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일보 11일자에 실린 사설 '경찰모 반납받은 대통령 부끄럽지 않은가'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한 경찰 간부가 대통령에게 경찰모를 소포로 보냈다. 그는 인터넷에 띄운 편지에서 정치권이 경찰의 공권력 행사를 폭력으로 몰아붙이고 있어 명예가 실추됐다며 명예의 상징인 모자를 돌려준다고 밝혔다. 시위 농민 사망의 책임을 경찰에게만 묻고 폭력시위에 대해서는 오히려 감싸는 듯한 청와대의 태도를 비판한 것이다.

    전경대 중대장 출신인 그는 시위 현장은 한 생명이 순식간에 쓰러져 갈 수 있는 장소라고 말했다. 사실 우리의 시위 상황은 전쟁터나 다름없다. 시위대는 쇠파이프를 들고 전·의경을 무자비하게 내리찍고 끝이 갈라진 죽봉을 들고 전·의경의 눈을 향해 돌진한다. 죽창에 눈이 찔려 실명한 의경 부모가 "차라리 내가 나가 시위를 막고 싶다"고 할 정도로 이 나라는 폭력시위가 방치되고 있다. 

    대규모 시위가 있는 날 국립경찰병원은 중·경상을 입은 전·의경들이 몰려들어 야전병원을 방불케 한다. 불법 폭력시위를 보고도 최루탄 한 발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 한국 경찰이다. 전·의경은 몸으로 폭력을 막는 '인간 방패'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폭력시위를 정부가 감싸고만 있으니 나라의 공공질서를 어떻게 지켜 나가겠는가. 오죽하면 경찰 간부가 경찰모를 청와대에 반납했겠는가. 나라의 질서를 지킬 의무가 있다는 대통령이 국헌을 준수하지 않는 데 대한 항의며 반발이다. 청와대.국가인권위원회 등은 시위대 인권만 걱정하니 이 나라는 시위하는 사람들의 천국이다. 그러니까 민노총이 홍콩 정부에 시위 협박을 하는 지경까지 왔다.

    정부는 폭력시위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천명해야 한다. 경찰청장만 사퇴시키고 아직까지 과격시위에 대한 대책은 내놓지 않고 있는 것은 직무유기다. 공권력을 수호하는 것은 국가의 의무고 경찰은 그 집행기관이다. 이들에게 명예를 돌려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누가 질서를 지키기 위해 몸을 던지겠는가. 불법 폭력시위는 무조건 현행법대로 처벌하라. 엄정한 공권력 행사만이 국가의 기강을 세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