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초등학교 교사가 5.18 교육을 위해 학생들을 '총을 겨누는 군인, 매맞는 시민, 이를 지켜보는 시민'등으로 역할을 나눠 극으로 표현하게하고, 당시 '총에 맞은 시민과 총을 쏜 군인들의 속마음'을 알아본다며 아이들을 불러내 직접 얘기하도록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광주 ㅅ초등학교에서 5학년 학생들을 가르치는 ㅅ교사는 지난 16일 자신의 블로그에 "5.18을 맞이해 아이들과 함께 교육연극을 이용한 계기수업을 했다"며 '군인에게 맞는 광주시민' '죽은 시민을 끌고가는 군인들'이라는 장면이 담긴 자료영상을  아이들에게 보여준 뒤 '5.18 체험하기'를 행한 내용을 공개했다.

    '5.18 체험하기'는 학생들이 미리본 자료영상에 따라 당시 군인과 시민 등으로 역할을 분담해 교사가 하는 이야기 내용에 맞게 즉흥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ㅅ교사는 설명했다. 이 교사는 "아이들에기 시민들이 도청에 모여서 군인들과 충돌하는 것과 힘없이 총에 맞는 것등이 인상깊게 작용하는 것 같아 몇 개만 추려서 실제로 해보자고 했다"며 "이 체험 중간중간에 아이들을 멈춰놓고 인터뷰기법을 통해 총을 겨눠야하는 군인, 힘없이 맞았던 시민, 그것을 지켜본 시민 등의 마음속 이야기를 들어봤다"고 소개했다.

    초등학교 5학년으로 추정되는 아이들이 '군인들은 물러가라'고 외치는 장면, 전투경찰과 시민들의 충돌, 경찰에 맞는 상황, 목숨을 잃는 시민, 시민에게 총을 겨누는 군인, 시민들을 향한 발사와 죽음 등을 연기하는 장면을 ㅅ교사는 자신이 직접 찍은 사진을 블로그에 실어 자세히 보여주기도 했다.

    그는 이같은 체험을 아이들에게 시킨 뒤 주인공들의 부족한 속 이야기를 알아보기위해 체험극을 연기한 아이를 의자에 불러앉히고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작년에는 전두환 대통령과 인터뷰를 했지만 이번에는 죽은 시민과 시위진압을 했던 군인만 인터뷰를 했다"며 "총에 맞았을 때 기분은 어땠는지, 자신이 쏜 군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 지, 왜 죽이라는 명령에 따라야만 했는지, 그리고 명령을 내렸던 사람이 누군지 등에 대한 질문을 하고 아이들이 자신의 생각에 대해 답을 했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아이들의 질문과 대답에서) 약간 부족한 부분은 내가 '오월이야기'에 나온 책내용을 토대로 설명해줬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이들에게 이러한 수업을 진행한 뒤 "당시 시민과 군인 모두 괴로웠으리라는 생각에서 수업 마지막은 '화합'으로 마쳤으나 개인적으로 그 당시 인물들의 생각과 느낌을 여러 기법을 통해 알아보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 교사는 또 "사실 나도 5.18의 깊은 내막에 대해 잘 모른다" "잘 모르면서 5.18에 대해 수업을 했는지 모른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수업을 받은 아이들은 "마치 일본이 우리를 침략했던 모습같다" "5.18은 광주시민에게 길이길이 가슴에 남는다" "5.18을 잘 모르는 것이 정말 창피했다"는 등의 소감을 남긴 것으로 이 교사는 전했다. 체험극에서 시민역할을 했다는 아이는 "너무 화가 나고 억울했다"고 했으며, 한 아이는 "(5.18체험을 한) 오늘로 민주평화가 될 수 있게 노력하는 아이로 새로워졌다"는 말을 적기도 했다.

    ㅅ교사는 20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몸으로 배운 것은 평생 잊혀지지않는다'는 말과 같이 교육연극을 학교현장에 적용시키기위한 연구를 여러 교사들과 함께 해오고 있다"며 "'5.18 체험하기'는 광주교육청에서 교육했으면 좋겠다는 공문을 보내오기도 해 아이들에게 아픈 역사를 좋은 상황으로 전환해볼 수 있을까하는 고민에서 하게됐다"고 말했다. 그는 교육청에서 지난 2004년 배포한 '광주이야기'를 교본으로 활용했다고 밝혔다.

    그는 아이들이 편향된 시각을 갖게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교육을 시작하기 전 많은 고민을 했으며, 아이들에게 군인은 나쁘고 시민은 불쌍하다는 시각을 갖지않고 군인과 시민 모두 마음 아팠던 상황이었음을 이해하도록 유도했다"고 전했다. 인터뷰 형식을 빈 '핫시팅'에서도 "아이들이 당시 군인은 명령을 이행하기 싫었지만 어쩔 수 없이 했던 것이라는 상황을 이해하도록 노력했으며, 왜 그러한 시대상황이 나오게 됐는지 이해하도록 의도했다"고 했다.

    이 교사는 또 "체험을 마친 후 아픈 역사를 어떻게 하면 좋은 상황으로 바꿀 수 있는 지에 대해 아이들 스스로 표현하도록 해보았더니 군인과 시민이 함께 캉캉춤을 추고, 손을 잡고 둘러싸는 등 '화합'을 표현하는 것을 보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