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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전 의원의 한나라당 서울시장 경선참여 이후 후보들의 신경이 날카로워 진 상황에서 열린 첫번째 TV토론은 예상됐던 것처럼 맹형규 홍준표 오세훈 세 후보간의 날선공방과 기싸움이 고스란히 연출됐다. ·
세 후보는 13일 밤 MBC 100분 토론'에 출연, 서울시장 예비후보로서 첫 시험대에 섰다. 당 경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열린 첫번째 TV토론인 만큼 일반 국민과 당원들의 지지를 얻기 위한 후보들의 기싸움은 초반부터 치열하게 전개됐고 토론이 진행되는100분 내내 후보간 신경전도 팽팽했다.
거세게 불고 있는 오세훈 바람을 이번 TV토론을 통해 잠재우겠다고 벼른 홍준표 후보는 시작부터 오 후보의 '이미지 정치'를 지적하며 공세를 퍼부었고 이런 공세를 예상하고 맞대응하지 않겠다던 오 후보도 홍 후보의 '아파트 반값 정책'에 문제점을 지적하며 맞공세를 펼치는 등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홍·오 두 후보의 '이미지 정치'공방전을 예상한 맹 후보는 홍 후보의 공세를 비판하면서도 오 후보의 '이미지 정치'를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의 강금실 예비후보의 이미지 감성정치에 빗대어 공격하는 등 양비론을 펼치는 동시에 자신의 우월성과 경쟁력을 부각시키는데 집중했다.
[홍준표 vs 오세훈] '이미지 정치' 놓고 팽팽한 신경전
홍준표 "서울시장 등떠밀려 나오는 자리 아니고 이미지로 커버할 수 있는 자리 아니다"
오세훈 "갈등 조정위해선 신뢰가 필요" '(홍준표)말을 유권자가 믿고 신뢰할까'먼저 '이미지 정치'를 둘러싼 홍 후보의 파상공세와 오 후보의 맞공세가 토론 초반부터 팽팽하게 진행됐다. 토론 전부터 오 후보를 '강남에서 선탠한 꽃미남'에 비유하며 신경전을 펼쳐온 홍 의원은 시작부터 오 후보의 '이미지 정치'를 폄하했다.
홍 후보는 오 후보에 대해 먼저 "깨끗한 이미지를 갖췄고 스마트하고 미남"이라고 칭찬한 뒤 "강금실 전 장관의 춤바람에 대응할 인물로 뜨고 있지만 서울시장이 1000만 서울시민의 안전과 재산을 책임지고 15조에 달하는 예산을 집행하는 막중한 자리인 만큼 이미지로 이를 커버하려는 건 잘못"이라며 곧바로 비판했다.
홍 후보는 오 후보의 높은 지지율에 대해서도 "여론이 출렁이는 건 일부 방송과 언론이 이미지 정치로 몰고가는 영향 때문"이라고 분석한 뒤 "MBC 여론조사를 보니 강 전 장관은 9일만에 15%가 빠졌고 오 후보도 4%정도 빠졌는데 정책선거로 가면 이미지에 대한 거품이 빠지고 본격적인 정책토론이 진행되면 정당한 선택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이어 "서울시장이란 자리는 끊임없는 중대한 결단을 하는 자리다. 서울은 대한민국의 갈등이 다 모인 곳이고 모든 이익집단의 갈등이 다 모인 곳"이라며 "그래서 대통령이란 자리와 마찬가지로 끊임없는 결단을 하는 자리다. 오 후보가 불출마 할 땐 후보가 되기 어려워 뜻을 접었다고 했는데 이번엔 후보가 될 가능성이 있어서 나온 것이냐. (서울시장은) 등떠밀려 나오는 자리가 아니다"고 충고했다.
