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징계' 한동수, '소주성' 홍장표, '文 일자리' 황덕순 줄사퇴"독립성 지키기 위해 역할 다할 것"… 전현희는 사실상 사퇴 거부
  • ▲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이 지난해 9월9일 오전 국회에서 진행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이종현 기자(사진=공동취재단)
    ▲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이 지난해 9월9일 오전 국회에서 진행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이종현 기자(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정권의 '알 박기 인사'로 지목돼 사퇴 압박을 받는 전현희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이 "법령에 정해진 독립성과 자율성을 철저히 지켰다"고 말하며 사퇴 가능성을 일축했다.

    한동수 대검찰청 감찰부장과 홍장표 KDI 한국개발연구원장, 황덕순 노동연구원장이 물러난 가운데 전 위원장은 사실상 '버티기'에 돌입한 것이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에서는 "독립성과 자율성을 지켰으면 그런 표현을 하겠나"라며 "물러나는 것이 상식에 맞다"고 질타했다.

    전현희 "文정권 요청‧압박 받은 적 없어"

    전 위원장은 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전화 인터뷰에서 "권익위는 위원회 조직이다. 위원회는 국회 또 대법원장이 추천한 신분과 독립이 보장되고, 임기가 보장되는 기관"이라며 "지난 정부 시절 권익위원장으로 재임하면서 법령에 정해진 독립성과 자율성을 철저히 지켰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과 정권으로부터 단 한 번도 정권과 코드를 맞추라는 요청이나 압박을 받은 적이 없다"고 강조한 전 위원장은 "권익위가 정권과 코드나 입장을 맞추게 하려면 사실상 법률에 정해진 독립적이고 중립적인 기관은 법령상 포기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 위원장은 "이 부분에 대해서는 현행법상 위원회 조직으로 해서 독립성과 중립성을 법률상 보장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러한 기관의 독립성을 지키기 위한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씀 드린다"고 강조했다.

    전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문재인정권의 '알 박기 인사'라고 지적받는 것에 반박하며 사실상 사퇴할 뜻이 없다는 견해를 밝힌 것이다.

    반면, 검찰총장이던 윤석열 대통령 징계를 주도한 한동수 대검찰정 감찰부장과 '소득주도성장'을 주창한 것으로 평가받는 홍장표 KDI 한국개발연구원장, 문재인정부 청와대 일자리수석을 지낸 황덕순 노동연구원장 등 또 다른 알 박기 인사들은 줄줄이 사의를 표명했다.

    문재인정부 시절인 2020년 6월 취임한 전 위원장의 임기는 내년 6월까지로, 약 1년가량 남은 상황이다.

    與 "중립적인 역할 안 해… 상식적 판단 했으면"

    익명을 요구한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7일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전 위원장이) 독립성과 자율성을 지켰으면 저희가 그런 표현을 하겠나"라며 "여러 가지 사안들이 있었지만, 중립적인 역할을 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서는 우리 당의 대부분의 분들이 다 동의하는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전 위원장의 '민주당과 정권으로부터 코드를 맞추라는 요청을 받은 적 없다'는 발언과 관련해 이 의원은 "같은 코드의 생각을 가지신 분이라 그럴 이유가 없다"며 "그걸 알고 문재인정권에서 권익위원장으로 임명을 하신 것이고 본인과 평소에 생각이 갖기 때문에 같은 당 활동을 하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저희와 철학이 안 맞는 분들에 대해서 윤석열정부가 같은 철학을 가진 사람들과 일할 수 있도록 본인이 (사퇴) 해 주시면 고마운 일"이라면서도 "본인께서 거부하면 법적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없으니 그 점에 대해서는 유감"이라고 밝혔다.  

    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통화에서 "상식적으로 판단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김 최고위원은 "물론 법에 명시된 독립기관에 대한 임기는 지켜 줘야 한다"면서도 "그런데 문재인정부에서 정말 전문성 있고 독립성 있는 인사를 애초에 거기에 앉혔는지부터가 의문이다. 결국에는 정치적인 인물을 앉힌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은 그러면서 "정권이 바뀌었으면 그래도 물러나 주시는 것이 상식에 맞지 않나"라며 "사실 민주당 국회의원 출신이고 얼마나 독립성 있고 전문성 있는 인사인지 잘 모르겠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