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 '쌍방울그룹 부사장' 명함 사용… 2019년까지 핵심 경영진으로 근무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 ⓒ정상윤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 ⓒ정상윤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쌍방울그룹 측과 밀접한 관계였다는 취지의 증언이 나왔다. 이 고문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에 연루된 쌍방울 측이 그동안 내놓았던 "사실무근"이라는 해명과 배치되는 주장이다.

    25일 문화일보는 쌍방울그룹에서 경영진으로 근무했던 A씨의 대화 녹취록을 입수해 이같이 보도했다. 

    A씨는 2019년까지 쌍방울그룹에서 전환사채(CB) 발행·매출 등을 관리했던 핵심 경영진이다. A씨가 당시 사용했던 명함에는 '쌍방울그룹 부사장'이라고 기재돼 있었다.

    지난 1월 녹취록 입수해 보도

    이 매체가 입수한 녹취록에 따르면, A씨는 "이재명 후보는 성태형하고는 가깝지"라고 말했다. 이 상임고문과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관계를 설명하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또 A씨는 "(본사에 있는) 내 방에도 두 번이나 왔는데 도지사 직전하고 도지사 되자마자인가"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녹취록은 지난 1월 서울 서대문구의 한 호텔 로비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한다. 

    쌍방울그룹에서 일했던 또 다른 인사는 "이 고문이 그룹 본사를 거리낌없이 공개적으로 방문하고는 했다"고 말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A씨는 또 이 상임고문의 측근으로 꼽히는 이화영 킨텍스 대표와 관련해서도 언급했다. A씨는 "수원 가서 소주도 같이 마셨다"며 이 대표와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쌍방울그룹 사외이사로 일한 경력이 있으며, 당시 쌍방울 측으로부터 법인카드를 받아 사용하기도 했다.

    이 상임고문과 쌍방울 측의 관계는 지난 대선정국에서 이미 언급된 바 있다. 시민단체 '깨어있는시민연대당'은 '이 상임고문(당시 후보)이 자신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 변호사비로 2억5000만원을 썼다고 밝힌 것과 달리 특정 변호사에게 현금과 주식 등 20억여 원을 준 의혹이 있다'며 대검찰청에 이 상임고문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이후 당시 이 상임고문의 재판에 이름을 올렸던 변호인들이 쌍방울과 그 계열사의 사외이사 등을 역임한 사실이 드러나며, 이 상임고문과 쌍방울의 관계도 덩달아 주목받았다. 

    이재명 관계자들, 쌍방울 계열사에 사외이사 재직

    특히 A씨가 언급한 이 대표는 2017년 3월 쌍방울 사외이사로 선임됐고, 이 상임고문이 경기도지사에 오른 2018년 6월께 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이 상임고문의 변호를 맡았던 이태형 변호사는 2019년 12월 쌍방울 계열사인 '비비안' 사외이사로 일했고, 함께 이름을 올렸던 나승철 변호사도 2020년 9월 쌍방울 계열사 '나노사' 사외이사 자리에 올랐다 2021년 2월 사임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상임고문은 지난 대선에서 이 같은 의혹이 불거지자 "터무니없다"는 의견을 냈고, 쌍방울 측 역시 "허무맹랑하다"며 반박했다.

    다만 A씨는 이 매체와 통화에서 이 상임고문과 쌍방울 측의 관계는 "알지 못한다"며 "김성태 전 회장은 회사에서 내부 경영관리만 했고, 그런 분(이재명 고문)을 만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A씨 자신과 이 상임고문이 만났다는 내용과 관련해서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 상임고문 측도 이 매체에 "이 고문과 김 전 회장은 일면식도 없다. 허위사실에 대해 강력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