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곳곳 음악 소리 가득… 외국인 포함 코스프레도 다수 보여해골·호박 등 핼러윈 소품으로 꾸민 주점 즐비… "평소보다 많은 느낌"젊은층 "데이트하고 술 마시러 홍대행… 작년 참사는 크게 와닿지 않아"
  • ▲ 뉴데일리 취재진은 27일 금요일 밤, 핼러윈 데이를 앞두고 다수의 젊은층이 모일 것으로 예상된 마포구의 홍대 KT&G 상상마당 앞 교차로(클럽거리)를 방문했다. ⓒ임준환 기자
    ▲ 뉴데일리 취재진은 27일 금요일 밤, 핼러윈 데이를 앞두고 다수의 젊은층이 모일 것으로 예상된 마포구의 홍대 KT&G 상상마당 앞 교차로(클럽거리)를 방문했다. ⓒ임준환 기자
    '이태원 트라우마'에 따른 사회적 추모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호황을 맞은 것은 젊음의 거리로 불리는 홍대였다. 

    뉴데일리 취재진은 27일 금요일 밤, 핼러윈 데이를 앞두고 다수의 젊은층이 집결할 것으로 예상된 마포구의 홍대 KT&G 상상마당 앞 교차로(클럽거리)를 방문했다.

    지난해 이태원 참사 여파로 다른 지역으로 인원이 몰리는 '풍선 효과'가 나타나면서, 홍대 거리는 코스튬을 한 외국인들과 많은 20~30대 시민들이 뒤엉켜 인산인해를 이뤘다.

    홍대 인근 헌팅포차 삼거리는 쿵쾅거리는 음악소리로 가득했고, 클럽을 들어가기 위한 방문객들의 줄이 길게 이어졌다. 

    다소 조용한 이태원의 모습과 달리, 홍대에는 해골·호박·귀신 마네킹 등으로 꾸민 가게가 즐비했다. 슈퍼마리오, 루이지, 백설공주, 배틀그라운드 등 각종 캐릭터로 분장한 사람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클럽 주변엔 셀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양의 담배꽁초가 버려져 있었다.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 ▲ 뉴데일리 취재진은 27일 금요일 밤, 핼러윈 데이를 앞두고 다수의 젊은층이 모일 것으로 예상된 마포구의 홍대 KT&G 상상마당 앞 교차로(클럽거리)를 방문했다. ⓒ임준환 기자
    ▲ 뉴데일리 취재진은 27일 금요일 밤, 핼러윈 데이를 앞두고 다수의 젊은층이 모일 것으로 예상된 마포구의 홍대 KT&G 상상마당 앞 교차로(클럽거리)를 방문했다. ⓒ임준환 기자
    포차 음식점을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고 있던 김모(남·24)씨와 이모(여·21)씨 커플은 '홍대에 어떻게 놀러왔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눈치가 보여 이태원을 가기가 조심스러웠다"며 "데이트를 하기 위해 홍대에 방문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작년에 (이태원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안타깝다"면서도 "하지만 1년에 한번 뿐인 핼로윈을 놓치기 싫어서 홍대를 찾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정부의 인파 관리 및 대책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 커플은 "지금도 주변을 보면 통행로에 바리게이트를 쳐서 우측통행을 유도하고 있다"며 "골목마다 경찰이 배치됐고 공무원들도 많이 나와서 작년과 같은 일이 안 생길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인근에서 만난 김모(여·20)씨는 "친구와 술 마시고 놀기 위해 홍대를 찾았다"며 "처음에는 작년 사고가 떠올라 올까 말고 고민을 했지만, 핼러윈 당일은 아니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할 거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유학생 신분의 백모(여·19)씨는 "작년 사건으로 인해 이태원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직접 겪은 일이 아니라서 크게 와닿지 않아 그냥 오게 됐다"고 홍대 방문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백씨는 "처음엔 두려움이 있었지만 경찰 분들이 정말 많이 나와서 지켜주고 있다는 생각에 그런 마음이 사라졌다"며 "앞으로는 작년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핼러윈 장식으로 가게를 꾸며놓은 주점 직원 정모(여·35)씨는 "평소보다 오늘은 손님이 오히려 더 많은 느낌"이라며 "이태원에서 홍대로 넘어온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부터 핼로윈 기간 동안 직원을 더 늘려 근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과도한 경찰 인력 투입과 공무원들의 때문에 축제 분위기를 흐른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 시민은 "이렇게 감시하고 있는데 도대체 어떻게 편하게 놀 수 있느냐"며 "반짝 행정인 것 같아 너무 보여주기 식 느낌이 강하다"고 했다.
  • ▲ 박강수 마포구청장, 임성순 마포경찰서장, 김용근 마포소방서장은 27일 오후 8시께 홍대입구 KT&G 상상마당 광장에 마련된 합동상황실에서 인파관리 브리핑을 연 뒤 도보 순찰을 시작했다. ⓒ임준환 기자
    ▲ 박강수 마포구청장, 임성순 마포경찰서장, 김용근 마포소방서장은 27일 오후 8시께 홍대입구 KT&G 상상마당 광장에 마련된 합동상황실에서 인파관리 브리핑을 연 뒤 도보 순찰을 시작했다. ⓒ임준환 기자
    경찰과 마포구는 이날 홍대에 인파가 몰릴 것을 대비해 가용 인원을 총동원했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을 비롯해 임성순 마포경찰서장, 김용근 마포소방서장 등 주요 관계자들은 이날 오후 8시부터 9시까지 클럽 거리에서 순찰에 나섰다. 박 구청장은 보행로 방해를 막는 입간판 등을 옮길 것을 직접 지시하며 "인파가 많이 모이는 6개 지점 등을 중심으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임 경찰서장은 코스프레 복장과 관련, "홍대관광특구에서 유사 경찰복장으로 입건된 사례는 현재까지 없다"며 "유사한 경찰복이 적발되면 강력히 처벌하고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핼로윈 기간 동안 홍대에는 마포구와 소방·경찰 측이 꾸린 합동 상황실(작전 본부)이 24시간 대응 체계로 가동한다.

    마포구 관계자는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면서 "홍대로 인파가 몰릴 것을 우려해 경찰서, 소방서, 서울교통공사와 함께 안전관리 대책을 꾸렸다"며 "119 특별상황실과 경찰 상황실을 한 공간에 설치하고 초동 대처가 쉽도록 유도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포구에서 총 5일간 2850명의 인원을 투입될 계획"이라며 "직원들은 거점 배치되고 경찰들은 순환 배치로 안전 관리에 힘쓸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