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엔 '동정'‥ 검찰엔 '적대감' 표출""'불쌍한 이재명, 악독한 검찰' 프레임 만들어"
  • ▲ 지난 18일 검찰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사실을 보도한 MBC 뉴스데스크.
    ▲ 지난 18일 검찰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사실을 보도한 MBC 뉴스데스크.
    지난 18일 검찰이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 등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가운데, 이를 보도한 MBC 뉴스데스크가 △단식하는 이 대표에 대해선 '동정론'을 △검찰 등 정부에 대해선 '적대감'을 △체포동의안에 대해선 '부결 입장'을 보여주는 듯한 내용으로 소위 '개딸'들이 좋아할 만한 편파뉴스를 내보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MBC노동조합(3노조, 위원장 오정환)은 19일 배포한 <민주당 방송을 넘어 이제는 '개딸 방송' 하는가?>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이날 뉴스데스크는 이재명 대표가 병원으로 이송된 어제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시점을 거듭 반복하면서 '어떻게 인정머리 없이 그럴 수 있나'라는 메시지를 실어 동정론을 유발시켰다"고 분석했다.

    MBC노조는 "성장경 앵커는 첫 번째 리포트에서부터 '이 대표가 건강이 급속히 악화돼 병원으로 이송됐는데요. 약 두 시간 뒤 검찰은'이라고 소개했고, 다음 리포트에서 이OO 기자도 '이재명 대표가 병원으로 옮겨진 뒤 두 시간여 뒤…'라고 돌림노래를 불렀다"며 "이 기자 리포트의 온라인뉴스 제목은 '이재명 쓰러진 날 두 번째 영장'이었고, 뉴스 도중 좌상단 제목도 '병원행 2시간 뒤 영장'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지는 손OO 기자의 리포트도 온라인뉴스 제목은 '잔인하고 비정하다'였고, 뉴스 중엔 '참으로 잔인하고 비정한 시대에 살고 있다'는 박광온 원내대표의 발언을 포함시켰다"고 지적한 MBC노조는 "이처럼 민주당과 함께 '불쌍한 이재명, 악독한 검찰'이라는 프레임을 만든 뉴스데스크는 체포동의안이 부결돼야 한다는 민주당의 목소리에도 힘을 실었다"고 분석했다.

    MBC노조에 따르면 성장경 앵커는 첫 번째 리포트 앵커멘트에서 "국회에 곧 체포동의안이 넘어올 텐데, 민주당 안에서는 부결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더 커지는 모양새입니다"라고 말했고, 두 번째 리포트 앵커멘트에서도 "민주당 내에서는 검찰이 분열을 유도하려고 일부러 회기 중 영장을 청구한 만큼 체포동의안 부결을 통해 맞서 싸워야 한다는 주장이 강해지는 분위기입니다"라고 똑같은 얘기를 반복했다.

    두 번째 리포트의 온라인뉴스 제목은 '민주당 부결 목소리'였고, 좌상단 소제목도 '부결 목소리 커져'였다. 이 리포트는 "벌써부터 당 내부에서는 친이재명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검찰에 맞서 싸워야한다는 부결 주장이 줄을 잇고 있다"며 부결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의원들의 목소리를 연달아 내보냈다.
     
    이를 두고 "앵커나 기자나 '검찰에 맞서 싸운다'는 내용을 한목소리로 강조한 게 인상적"이라고 평가한 MBC노조는 "물론 이 대표가 단식을 벌인 이후 당내 강경파의 목소리가 커진 측면이 있다고 하지만 너무 일방적이었다"며 "비명계나 중립 성향 의원들의 목소리는 다루지도 않았고, 또한 강성지지층, 이른바 '개딸'들이 부결 약속 의원 인증릴레이를 벌인다는 소식은 이미지가 안 좋아서인지 소개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MBC노조는 "MBC 뉴스만 보면 민주당이 당론으로 정하지만 않았을 뿐 체포동의안은 이미 부결된 듯한데, KBS는 기자 출연 코너에서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다. 부결 입장 밝힌 의원 늘고 있지만 가결시켜야한다는 원칙론도 만만치 않다. 어차피 검찰이 또 재청구할 것이니 이번에 가결해야 한다는 비명계 의원도 있다'고 보도했다"며 "KBS 기자들도 여전히 언론노조가 주류인데, MBC 기자들은 어떻게 저렇게 한쪽 세력에만 귀를 기울이는지 희한할 지경"이라고 비꼬았다.

    MBC노조는 "SBS는 체포동의안 표결과 관련해 '친명계와 비명계가 대립해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결론을 내지 못했다'고 전했고, 기자 출연 코너에서는 '중립 지대 의원들이 결정이 중요할 것'이라면서 어느 쪽에도 섣불리 힘을 실어주지 않았다"며 MBC 뉴스의 편파성을 거듭 지적했다.

    MBC노조는 "이밖에 여야 간 대결 정국을 다룬 리포트는 제목(민주당 '격앙'‥"총리 해임‧내각 총사퇴")도 민주당의 주장만 다뤘고, 기사 분량도 민주당의 주장이 국민의힘의 주장보다 3배나 많았다"며 "MBC 뉴스는 이렇게 '제멋대로 뉴스'를 만드는 세력들로 인해 하루하루 망가지고 있다"고 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