홍 후보는 오 후보를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했던 김민석 전 의원에 비유하며 "지난 선거때 김민석 후보 똑똑하고 이미지 좋아 대선후보로까지 언급될 정도였지만 서울시정을 맡기기엔 부족해 이명박 시장을 선택했다"고 지적한 뒤 "오 후보가 모자라진 않지만 아직 서울시정을 맡을 만한 자질과 능력을 검증받지 못한 것 아니냐"며 오 후보가 서울시장으로 자질과 능력면에서 아직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오 후보가 불출마 이후 국가경쟁력에 관해 연구하고 '실패에서 희망을 본다'라는 책을 공동집필하며 서울시정에 대해 많은 연구와 준비를 했다는 주장을 지적, "그 책을 봤는데 오 후보처럼 국가경쟁력에 대한 막연한 연구와 이론적 학문적 연구 하나 가지고 끊임없는 결단을 요구하고 강력한 추진과 조정을 필요로 하는 자리를 멈칫하고 망설이는 분이 할 수 있겠느냐"며 폄하하기도 했다.
초반부터 홍 후보의 공세수위가 높아지자 대응하지 않겠다는 전략을 세웠던 오 후보도 홍 후보에게 맞대응하며 당초 전략을 수정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오 후보는 '이미지 정치'비판에 대해 "콘텐츠가 없는 급조된 포장된 이미지가 있을 수 있지만 겉과 속이 일치하는 이미지도 있다"며 "한 가지 일에 대해 평생 고민하고 노력했다든지 획기적인 법안을 만들었다든지 해서 생기는 이미지도 있고 이미지가 좋다고 해서 능력이 떨어지는 거 아니다"고 반박했다.
오 후보는 환경문제에 대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점과 정치관계법 개정 주도로 깨끗한 이미지를 강조하며 "감히 저에 대해 이런 표현을 쓰겠다. 저는 자신에 대해 이미지와 콘텐츠를 더한 '이텐츠' 그리고 이미지와 콘텐츠에 라이프(생활)를 더한 '이텐프'라고 말하고 싶다"고 주장했다.
당초 예상과 달리 홍 후보에 대한 비판도 쏟아냈다. 오 후보는 "서울시장이 갈등과 조정을 필요로 하는 자리"라는 홍 의원의 발언을 거론하며 "중요한 지적이고 아주 핵심을 꿰뚫는 지적"이라고 동의한 뒤 "지방행정이라는 게 끊임없는 갈등의 조정이 필요하고 갈등이 폭발해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는 자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마도 갈등을 조정하고 결단을 하는데 필요한 자질은 신뢰가 아닐까 생각된다. 시장이 무슨 말을 했을 때 믿을 수 없다면 갈등조정은 힘들고 품성이나 인간에 대한 신뢰 성실성 이런 것들이 필요한 덕목이라 볼 때 유권자들이 판단하지 않겠느냐"며 우회적으로 홍 후보를 비난했다.
[맹형규 vs 홍준표] '후보단일화' '여론조사' 놓고
맹형규 "노무현 수법쓰는 홍준표와 솔직히 단일화하고 싶지 않다"
홍준표 "맹형규가 단일화 바라는거 아니냐, 노무현 수법은 오세훈에 물어봐라"맹형규 홍준표 후보간의 신경전도 날카롭게 진행됐다. 특히 두 후보는 최근 당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맹형규-홍준표 후보단일화' 문제와 최근 맹 후보 측에서 여론조사기관에 제공한 대의원 명부를 통한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격한 감정대립을 펼쳤다.
사회자인 손석희씨가 최근 발표된 대의원 여론조사 결과를 거론하자 홍 후보가 바로 "그 여론조사는 잘못된 것"이라며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홍 후보는 "그것은 05년 12월 대의원을 기준으로 한 것이고 맹 후보쪽에서 제출한 명단으로 지금은 대의원 90%가 다 바뀌었다"며 "사흘전 우리가(홍 후보 측에서) 대의원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선 결과가 판이하다"고 주장했다.
