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사자명예훼손 혐의' 정진석에 징역 6개월 선고한 박병곤 판사"법조계 적화 꾀하라는 지하당 명령받아 한양대 법과대학에 침투""(통진당 전신인) 민노당 당원" 본인이 밝혀… "좌파 확대 절실" 주장도국민의힘 "박병곤, 노사모라 해도 과언 아냐"… 정치적 중립 논란
  • ▲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 ⓒ이종현 기자
    ▲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 ⓒ이종현 기자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에게 고(故)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실형을 선고한 재판부 판사가 자신을 "지하당의 명령을 받아 좌경화를 선동하고 있다"고 소개하는 글을 썼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판사는 과거 노 전 대통령이 만든 열린우리당(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의 지지자라고 밝히기도 했다.

    14일 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박병곤 판사는 자신의 블로그에 "2001년 매원중학교를 마치고 영덕고등학교에 입학해 영통지역의 좌경화를 선동하고, 2학년 때에는 같은 반 학생들을 레드바이러스에 감염시키라는 지하당의 명을 받아 학급의 '선동대장'으로 선출됐다"고 소개했다.

    이어 박 판사는 "당시 수업보다는 주식투자와 테니스에 훨씬 더 몰두하던 담임교사의 퇴진운동에 앞장서고 좌파 언론매체인 '진보누리'의 기자로 활동한 뒤 좌파의 영역 확대가 너무나도 절실하다고 판단, 한겨레 '왜냐면'에 기고해 좌파의 존재를 알렸다"고 밝혔다.

    박 판사는 "우리 사회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집단인 법조계의 적화를 꾀하라는 지하당의 명령을 받아서 한양대학교 법과대학에 침투하여 예비 법조인들의 좌경화를 선동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지하당은 '비합법적으로 숨어서 활동하는 정당'이라는 뜻으로 주로 북한의 대남공작기구를 지칭할 때 쓰는 용어다.

    박 판사는 지난 10일 노 전 대통령을 대상으로 한 사자명예훼손 등 혐의로 기소된 정 의원에게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국민의힘은 검찰 구형량(벌금 500만원)을 뛰어넘는 판결이 나오자 박 판사의 정치적 성향을 문제 삼았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13일 논평에서 박 판사가 과거 SNS에 올린 글을 지적하며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라도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박 판사가 블로그에 쓴 다른 글들도 눈길을 끈다. 박 판사는 2004년 4월8일 자신의 블로그에 '강성과 논리의 대결'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1985년생인 박 판사는 당시 대학에 갓 입학한 20세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박 판사는 글에서 "요즘 선거철이다. 텔레비전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기 때문에 각 당의 텔레비전 광고를 다 보지는 못했다"며 "그런데 열린우리당의 텔레비전의 광고는 내가 직접 홈페이지를 찾아가는 수고를 하면서까지 직접 확인해보았다. 내가 열린우리당의 지지자라서 그런 것이 아니다. 그들이 지난 2002년 보여줬던 감성을 이용한 선거전략을 다시 사용할지가 궁금했던 것"이라고 썼다.

    박 판사가 글을 올린 시기는 17대 총선이 치러지기 일주일 전이었다. 그는 열린우리당이 선거 전 만든 TV광고 '탄핵편'이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있었다"며 "그것은 투표소에서의 기호 3번 지지로 나타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당시 열린우리당 비례대표 후보는 기호 3번이었다.

    박 판사는 또다른 글에서 자신을 민주노동당 당원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박 판사는 2004년 2월17일 '나는 무엇인가?'라는 제목의 글에서 "민주노동당에서는 나를 '영통지역 최연소 당원'이라 부른다"며 "예컨대 나는 '한양대학교 법과대학생'이 되는 것을 스스로 선택했으며, '월 1만원의 당비를 내는 민주노동당의 당원이 되는 것도 내가 스스로 선택한 일"이라고 밝혔다.

    민주노동당은 2014년 종북, 내란음모, 여론조작 등 숱한 논란으로 헌법재판소로부터 강제해산 결정이 내려진 통합진보당의 전신이다.

    한편,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4일 강원 현장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박 판사가 "한나라당을 싫어하고 민주노동당 당원이 된 것이 죄는 아니지만, 비정상적 판결은 판사의 개인적 정치적 성향이 그대로 표출된 것이라고 보는 게 상식적"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