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 사학법 규탄을 넘어 노무현 정권 심판이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20일 경남 창원집회부터 사학법 재개정 주장을 넘어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 정책 전반에 대한 공격을 퍼부으며 연쇄 장외투쟁을 노 정권 퇴진운동으로까지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사학법 개정안 통과 이후 박 대표는 사학법 투쟁에 모든 것을 걸겠다고 천명하며 장외집회가 거듭될수록 강경한 입장을 보였지만 이날 창원 집회부터는 노 정권에서 불거진 여러 문제점을 모두 공격 대상으로 삼은 듯 했다. 권경석 의원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집회는 개정사학법의 부당함을 알리기도 했지만 연단에 오른 의원들은 하나같이 노 정권을 강력하게 성토했다. 


    이날 오후 4시부터 창원실내체육관 앞 '만남의 광장'에서 두 시간 넘게 진행된 한나라당의 ‘날치기 사학법 원천무효와 우리아이 지키기 경남대회’에는 60여명의 국회의원을 비롯해 경남의 20개 자치구 지역민, 부산 대구지역 당원 7000여명 참석해 한달이 넘게 진행되고 있는 사학법 장외투쟁에 힘을 실었다. 특히 남다른 교육열 때문에 ‘경남의 강남’으로 불리는 창원 집회에서는 유난히 많은 수의 40, 50대 여성들이 참석해 사학법 날치기 통과를 규탄했다.

    보라색 상의를 입고 평소보다 생기 있는 모습으로 단상에 오른 박 대표는 "교사들의 노동운동이 오래 전부터 허용된 미당에 이제 날치기 사학법으로 교사들의 정치 활동까지 허용하겠다고 한다”며 “이런 것은 모두 전교조가 주장해온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 살아났다는 말은 국민 가슴에 또 못박는 거짓말”

    그는 또 “노 대통령은 청와대에 앉아서 숫자만 보지 말고 서민들이 어떻게 살며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지 조사하고 실상을 직접 알아봐야 한다”며 “이 정권 들어서 빈부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서민 경제는 파탄나고 자살자는 최고인데 오늘날의 우리의 현실은 누구 때문이냐, 국민들 실상과 동떨어져서 경제가 잘되고 있다고 하는 것은 국민들 가슴에 두 번 못 박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 대표가 나오기 직전에 단상에 오른 전여옥 의원은 천정배 법무부 장관의 취중발언과 관련, “일국의 법무부 장관이라는 사람이 글로도 말로도 차마 옮길 수 없는 욕설로 국민을 협박하고 있다”고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이재오 “요즘 제일 얄미운 사람은 노무현 찍고 이민간 놈”

    이에 앞서 ‘사학법 재개정’을 공약으로 내세웠던 이재오 원내대표는 사학법에 대한 언급은 한마디도 하지 않은 채 현 정권을 강력하게 비난했다,

    연설에 들어가기 앞서 그는 “사람은 누구나 얄미운 사람이 있는데 요즘 제일 얄미운 사람이 누구냐고 물으면 '노무현 찍고 이민간 놈'이라고 말한다”며 “아마 경남이니까 자기 고향 사람이라고 노무현을 찍었는데 너무나 어이가 없어서 이민간 사람이 있으리라 본다. 자기는 찍고 이민가고 남은 우리는 뭐냐”고 말해 좌중을 순식간에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 원내대표는 “노 대통령이 집권해서 과연 서민들이 맘놓고 행복하게 살고 있느냐”며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서민들의 세금비율을 더 올리겠다는 게 정신있는 사람이냐”고 일갈했다. 그는 등산을 정치와 연계시켜 “등산도 올라갈 때는 막 올라갈 수 있지만 내려올 때는 조심해야 한다”며 “정신 똑바로 차려서 임기후반부를 제대로 정치하고 내려오라”고 당부했다.