홍 후보는 "맹 후보 측에서 당원명부를 제공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한 뒤 "후보측에서 제공하는 명단은 의미가 없다. 결국 자기를 지지하는 그룹이 다 찍혀 나온다"며 "중앙당 차원에서 명부를 제공하는 건 상관없지만 후보측이 제공하는 건 자기 지지자들을 포함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의미가 없다"고 여론조사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처럼 홍 후보가 민감하게 맹 후보 측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자 맹 후보도 "전체 대의원 명부를 제공한 것이고 그 중 무작위로 뽑아 조사한 것"이라고 반박한 뒤 "홍 후보 측에서 그렇게 줘 온 것 아니냐"며 맞대응했다.
양측의 신경전이 고조되자 사회자는 두 후보의 '단일화'문제를 꺼내며 화제를 돌렸다. 그러나 이 화제가 오히려 두 후보간의 감정대립을 더 확산시켰다. 맹 후보는 홍 후보와의 후보단일화 문제가 제기되는데 대해 "당이 회오리바람에 휩쓸려 가는 것을 걱정하는 분들이 제기하는 것이다. 저는 어떤 변화가 있을 때 거기에 대해 호들갑떨고 경망스럽게 움직이는 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며 "제1야당의 후보인 만큼 촐랑대며 후보단일화를 해서는 안되고 일단 진중하게 사태의 변화를 지켜봐야 한다"고 주장한 뒤 "지금 단계에서 반대를 하진 않지만 논의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홍 후보는 "단일화 문제는 맹 후보가 속한 국민생각이란 모임의 의원들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것"이라고 밝힌 뒤 "후보단일화가 명분도 맞지 않고 저로선 실리도 없다. 기본적으로 오세훈 후보를 잡기 위해 선배 둘이서 단일화를 한다는 게 무슨 명분이 있느냐. 실리도 없다"며 "저로서는 강남후보 둘이 나왔기 때문에 강북후보인 제가 계산해보면 제일 유리하다. 그런데 단일화를 왜 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단일화는 꺼내는 측에서 자기가 바라니까 나오는 것이다. 단일화 얘기는 꺼내지 말아줬으면 한다"고 맹 후보에 당부했다.
이에 맹 후보가 "홍 후보는 내가 마치 단일화를 원하는 것처럼 얘기한다"며 불만을 표출했고 홍 후보도 "인터넷에 그렇게 나왔던데요"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그러자 맹 후보는 "솔직히 홍 후보와 단일화하고 싶지 않다. 그것이야말로 노무현 수법"이라며 "홍 후보가 강남 후보 두명이고 강북 후보 한명이라고 하는데 그것이야말로 노무현식 편가르기"라고 비판했다.
맹 후보의 비판에 홍 후보도 "노무현 수법이라는데 제가 그렇게 하는게 아니고 이미지 감성정치는 바로 노무현 수법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이미지 정치는 오세훈 후보에게 물어봐라"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특히 홍 후보는 맹 후보가 자신의 지역(서울 송파)인 성내천 개발과 영어체험 마을유치를 들며 자신의 업적을 밝히자 "성내천과 영어체험 마을 유치는 송파구청장이 한 것 아니냐"며 맹 후보의 치적을 폄하하자 맹 후보도 "홍 의원은 저한테 두려움을 느끼는 것 같다. 그런 것으로 상대방을 폄하해선 안된다"며 강한 불쾌감을 나타냈다.
후보간의 정책과 공약에 대한 토론이 진행되면서 후보간의 신경전은 최고조에 달했다. 맹·오 두 후보는 홍 후보의 '아파트 반값 정책'에 대해 "실현가능성이 없다"고 폄하했고 홍 후보는 오 후보가 내놓은 '강북 상권개발' 공약이 이미 자신의 정책에 포함된 내용이라고 비판하며 오 후보의 정책이 서울의 특정지역만을 고려한 것일 뿐 전체적인 프로젝트가 부족하다고 비하했다.
