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北 단기간 내에 핵실험 가능할 것… 시기 예단은 않겠다" 정례 브리핑北 "적 지휘체계 마비시키는 중요한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했다" 주장일각선 '핵 EMP 가능성' 제기… 北 주장과 우리 군 판단 달라 신뢰성 낮아
  • ▲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 훈련기간이었던 지난 4일 경기도 평택시 주한미공군 오산기지에서 F-16 전투기가 이륙하고 있다. ⓒ 뉴시스
    ▲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 훈련기간이었던 지난 4일 경기도 평택시 주한미공군 오산기지에서 F-16 전투기가 이륙하고 있다. ⓒ 뉴시스
    군 당국이 북한의 핵실험과 관련해 "핵실험 준비는 마친 상태에서 정치적 판단에 따라 단기간 내에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8일 국방부 정례 브리핑에서 핵실험과 관련한 동향 등과 관련한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김 실장은 이어 "한미 정보당국은 긴밀한 공조하에 관련 동향에 대해 면밀히 추적 감시하고 있다"며 "현재 핵실험 관련해서는 시기를 예단하는 것은 적절하지는 않다"고 답변했다.

    김 실장은 그러나 "(북한이) 핵실험 준비는 마친 상태에서 정치적 판단에 따라서 단기간 내에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로는 추가로 설명 드릴 만한 사안은 없다"고 덧붙였다.

    국정원은 지난달 28일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 업무보고를 통해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중국 제20차 당대회 이후인 10월16일부터 미국 중간선거 전인 11월7일 사이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사일 발사 실패 두려워 전투기 출격? 타당성 없다"

    국방부는 또 7일 한 언론이 보도한 'NLL 이남 낙탄 미사일 대응 전투기 대응 출격' 논란과 관련 "사실과 다르다"며 강하게 반박했다.

    우리 군은 지난 2일 북한이 쏜 미사일이 NLL을 넘어 동해상에 떨어지자 공군 F-15K와 KF-16을 출격시켜 NLL 이북 공해상에 공대지미사일 3발을 발사했다.

    일부 언론에서는 북의 미사일 도발에 미사일로 맞대응하지 않고 전투기를 출격시킨 상황과 관련 '우리 군의 미사일 발사 실패에 따른 선택'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로 지난 2일 충남 보령 대천사격장에서 실시된 '2022 유도탄사격대회'에서 국산 중거리 유도무기인 '천궁' 1발이 발사 후 폭발했다. 패트리엇(PAC2) 요격미사일도 발사 직전 오류가 포착돼 발사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김 실장은 "관련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 북한 미사일이 동해 NLL 이남에 탄착한 것과 관련해 우리 군은 단호한 의지를 현시하고 적시에 대응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을 시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김 실장은 "저도 그 기사를 봤는데, 우리가 군사작전과 관련해 다양한 옵션을 준비하고 거기에 적합하게 어떤 방안을 선정해서 실행하는 것"이라며 "실패가 두려워서 다른 옵션을 (선택)했다고 하는 것은 타당성이 없는 그런 내용이 아닌가. 군의 대응에 대해 비판을 하기 위한 억지 비판"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문홍식 국방부 대변인직무대리는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경우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이 와서 3국 지휘관들이 해상에서 미팅을 한다'는 외신 보도에 관한 우리 군의 견해와 관련, "별도로 드릴 말씀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문 직무대리는 "SCM(한미안보협의회의)에서 다 그런 얘기들이 언급됐었지만, 한반도의 확장억제 실행력 제고 차원에서 전략자산의 전개 등이 증가할 것이라고 미국이 재확인한 부분"이라고 에둘러 표현했다.

    지난 4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이종섭 국방부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된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양국은 공동성명을 통해 한미는 핵·재래식·미사일 방어 능력 및 진전된 비핵능력 등을 포함한 모든 범주의 군사능력을 운용해 대한민국에 확장억제를 제공한다는 데 공감했다.

    또한 양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억제하고 대응하기 위한 동맹의 능력과 정보공유, 협의절차, 공동기획 및 실행 등을 강화해나가기로 했다. 필요에 따라 미국이 전략자산을 적시적이고 조율된 방식으로 한반도에 전개하는 데도 양 장관은 합의했다.
  • ▲ 북한은 지난 7일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에 대응해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나흘간 대남 군사 작전을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밝혔다. ⓒ 연합뉴스
    ▲ 북한은 지난 7일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에 대응해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나흘간 대남 군사 작전을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밝혔다. ⓒ 연합뉴스
    北 "적 작전체계 마비시키는 미사일 시험발사" 주장… 핵 EMP?

    앞서 북한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지난 2일부터 5일까지의 '대남군사작전'을 공개했다. 이 과정에서 북한은 "3일 국방과학원의 요구에 따라 적의 작전지휘체계를 마비시키는 특수기능전투부의 동작믿음성 검증을 위한 중요한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하도록 했다"고 언급했다.

    북이 지칭한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는 지난 3일 오전 7시40분쯤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날아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우리 군은 이 ICBM이 '화성-17형'인 것으로 파악했으나, 북한은 구체적 언급 없이 '화성-15형' 사진만 공개했다.

    사진에서는 그러나 미사일의 화염 분사구(노즐)가 2개만 식별돼 노즐이 4개인 '화성-17형'과 달랐다. 또한 탄두부 모양도 뭉툭해 '화성-15형'과도 차이가 있었다.

    이 같은 내용으로 미뤄볼 때, 북한이 탄두부에 '핵 EMP'(전자기충격파) 특수탄두를 장착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강력한 전자파로 무기체계를 비롯한 각종 전자장비를 무력화하는 '핵 EMP'를 시험했다는 것이다.

    '핵 EMP'는 북한에 가장 매력적인 무기 중 하나로 꼽힌다.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지난해 11월 공개한 분석 결과에 따르면, 고도 60~70km 높이에서 핵무기가 폭발할 경우 남한 전체가 EMP 영향 반경에, 고도 400km에서 핵폭발 시 미 본토까지 영향 반경에 들어오게 된다.

    다만, 북한이 이날 공개한 대남군사작전 중 상당부분은 우리 군이 파악한 내용과 상이해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북한은 자신들의 작전을 공개하며 2일 울산 앞바다에 2발의 전략순항미사일로 보복타격을 가했다고 주장했고, 3일에는 500대의 전투기를 동원해 대규모 총전투 출동작전을 실시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우리 군이 파악한 바로는 2일 NLL 이남으로 낙탄한 미사일은 속초 앞바다가 유일하며, '전투기 500대 동원' 역시 180여 회 비행항적에 불과하다.

    합참 관계자는 지난 7일 "한미 감시정찰자산의 탐지 및 분석 결과에 따르면, 북한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당시 우리 군에 포착된 순항미사일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