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이사회, 4일 오후 '최종 후보자' 선정'하마평 선두' 박민 논설위원이 가장 유력'낙하산 반대' 여론 많아 재공모 가능성도
  • ▲ 박민 문화일보 논설위원(좌측)과 이영풍 전 KBS 신사업기획부장. ⓒ관악언론인회·연합뉴스·뉴데일리DB
    ▲ 박민 문화일보 논설위원(좌측)과 이영풍 전 KBS 신사업기획부장. ⓒ관악언론인회·연합뉴스·뉴데일리DB
    '무능경영' 등의 사유로 해임된 김의철 전 KBS 사장의 '빈 자리'를 채울 보궐사장이 4일 오후 결정된다.

    KBS 이사회가 한 명의 후보자를 임명제청하고 대통령이 이를 재가하면 최종 후보자는 내년 12월 9일까지 KBS 사장직을 맡게 된다.

    이사회 과반(11명 중 6명)을 여권 추천 이사들이 차지하고 있어, 사실상 이날 이사회가 결정하는 최종 후보자가 KBS 사장으로 굳어질 전망이다.

    앞서 KBS 이사회가 서류심사를 거쳐 압축한 후보는 박민(60) 문화일보 논설위원(전 법조언론인클럽 회장)과 이영풍(53) 전 KBS 신사업기획부장(전 KBS노동조합 정책공정방송실장, KBS 22기 기자), 최재훈(52) 전 KBS 부산방송총국 보도국장(전 KBS노동조합 위원장, KBS 23기 기자) 등 3명이다. 이들은 4일 오전부터 KBS 이사회가 진행하는 면접심사를 받고 있다.

    오후 6시 30분까지 질의응답 및 후보자 모두발언 등으로 진행되는 면접이 마무리되면, 이사회의 표결을 거쳐 26대 KBS 사장 최종 후보가 결정된다. 후보자의 윤곽은 오후 8시 전후로 가려질 전망이다.

    본지 취재 결과 지난 8월부터 '하마평'에 오른 박민 문화일보 논설위원과 '다크호스'로 떠오른 이영풍 전 부장이 각축을 벌이는 양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위원은 문화일보에서 전국·사회·정치부 부장을 거쳐 편집국장 자리에까지 오른 정통 신문기자다. 관훈클럽 편집위원·총무와 제8대 법조언론인클럽 회장, 관악언론인회(서울대 출신 언론인 모임) 회장을 두루 역임하며 언론계에 탄탄한 인맥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위원은 "△검언유착 오보 △서울시장 선거 생태탕 보도 △윤지오 허위 제보 출연 △김만배 허위 인터뷰 보도 등 각종 가짜 뉴스로 KBS 보도에 대한 신뢰가 추락했고, 시사 프로그램 출연진과 방송내용의 편파성도 심각한 수준"이라며 "취임 즉시 '대국민 사과와 새로운 KBS 다짐'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어 불공정 보도에 대해 사과하고 △공정성 논란 진행·출연자 교체 △오보 및 불공정 보도에 대한 책임소재 명확화 △게이트 키핑 강화 등으로, 속보 경쟁에 뒤지더라도 정확한 보도와 공정한 뉴스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전 부장은 아프가니스탄 종군 특파원으로 KBS 기자 생활을 시작해 신사업기획부장을 거쳐 라디오뉴스제작부 기자로 일하다 지난달 해임된 정통 방송기자 출신.

    KBS공영노조(3노조) 부위원장과 KBS노동조합(1노조) 정책공정방송실장을 지내며 양승동·김의철 경영진과 각을 세워온 이 전 부장은 지난 5월 30일부터 KBS 사옥 안팎에서 '경영진 총사퇴'를 촉구하는 장기농성을 벌여 주목을 받았다.

    앞서 KBS 보도의 편파성을 지적한 일로 통합뉴스룸국장실에 불려가자 공개적인 자리에서 통합뉴스룸 국장을 맹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한 이 전 부장은 그날 이후 자유언론국민연합과 함께 김 전 사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근조화환 운동'을 벌이는 등 강도 높은 시위로 KBS에 대한 주의를 환기했다.

    이 전 부장은 "사장이 될 경우 △월급을 '2500원'만 받는 등 뼈를 깎는 자구 노력을 솔선수범해 실시하고 △'KBS정상화추진단' 출범 △'전사적 토털 리뷰' 수행 △'2TV 민영화' 추진 등 공정성을 회복하는 강력한 개혁 정책으로 KBS를 되살리겠다"는 각오다.

    KBS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사실상 박 위원이 유력한 상황이나, '방송과 무관한 인사가 낙하산처럼 투입되는 것에 반대한다'는 사내 여론도 상당해 사장 후보를 재공모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