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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전사'이어 '전환시대의 논리'도 다시 쓰자

입력 2006-02-11 10:51 | 수정 2006-02-11 14:22
조선일보 11일자 오피니언면 '차이나 칼럼'에 이 신문 박승준 중국전문기자가 쓴 <다시 써야 할 '전환시대의 논리'>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필자는 74학번이다. 1974년 6월에 초판이 나온 ‘전환시대의 논리’는 대학시절 필자의 피를 끓게 만들었다. ‘빨갱이의 나라’로 알던 중국을 ‘핑크 빛의 나라’로 봐야한다는 시각 조정을 이 책의 저자인 리영희씨가 해주었기 때문이다. ‘대륙 중국에 대한 시각 조정, 대립적 신화의 타파, 문화대혁명은 새로운 인간형을 만들기 위한 인간 개조 실험, 마오쩌둥은 과연 개인숭배 주의자인가?’

‘전환시대의 논리’는 1995년 19쇄를 찍었다. 그 사이에 필자는 대학을 졸업하고, 조선일보의 기자가 되고, 1988년 10월 조선일보의 홍콩특파원으로 중국을 처음으로 여행하고, 한국과 중국의 수교가 이루어진 1992년부터는 베이징 주재 특파원으로 중국에 가서 5년간 살고, 지금까지 20년 넘게 중국을 취재하고 중국에 대한 글을 쓰고 있다. 그러는 동안 세상은 몇 번이나 바뀌었다. 우리나라는 말할 것도 없고, 필자의 대학시절 문화혁명이 진행 중이던 중국은 마오쩌둥의 나라에서, 덩샤오핑의 나라로, 다시 장쩌민을 거쳐, 후진타오의 나라로 바뀌었다. 이른바 ‘제1세대’의 중국에서 ‘제4세대’의 중국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놀라운 것은 우리나라에서 ‘전환시대의 논리’가 여전히 널리 읽히고 있다는 점이다. 읽히는 정도가 아니다. ‘전환시대의 논리’를 읽고 감동을 받아 글을 올리는 대학의 동아리와 블로거(blogger)들이 지금도 줄을 잇고 있다.

필자는 기다리고 기다렸다. 1965년부터 1968년까지 3년간 언론사 외신부장을 지낸 리영희씨는 2000년에 국제부장을 한 필자의 35년 선배인 셈이다. 리영희씨가 이제는 고전(古典)이 된 ‘전환시대의 논리’에 대한 획기적인 개정판을 이제 쓰나 저제 쓰나 하고 기다렸다. 그러나 불행히도 리영희씨는 이제는 연로하고 건강까지 좋지 않아서 집필 활동은 할 수 없다고 한다. 이제는 후배인 필자가 ‘다시 보는 전환시대의 논리’를 써야 할 형편이 됐다.

‘전환시대의 논리’의 개정판 정도가 아니라 수정판을 써야 하는 이유는 ‘전환시대…’의 내용 가운데 틀린 팩트(fact·사실)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지금 와서 달라진 것이 아니라 1974년 리씨가 초판을 쓸 당시 잘못 쓴 내용들이 많기 때문이다. 파리 쥐 모기는 물론 모든 전염병이 1970년대에 이미 대륙에서 사라졌다는 부분은 말 할 것도 없고, 문화혁명이 인간 개조 실험이었다, 당시에 칭화대학 학생들이 스스로 만든 전자계산기를 조립하고 있는 광경을 미국 탁구 선수단이 목격했다, 1957년 중국을 여행한 영국 의사들이 중국의 의료 위생 사업의 ‘대중노선’의 어떤 분야는 영국보다 앞서 있다고 했다는 부분 등은 뭔가 잘못돼도 엄청나게 잘못된 부분이다. 팩트가 많이 틀렸으므로 논리 전개 전반도 수정해야 하는 것이다.

물론 지금은 한 해에 400만명이 넘는 우리 나라 사람들이 중국을 왕래하는 세상이므로 ‘전환시대의 논리’라는 책의 팩트와 논리전개가 틀린 것을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다만 걱정되는 것은 ‘해방전후사의 인식’을 읽고 ‘피가 거꾸로 솟았던’ 감동을 2004년 가을에도 말했다는 우리 대통령과 그 주변 사람들의 인식과 논리다. 우리 대통령과 그 주변 사람들은 요즘 중국 지도자들과 만나면 “마오쩌둥을 제일 존경한다”고 말한다는 게 중국외교관들의 귀띔이다. 마오가 박해했던 덩샤오핑이 시작한 개혁개방의 길을 걷고 있는 현 중국 지도부를 당혹하게 만드는 그런 말이 혹시 ‘전환시대의 논리’의 영향은 아닌가 하는 걱정을 해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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