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한번 만들어야 할 거 아니야"… 김성태, 송명철 손 잡고 "소원하면 통일"검찰 "이재명 대선까지 겨냥한 사업… '셋이 의형제' 기존 김성태 진술과 일치"2019년 1월17일 中 선양 캠핀스키호텔 '북남경제협력 협약식' 만찬 영상 파문
  • ▲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좌)와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우) ⓒ연합뉴스
    ▲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좌)와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우) ⓒ연합뉴스
    검찰이 경기도와 쌍방울그룹이 컨소시엄을 이뤄 대북사업을 추진했다는 점을 입증할 결정적 사진과 영상물을 증거로 제출한 사실이 14일 밝혀졌다.

    지난 12일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는 법정에서 2019년 1월17일 중국 선양의 캠핀스키호텔에서 쌍방울그룹과 조선아태평화위원회가 '북남경제협력사업 협약식'을 갖는 장면과 후속 만찬 현장이 담긴 사진과 영상물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는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폭탄주를 제조하는 송명철 조산아태위 부실장에게 그의 왼편에 앉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가리키며 "화영이형이 나보다 형"이라고 말하는 장면이 담겼다.

    검찰은 해당 영상을 두고 "식사 자리에서 셋이 형·동생을 맺기로 했다는 김성태의 앞선 진술과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영상에서는 김 전 회장이 송 부실장의 손을 맞잡고 "'우리의 소원' 하면 '통일' 3번만 합시다"라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김 전 회장은 "대통령 한번 만들어야 할 것 아니야"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검찰은 쌍방울 자체 사업이었다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주장과 달리, 대선까지 겨냥한 사업이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이화영은 그동안 2019년 1월17일 이 행사에 참석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해왔다"며 "그러나 해당 영상으로 인해 김성태의 진술이 부합하고 이화영의 기존 진술이 허위였다는 것이 입증됐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어 "(해당 영상이) 이화영이 협약식에 적극 참여하고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대통령 만들자는 내용이 공공연히 회자됐다는 사실이 인정되는 장면"이라며 "경기도가 이 사건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점이 충분히 입증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방북 비용을 김 전 회장이 부담하기로 했다는 것을 이 대표에게 구두로 보고했다"는 취지의 진술이 담긴 검찰 진술조사의 증거 동의 여부를 둘러싼 신경전이 재연됐다. 제3자뇌물제공 혐의를 두고 이 전 부지사가 추진한 일을 다 몰랐다고 주장하는 이 대표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는 진술이다.

    한편 김 전 회장은 지난 2월15일 검찰의 대질신문에서 이 전 부지사에게 "밥도 먹고 술도 마셨는데 왜 기억을 못 하느냐"며 고성을 지르며 항의했다.

    이에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이 자체 사업을 위해 북한에 돈을 보냈으며, 경기도와는 관련이 없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이후 이 전 부지사는 김 전 회장의 고성을 들은 뒤 극도의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치아 탈락 등을 이유로 재판 일정을 미룬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