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연극 '광부화가들' 출연 배우.ⓒ배우 본인
    ▲ 연극 '광부화가들' 출연 배우.ⓒ배우 본인
    뮤지컬 '빌리엘리어트'로 잘 알려진 영국의 극작가 리 홀의 연극 '광부화가들'이 약 10년 만에 관객과 만난다.

    연극은 1930년대 영국 동북부 뉴캐슬의 탄광지대 애싱턴을 배경으로 평생 좁고 캄캄한 갱도 안에서 삶을 위한 여정을 꾸려가던 광부들이 매주 화요일 저녁시간에 마련된 '미술감상수업'에 참여하게 되는 것으로 시작된다. 

    수업의 라이언 선생님은 시행착오 끝에 "미술을 감상하기보다는 스스로 그림을 그려볼 것"을 제안하고, 시간이 지나며 광부들은 점점 화가가 되어간다. '애싱턴 우드혼 탄광 노동조합 미술감상반'은 '애싱턴그룹'이라는 어엿한 미술동인이 됐고, 화가들은 본인들의 능력을 뽐내기보다는 그저 자신들의 삶을 그리는 데에 몰두한다.

    실제로 탄광촌에서 어린시절을 보낸 작가 리 홀은 '애싱턴그룹'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연극 '광부화가들'을 2007년 영국의 뉴캐슬 라이브 씨어터에서 처음 선보였다. 한국에서는 2010년 명동예술극장에서 연출가 이상우의 번역·연출 버전으로 초연돼 2013년 재연을 올렸다.

    이번 공연은 초·재연을 이끌어온 연출가 이상우의 진두지휘 아래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광부들의 미술감상 교실을 위해 애싱턴을 방문한 강사인 '로버트 라이언' 역에는 이대연과 민성욱이 캐스팅됐다.

    어릴 때부터 집안의 가장으로서 광부일을 하다가 그림을 그리면서 진정 자신이 좋아하는 일과 자아를 찾는 '올리버 킬번' 역에는 강신일·박원상이 출연한다. 애싱턴그룹의 그림을 높이 평가하고 화가들에게 후원을 제안하는 미술애호가 '헬렌 서덜랜드' 역은 문소리와 송선미가 맡는다.

    광부조합의 간부로 규칙과 규율을 강조하는 '조지 브라운' 역에 정석용·송재룡, 순수하고 단순하지만 표현이 서투르며 미술에 큰 재능을 보이는 '지미 플로이드' 역은 윤상화·오용이 연기한다.

    마음의 조언으로 큰 힘이 되는 '해리 윌슨' 역에 김중기·오대석, 누드모델 일을 하며 미술학도의 길을 잃지 않는 여대생 '수잔 팍스' 역 노수산나·김한나, 호기심과 패기가 넘치는 젊은 광부 후보생 '꼬마' 역은 김두진·노기용이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

    연극 '광부화가들'은 문화와 예술이 평범한 광부들의 삶을 얼마나 풍요롭게 하는지 보여준다. 12월 1일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개막하며, 11월 3일부터 인터파크와 티켓링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