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내분으로 골치 아픈 이재명 틈 파고들어1 대1 대결 승리 시 단숨에 與 대권주자 우뚝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이종현 기자
    4·10총선에 나선 국민의힘 잠룡들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정면승부'를 요구했다. 각각 인천 계양을, 성남 분당갑에 단수 공천이 확정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장관과 안철수 의원이 민주당 내분으로 흔들리는 이 대표와 대결에서 승리해 차기 대권주자로서 입지를 굳히려는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은 16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이 대표 본인의 정치적 고향이 여기(성남)다. 여기서 국회의원 출마도 했고 지금도 분당에 집을 가지고 있다"며 "성남시장도 8년 동안 하고 경기지사까지 했지 않느냐. 그런 곳을 떠나서 아무런 연고가 없는 곳에 간 것은 정말 위기를 피하는 모습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그러면서 "현재 (이 대표의) 재판이 진행 중이니 법률적인 판단은 법원에 맡기고 대장동과 백현동이 있는 바로 이곳에서 주민들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정면승부를 요구했다.

    사회자가 '그러면 계양을에서 '명룡'(이재명-원희룡) 하지 말고 분당갑에서 '명철(이재명-안철수)대전'을 하자는 말이냐'고 묻자 안 의원은 "맞다"며 "언제든지 그러면 정말로 환영한다"고 답했다.

    원 전 장관은 민주당의 거점 국립대 집중 육성 계획인 '서울대 10개 만들기' 공약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민주당이 15일 발표한 공약으로, 강원대·충북대·충남대·경북대·부산대·경상국립대·전남대·전북대·제주대를 서울대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대학으로 집중 육성해 수도권 집중화와 지역 소멸을 막겠다는 취지다.

    이와 관련, 원 전 장관은 "이 대표가 발표한 거점 국립대 집중 육성은 소멸 위기에 처한 지방을 살리고 국토균형발전을 위해 필요한 일일 것"이라며 "실현이 된다면 부산대병원이 못 미더워 헬기를 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다만 원 장관은 "이 대표가 구체적인 실행 계획은 갖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다. 지난 선거 때도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급조해 던져 놓고 당선 이후 지금까지 나 몰라라 하고 있지 않느냐"며 "저는 뜬구름 잡는 거대 공약에 앞서 경인교대와 계양이 함께 발전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찾겠다. 계양이 바뀌면 대한민국이 바로 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원 전 장관을 인천 계양을에, 안 의원을 성남 분당갑에 단수 공천했다. 계양을은 이 대표의 지역구로 이번 결정에 따라 원 전 장관과 이 대표의 맞대결로 '미니 대선' 성사 가능성이 커졌다. 성남 분당갑은 이 대표가 제18대 국회의원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곳이다.

    현재 민주당은 친명(친이재명)과 비명(비이재명) 간 공천 갈등으로 내분을 겪고 있는데, 국민의힘 잠룡들이 이 틈을 파고드는 것이다. 이 대표와 1 대 1 대결에서 승리한다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넘어 단숨에 당의 '원톱' 대권주자로 올라설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 대표가 "지역구 의원이 지역구 그대로 나가지, 어디 가나"라며 계양을 출마를 예고한 만큼 두 사람 중에서는 원 전 장관과 맞대결 가능성이 더 크다.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3~14일 인천 계양을 거주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이 대표와 원 전 장관의 가상대결을 물은 결과 이 대표는 49.1%, 원 전 장관은 41.0%를 기록했다.

    두 사람 간 격차는 8.1p다. 지난해 12월 9~10일 같은 기관이 조사했을 당시 9.2%p였던 격차가 다소 줄어든 것이다. 기타 다른 후보는 4.5%로 나타났고 '적합한 후보가 없다'는 응답은 2.6%, '잘 모름'은 2.8%로 집계됐다.

    기사에서 인용한 미디어토마토의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안심번호)를 활용한 무선 ARS(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8.5%,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