[홍준표의 아파트 반값과 오세훈 강북상권 개발 놓고 신경전 최고조]
맹형규 "강북 용적률 상향 조정 정책을 어떻게 아파트 반값이랑 싸잡아 비난하냐"
홍준표 "선배를 사기꾼으로 매도하냐. 오세훈 공약은 내 정책에 다 있다"
오세훈 "아파트 반값은 선거겨냥한 대표적 이벤트 공약 바람직하지 않아"정책에 대한 포문은 맹 후보가 먼저 열었다. 맹 후보는 오 후보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자신의 강북지역 용적률 상향조정 정책을 홍 후보의 아파트 반값 정책과 함께 "실현가능성이 없다"고 비판한데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맹 "홍준표와 싸잡아 비난하냐" vs 오 "맹 후보 정책 불가능하진 않지만 문제점은 있다"
맹 후보는 오 후보에게 "한 가지만 물어보겠다"며 "용적률을 300%로 상향조정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는데 오 후보가 방송에 나와 홍 후보의 아파트 반값정책과 싸잡아 실현가능성이 없다고 했지만 내가 공약을 발표한 뒤 건교부에서 똑같은 내용을 발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오 후보는 "당시 아침방송에 10분 동안 짧게 인터뷰를 하다 보니 아파트 반값 정책과 함께 뭉뚱그려서 얘기하게 됐다"고 해명한 뒤 "홍 후보의 아파트 반값 정책은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보지만 용적률 상향조정은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본다. 그러나 건축에 있어 편의성이 있을 수 있지만 주거환경의 질은 떨어진다. 맹 후보님도 전문가들로부터 그런 지적을 들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맹 후보는 "잘못알고 있다. 용적률을 높일 경우 녹지공간이 넓어지고 바람길이 생긴다. 또 역세권 지역 등 도시경관을 해치지 않는 곳에 하자는 것"이라고 반박했고 오 후보도 "그렇게 했을 때 생기는 초과수익이 반드시 원주민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전제가 될 때는 동의할 수 있다"고 맞대응했다.
홍 "선배를 사기꾼으로 매도하나" vs 오 "프로그램 없다는데 선배로서 도리 아니다"
홍. 오 두 후보의 신경전은 감정싸움으로 번지지 않을 까 하는 우려가 들 정도로 긴장의 연속이었다. 홍 후보도 오 후보가 자신의 아파트 반값 정책을 비판한 데 대한 불만을 가감없이 표출했다.
홍 후보는 먼저 오 후보의 '강북상권개발' 공약에 대해 "그 공약은 서울시정개발연구원에서 이미 만든 것이고 제가 1월 24일 수도서울의 꿈이란 제목으로 발표한 정책에 포함된 내용"이라며 "그래서 걱정스러운데 오 후보의 이런 점이 본선에 나가면 문제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서울개발계획을 청계천 주변을 둘러싼 동서남북만 이야기하는데 오 후보의 정책엔 전체적인 프로젝트가 나와있지 않다"며 "저나 맹 후보는 전체적인 프로젝트를 두달 전에 내놓고 시작했다"고 주장한 뒤 "아파트 반값이 왜 실현이 낮다고 비판하느냐. 내용은 알고 말하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오 후보도 강하게 반박했다. 특히 오 후보는 "서울시장 선거가 있을 때마다 불과 3개월 전 혹은 6개월전 앞다퉈 다른 프로그램을 내놓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홍 후보의 아파트 반값정책"이라며 "이는 이벤트성 정책으로 시장이 바뀔때마다 섹시한 공약을 내서 시정방향이나 정책의 토대를 흔드는 건 바람직한 자세가 아니다"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보다 바람직한 자세는 기존의 계획을 확대 심화 발전시켜 좀더 합리적이고 효율성있게 하는 게 필요하다"며 "제 정책을 홍 후보 본인이 내놓은 공약이라고 하는데 저로선 동의할 수 없다"고 강한 불만을 나타낸 뒤 "문화 환경 복지가 통합된 구도하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주장한 것인데 그것을 한 마디로 '내 거다'라고 말하고 전체적 프로그램이 없다고 하는 건 선배로서의 도리가 아니다. 그리고 오늘이 정책을 공개하는 첫번째 토론이다"고 주장했다.