    이규택 “5월 31일 이후 벼룩 간 빼먹고, 빈대 피 빨아먹는 열린당을 징벌해야”

    이규택 최고위원은 “올해 7월 1일부터 초∙중∙고 선생님들이 교실에서 빨간 띠를 두르고 노동운동을 할 수 있다는 날치기 사학법이 통과돼 좌파세력이 학교를 점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봉천동 노인 당비인출사건’을 거론한 뒤 “열린당은 벼룩의 간을 빼먹고 빈대의 피를 빨아먹는 정당”이라며 “5월 31일 이후에 벼룩의 간을 빼먹고 빈대의 피를 빨아먹는 열린당을 징벌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학송 “경제망친 대통령이 교육까지 망쳐, 오기 정치이자 독선정치”

    진해출신의 김학송 경남도당위원장은 “노 대통령이 신년연설에서 한나라당 감세 법안을 비판하며 오히려 세금을 올린다고 했다”며 “나라빚이 국민 1인당 3000만원을 넘었고 국가부채가 올해 300조원이 넘어서는데 이것이 노 정부의 경제 성적표이자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노 대통령은 이 나라 국민∙서민 경제가 얼마나 어려운 지 모르는 거 같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그는 “노 대통령이 개정사학법의 문제점이 있다면 시행령에서 보완하겠다고 했는데 이는 스스로 문제점을 인정하면서도 개정을 거부하려는 것”이라며 “열린당과 노 정권은 계층간의 분열을 조장해 장기 집권하려는 의도를 숨긴 채 독선정치, 오기정치를 하고 있다”고 각을 세웠다.

    이방호 “그 대통령에 그 총리, 현정권에 철퇴를 가하자”

    이방호 정책위의장은 “작년 초 노 대통령은 ‘금년 한해는 경제에 올인하겠다’고 말했고 이 총리는 ‘1980년 이후에 경제가 가장 안정됐는데 홍보가 잘못돼서 그렇다’고 했다”며 “작년 한해 노 대통령은 연정이다 과거사다 뭐다 하면서 일년을 지새웠고 총리는 골프 치느라 시간을 보내 그 대통령에 그 총리라는 것을 증명해 보였다”고 비꼬았다. 

    그는 “노 대통령의 연설은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금을 더 걷겠다는 것이었다”며 “현 정권은 부자가 세금을 적게 내서 양극화가 생겼다고 국민을 호도하며 계층간의 대립을 조장하고 있는데 이는 5월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정치적인 꼼수임을 알아야 한다”고 조목조목 지적했다.

    "현정권은 사랑하고 싶어도 사랑할 수 없어"

    한편, 자유시민연대 조남현 대변인은 “현 정권이 역대정권 중 공무원 수와 장차관 수가 가장 많은 정부임에도 불구하고 공무원 사이에는 갈등만 깊어가니 제발 일을 벌이지도 말고 일할 생각 좀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학교를 사랑하는 모임' 경남본부대표 하미숙씨는 “이제 교육도 국제화·세계화 개방화 되고 있는데 국내 교육은 경영자의 육성의지조차 묶어 놓고 있으니 이런 상황에서 바람직한 교육이 이뤄질 수 있겠느냐”며 협상과 토론을 통한 사학법의 재개정을 촉구했다.

    창원집회 이모저모

    ● 이날 창원실내체육관 앞 만남의 광장에는 여느 집회 때 보다 많은 문구가 씌어진 피켓이 눈길을 끌었다. 또 첫집회 때부터 지금까지 박찬숙 전여옥 나경원 이혜훈 등 여성의원들이 지속적으로 참여, 장외투쟁에 힘을 보탰다.
     
    ● 집회 마지막 연사로 오른 박 대표는 보라색 상의를 입어 '공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며 시민들로부터 ‘화사하다’, ‘기품있어 보인다’는 등의 반응을 얻어냈다. 박 대표가 집회장소에 나타나자 사람들은 연신 ‘박근혜’를 외쳐댔으며 일부에서는 “대통령 박근혜”를 외쳤다. 또 박 대표가 서울로 가기 위해 의원들과 관광버스로 향하자 청중들은 그를 따라가며 ‘박근혜’를 외쳐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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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날 집회에 참석한 나모(48. 경남 창원)씨는 “정권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노 대통령 못된 놈이다. 죽여라 죽여”라고 현 정권에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