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장강은 뒷물결이 앞물결 밀어내"민주 중진들, 불출마 압박에 '부글부글'친명계는 무풍지대…"李가 찍으면 올드보이 된다"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공천을 둔 계파갈등 잠재우기에 나섰지만 역부족인 모습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직접 전화를 걸어 중진급 인사들에게 불출마를 종용하고 있지만 당 내에서는 이 같은 모습이 친명계가 아닌 인사들에 집중되는 것에 대한 불만이 누적되고 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친명(친이재명)계로 불리는 정성호 의원과 박지원 전 국정원장,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등 '올드보이'가 선제적으로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 대표는 14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떡잎은 참으로 귀하지만 떡잎이 져야 새순이 자란다"며 "새 가지가 또 다른 새 가지를 위해 양보해야 한다. 장강의 물은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낸다"고 했다. 

    그는 전날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새 술은 새 부대에. 우리는 미래로 가야 한다"는 글을 남기며 '물갈이'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하지만 민주당 중진의원들 사이에서는 의구심이 크다. 친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정 의원(4선·경기 양주)과 박 전 원장(4선·전남 해남·완도·진도) 등 중량감 있는 의원들에 대해서는 불출마 이야기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추 전 장관(5선)이 수도권에서 전략공천을 받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이 대표의 스피커 역할을 충실히 한 사람들은 무풍지대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그런데 이 대표는 지난달부터 총선 채비를 하던 문학진 전 의원(재선·경기 광주을)과 인재근 민주당 의원(3선·서울 도봉갑), 이종걸 전 민주당 의원(5선·서울 종로) 등과 통화에서 불출마를 종용했다. 

    민주당 중진의원들은 불필요한 논란을 잠재우려면 이 대표 주변의 인사들이 먼저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의견이 분출하고 있다.

    수도권을 지역구로 둔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이 대표가 정말로 주변에 핵심 인사들에게 먼저 불출마를 권유했다는 이야기가 들렸다면 불만이 없었을 것"이라며 "박지원과 추미애 이 분들은 국민이 보기에 올드보이 중 올드보이인데 정말로 선거에 도움이 될 것이라 보는 건지 의문"이라고 했다.

    호남을 지역구로 둔 민주당 소속의 중진의원도 "대표의 일성이 와닿으려면 먼저 자기 아픈 손가락부터 잘라내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면서 "지금 상황에서는 이 대표가 찍는 사람이 구태 정치인이 되고 자리를 비켜줘야 하는 상황 아니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