이에 홍 의원은 "아파트 반값 정책은 도시개발연구원에서 작년 12월 말에 도입을 주장해왔고 청와대에서도 검토했다. 그것을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일축하는 것을 옳지 않다"며 "실현 가능성이 없는 공약을 내놓은 나는 사기꾼이냐. 선배를 사기꾼으로 매도하는 건 잘못이다"라고 얼굴을 붉혔다.
이처럼 토론이 후보간 감정싸움으로 번지자 사회자가 홍 후보의 계속되는 발언을 말렸고 홍 후보는 발언을 자제시키는 사회자에 분이 풀리지 않는 듯 "화가 나잖아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내가 서울시장이 돼야 하는 이유]
맹형규 '통합의 리더십 국제적인 감각' 내세우며 당선 당위성 역설
홍준표 '노 정권과 대립각 세울 후보, 이명박 업적승계할 후보는 나'
오세훈 '본선 경쟁력 가장 높고 이미지 뿐 아니라 일에 대한 추진력도 있어'세 후보 모두 이날 첫 TV토론을 통해 자신의 당선 당위성을 역설했다. 맹 후보는 노무현 정권들어 우리 사회가 좌·우 가진자와 못가진자 강남·강북 등 나뉘며 갈등을 겪고 있는 점을 해결해야할 가장 시급한 과제로 규정하고 서울시장의 가져야할 가장 큰 덕목으로 '통합의 리더십'을 강조하며 자신이 가장 적합한 후보임을 내세웠다.
맹 후보는 "요즘 양극화를 꺼내 이를 정략적으로 이용하고 접근하는데 이 때문에 서울시민들이 좌절에 빠졌다"며 "서울시장이 가져야 할 첫째 덕목은 통합의 능력"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서울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선 서울시민의 마음을 달래줄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맹 후보는 또 자신의 해외특파원 경험을 강조하며 '국제적 감각'을 차기 서울시장이 갖춰야 할 덕목으로 꼽았다. 그는 "서울은 대한민국 수도일 뿐 아니라 전세계 대도시 중 하나"라며 "요즘 국경이 사라져가고 있고 각 나라의 도시마다 서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국제적 감각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당원들을 겨냥한 듯 이명박 시장의 업적을 가장 잘 계승할 후보가 자신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 후보의 '이미지 정치'를 비판하며 한나라당의 후보는 노 대통령과 강 전 장관의 이미지 감성정치와 대립각을 세울 수 있는 후보가 적합함을 강조했다.
홍 후보는 "국민들은 지난 대선 때 노무현 후보의 이미지 감성정치에 속아 3년 반동안 피눈물을 흘렸다"며 "지금도 강금실 카드를 내놓고 따 다른 감성정치를 하고 있고 야당에서도 그에 대항할 이미지를 내세우며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데 야당이 여당과 이미지에 맞서 이미지로 맞대결을 할 경우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지난 서울시장 선거때도 김민석 후보가 이미지를 내세웠지만 결국 이명박 시장에게 졌다"며 "수도서울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15조 예산을 지켜야 하는 서울시장을 이미지나 감성정치인에 맡길 수 없다. 서울시민은 이 시장의 업적을 승계 발전시킬 일꾼시장을 원한다"고 주장한 뒤 "서울시장이 내 마지막 공직으로 알고 봉사하고자 나왔다. 도와달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오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자신의 본선 경쟁력이 가장 높은 점을 강조한 뒤 경쟁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당 경선이 불리한 점을 거론하며 대의원들의 지지를 구했다. 특히 오 후보는 문화와 환경 복지가 서울의 경쟁력 강화에 가장 필요한 점임을 주장하며 "아마도 각 당 후보 중 문화 환경의 힘 복지의 중요성을 머리고 이해하는 게 아니라 가슴깊이 이해하고 시정에 도입할 사람은 감히 저뿐이라고 주장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선거는 참으로 중요하다. 서울의 운명은 곧 대한민국의 운명이고 서울의 발전이 곧 대한민국의 발전"이라며 "제가 그 밑거름을 만들겠다"고 주장한 뒤 "제가 정치할 때 별명이 '미스터 마일드' 였다. 계획을 짤 때는 유연하고 합리적으로 하지만 실천에 들어가면 철인 3종경기 선수처럼 집요하게 열심히 한다"며 부드러운 이미지 뿐 아니라 일에 대한 추진력도 갖추고 있음을 역설했다.
