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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파 지식인의 두 거두 안병직과 박세일

입력 2006-04-14 09:38 | 수정 2006-04-14 17:54
조선일보 14일자 오피니언면 '조선데스크'란에 이 신문 이선민 문화부 차장이 쓴 글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우리 지식인 사회는 바야흐로 백가쟁명(百家爭鳴)의 시대를 맞고 있다. 좌파와 우파 모두 21세기형 새로운 이념과 정책을 만들어내는 데 분주하다. 그리고 각각 내부에 서로 다른 입장들이 경쟁하고 노선투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좌파는 종래의 양대 흐름인 ‘민족·통일’파와 ‘민중·민주’파가 논쟁의 재연을 준비하는 가운데 새로 등장한 ‘뉴 레프트’가 가세하여 삼파전(三巴戰)의 양상이다.

우파 지식인들 역시 올 들어 그 어느 때보다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들은 점차 입장을 달리하는 두 흐름으로 집결하고 있다. 그리고 각각의 중심에는 안병직 서울대 명예교수와 박세일 서울대 교수가 있다.

안병직 교수는 좌파 경제사학자로 유명했던 인물로, “연옥(煉獄)을 통과하는 지적 고뇌 끝에” 전향했다. 그를 따르는 후배 지식인 중에는 김영호 성신여대 교수, 신지호 자유주의연대 대표 등 그처럼 좌파에서 전향한 40대가 많다. 안 교수는 자유주의연대, 뉴라이트싱크넷 등이 함께 만드는 ‘사단법인 뉴라이트’의 이사장을 맡는다. 박세일 교수는 김영삼 정부 때 청와대 정책기획수석보좌관으로 ‘세계화’ 프로젝트를 주도했던 인물. 40~50대 우파 지식인들에게 영향력이 큰 박 교수는 나성린 한양대 교수, 이석연 변호사 등과 함께 ‘한반도선진화재단’을 추진하고 있다. 조만간 출범하게 될 두 단체는 모두 정책과 교육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안병직·박세일 두 교수는 자본주의·자유주의를 신봉하며, 대한민국이 세계사적으로 드문 성공의 역사를 갖고 있다고 인식하는 점에서 공통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당면한 문제를 풀어가는 방법과 지향에서는 차이가 난다. 이념적으로 안 교수는 ‘경제성장’과 ‘시장’을 절대적으로 중시하는 분명한 우파인 반면, 박 교수는 ‘경제성장’과 ‘사회통합’, ‘시장’과 ‘공동체’의 조화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중도우파에 가깝다. 안 교수는 수식이 없는‘자유주의’, 박 교수는 ‘공동체 자유주의’를 각각 내세운다.

또 두 사람은 모두 북한을 ‘실패한 체제’로 본다. 하지만 안 교수가 북한 인권의 심각성을 제기하며 북한의 민주화와 체제 변화에 무게를 싣는 데 비해, 박 교수는 북한의 정상국가화와 개혁·개방으로 유도하기 위한 지원·관리를 중시한다.

우파는 이제 정부를 비판하는 소극적인 차원을 넘어서 적극적인 미래 구상을 펼쳐야 한다. 국민을 사로잡을 수 있는 이념과 정책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치열한 고민과 토론이 필요하고, 그것이 정치권에도 영향을 미쳐야 한다. 그 과정에서 때로 견해 차이와 논쟁으로 갈등을 빚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길게 보면 그게 우파의 혁신과 발전을 위해 바람직하다. 우파는 그동안 좌파에 비해 너무 지적으로 게으르고 조용해서 내실과 흥행 양면에서 손해를 봐 왔다. 두 거물급 지식인들이 앞으로 보여줄 활동과 상호작용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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