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5년 새해부터 ‘구찌백 파문’이 터지며 도덕성에 큰 타격을 입었던 MBC가 연말에는 ‘서울대 황우석 교수팀 줄기세포 의혹’ 제기로 여론의 집중 포화와 네티즌의 분노를 고스란히 받으며 당혹스런 처지에 빠졌다.

    올해 MBC는 상주 압사사고, '음악캠프' 성기노출 파문 등 줄줄이 터지는 대형 사건으로 네티즌 ‘공공의 적’으로 떠올랐다. ‘PD수첩’에 이어 ‘뉴스데스크’가 1일 황우석 교수 의혹을 보도하며 전사적인 입장을 취하자 네티즌은 뉴스데스크 광고중단 압력, MBC에 항의전화 걸기 등을 통해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1일 이후 뉴스데스크 게시판에는 MBC의 무리한 행보에 우려섞인 시선을 보내며 항의하는 네티즌의 글이 쇄도하고 있다.

    아이디 ‘hkk0'는 “언론의 한탕주의가 나라를 망친다”며 “일평생 연구만 한 과학자를 언론의 미치광이 같은 힘으로 이렇게 짓밟아도 되느냐”고 개탄했다. ‘MBC를 사랑하는 시청자가 드리는 마지막 호소문’이라는 장문을 올린 ‘zeorgio'는 “진정 MBC 안에는 살아있는 양심이 없는 것이냐”며 “광고주가 떠나고 국민이 떠나고 있다. 저널리즘이라는 단어에 대한 응당의 책임을 져라”고 요구했다.

    ‘perkuki'는 “MBC의 의사 결정 과정이 심히 의심스럽다. 이건 집단 광기다”며 “전혀 확인되지도 않은 의심을 혼란만 부추기기 위해 보도한다는 것은 한사람의 잘못이라기 보다는 집단 광기라고 밖에 할 수 없다”며 관계자들의 책임을 추궁하라고 요구했다.

    네티즌들의 반발은 메인 뉴스프로그램인 뉴스데스크 광고 중단으로 이어지고 있다. 2일 한국방송광고공사(KOBAKO)에 따르면 동원F&B는 다음 주부터 뉴스데스크에 광고를 하지 않기로 했다. 네티즌의 분노가 MBC에 대한 실질적인 압박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MBC는 11월 자체 광고 수주액도 SBS보다 33억원 적은 433억원을 기록했다. MBC는 최근 진행된 2006년 연간 광고 계약 실적에서도 지상파 방송 3사 중 최하위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1년여간 이어진 MBC관련 사건 사고가 결국 회사의 위기까지 불러온 형국이다.

     <2005년 MBC 관련 사건 일지>


    1월: ▲ MBC 강성주 보도국장과 ‘뉴스서비스 사실은’의 신강균 차장, 이상호 기자가 2004년 12월 SBS 대주주인 '태영' 변탁 부회장으로부터 향응 및 구찌백을 선물받은 사건이 알려짐

    2월: ▲MBC 노조위원장 출신인 최문순 보도제작국 부장이 파격적으로 사장에 선출됨 ▲드라마 ‘영웅시대’의 조기 종영으로 출연자 반발 및 네티즌 항의 이어짐

    4월: ▲최문순 사장, 지방MBC 사장과 계열사 사장에 대대적 물갈이 인사 단행.  그러나 김영일 강릉MBC 사장이 ‘하자도 없이 물러날 수 없다’며 반발 ▲MBC에 위폐제조범 제보를 한 한 시민이 ‘취재 과정중 자신의 신분이 노출됐다’며 MBC 사옥 앞에서 분신 기도

    5월: ▲2004년에 이어 2005년에도 광고수익 적자가 발생하자 긴축 경영 돌입

    7월: ▲4개월여간 갈등빚던 강릉MBC 사장 인선 문제를 강릉MBC의 2대주주 최돈웅씨의 주식을 79억원에 전량 매입후 자사주 소각하는 것으로 마무리. ‘경영 위기에도 불구하고 돈으로 해결했다’는 비난 여론 이어짐 ▲3월 대량 해고된 계열사 사장단, 최 사장 상대로 ‘하자가 없는데도 집단 사표 제출하게 한 것은 불법 행위’라며 소송 제기 ▲이상호 기자가 7개월여간 취재한 삼성 ‘X파일’ 공개 여부로 논란빚음 ▲생방송 ‘음악캠프’에서 인디밴드 ‘카우치’ 성기 노출 사고

    8월: ▲구찌백 향응으로 3개월 정직 처분 받았던 강성주 전 보도국장이 '구찌백을 돌려줬으니 징계는 부당하다'며 회사 상대로 소송 제기

    9월: ▲ 뉴스데스크에서 중국의 참혹한 교통사고 장면을 여과없이 방영해 네티즌 비난

    10월: ▲경북 상주시 시민운동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MBC ‘가요콘서트’ 현장에서 압사 사고로 110여명 사상

    11월: ▲뉴스데스크 시청률, SBS의 ‘8시 뉴스’에 추월당함 ▲드라마 ‘달콤한 스파이’에서 출연자 음부 노출 사고 ▲ ‘PD수첩’ 황우석 교수의 난자매매 의혹 보도 ▲ ‘PD수첩’ 12개 광고 모두 취소

    12월: ▲뉴스데스크 황우석 교수 의혹 보도, 뉴스데스크도 광고 중단 역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