[방청객 맹·홍·오에 쓴소리]
홍 "춤바람 발언 안하겠다", 오 "섹시 발언 죄송하다"
한편 후보들은 방청객으로부터 쓴소리도 들어야 했다. 한 시민논객은 맹 후보의 '강북의 삶의 질 수준을 강남처럼 높이겠다'는 주장을 지적하며 "결론적으로 강북의 집값도 강남의 집값처럼 올리겠다는 것으로 들리는데 저 같은 학생의 경우 굉장히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이 시민논객은 맹 후보의 주장대로 강북의 집값이 강남처럼 상승할 경우 일반 서민들의 내집 마련은 더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맹 후보는 "강북의 주거환경 수준을 강남처럼 만들겠다는 것이다. 오해가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홍 후보는 강 전 장관을 '춤바람'에 비유한 데 대한 지적을 받았다. 한 시민논객은 "홍 의원이 줄리아니 뉴욕시장을 존경한다고 했는데 줄리아니도 연극하고 무대에서 춤도 췄다"며 "제가 스포츠 댄스를 좋아하는데 강 전 장관에 대한 춤바람 발언을 자제해 달라. 춤 잘춘다고 일 못하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에 홍 후보는 "강 전 장관에 대한 춤바람 얘기는 제가 한게 아니고 열린당 정동영 의장이 ''춤바람 좋아하고 놀기 좋아하는 분이 나오겠냐'고 한 것을 인용해서 한 것"이라고 해명한 뒤 "앞으로는 안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도 춤도 출 줄 안다"고 덧붙였다.
오 후보는 '섹시한 공약'이라는 언급에 대해 여성폄하발언이란 지적을 받았다. 한 시민논객은 "오 후보에게 부탁하나 하겠다"며 "오 후보가 여성유권자들에게 인기가 많은데 '섹시'라는 말은 속된말로 공식석상에선 쓰지 말았으면 좋겠다. 여성폄하다"라고 꼬집었고 이에 오 후보는 "죄송하다. 안쓰겠다"고 답했다.
서울시장이 갖춰야 할 덕목으로 '신뢰'를 꼽은 오 후보는 자신의 뒤늦은 경선참여가 상대 후보에 비해 '특혜'를 받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받아야 했다. 한 시민논객은 "오 후보가 시장의 덕목으로 신뢰를 주장했는데 그것은 이해당사자를 승복하게 만드는 깨끗함이라 생각한다"며 "그런 점에서 오 후보는 늦게 경선에 참여하며 경선일정을 늦추는 등 특혜를 받았다고 생각하는데 민주적 절차를 무시하고 결과 지향적인 모습을 보인 것으로 이는 신뢰를 어긴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그러자 오 후보는 "그렇게 보셨다면 죄송하다"고 답한 뒤 "열흘 정도 경선후보에 나서게 된 경위가 하루하루 언론을 통해 알려져 있었고 그 과정 속에서 고뇌에 찬 결정을 했다. 정말 고민 많이 했다. 몸무게도 3~4키로나 빠졌다. 이해해달라"며 양해를 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