위의장은 “한나라당이 추구하는 가치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임에는 틀림없다”며 “세계화와 시장경제, 자유민주주의적인 실체적 정책을 만드는게 쉽지 않지만 열심히 노력하겠다. 정계개편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대선 후보를 공정하게 관리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전여옥 최고위원은 “부자는 망해도 3대를 간다고 하는데 한나라당이 다음 대선에서 지면 사라지는 정당이 될지도 모른다. 국민들이 지난 3년은 노 대통령을 걱정했다면 요즘 들어 한나라당을 걱정하느라 노심초사”라며 “당이 진정성과 올바른 가치를 지니고 길을 걷는데 일조하겠다. 한나라당이 스스로 벽을 허물고 국민과 비슷해지는데 노력한다면 국민들은 언젠가 이를 알아줄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앞서 강재섭 대표는 인사말에서 “한나라당이 과연 서민의 애환을 잘 아는 정당이 될 수 있는가, 정책대안을 제대로 낼 수 있는가, 기득권 세력만 대변하는 것은 아니냐 등의 우려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미래 국가경영세력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모든 의견을 달게 받고 진지하게 받아들여 당을 쇄신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권리만 내세우는 게 아니라 따뜻한 보수로서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당이 되기 위해 정풍운동을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