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정방송 국민감시단', KBS·MBC·YTN 등 5대 공영방송사 모니터링"'장안의 화제' 김혜경 사과 축소보도… 김건희 주가조작 의혹 집중보도"
  • ▲ YTN '뉴스가 있는 저녁' 방송 화면 캡처.
    ▲ YTN '뉴스가 있는 저녁' 방송 화면 캡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부인 김혜경 씨의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이 화제였던 2월 둘째 주에도 5대 공영방송사들의 '친여 성향' 보도가 두드러졌다는 모니터링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말부터 5개 공영방송사(KBS·MBC·연합뉴스TV·YTN·TBS) 주요 뉴스·시사프로그램을 모니터링하고 있는 '20대 대통령 선거 불공정방송 국민감시단(이하 '국민감시단', 운영위원장 최철호)'은 지난 15일 발표한 '제11차 모니터링 보고서'에서 "지난주(2월 6~12일)에는 모두 119건의 불공정·편파방송 사례가 포착됐다"며 "선거가 다가오고, 정치권의 경쟁이 가열되면서 5개 공영방송사의 불공정 방송 사례가 급격히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국민감시단은 "이들 공영방송사는 이재명 후보 부부가 연루된 법인카드 유용 논란의 심각성이 큰 데도 관련 이슈를 축소보도하는 경향을 보인 반면, 야당 대통령 후보의 경우 본인이 직접 연루되지도 않은 결혼 전 장모나 부인 문제까지 지속적으로 들춰내는 등 현저히 비교되는 편파방송을 했다"고 비판했다.

    김혜경 불법의전 의혹 쏟아져도… 김건희 주가조작 의혹에만 '집중'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7일 'KBS 뉴스9'는 같은 날 타 매체에서 다룬 김혜경 씨의 갑질 의혹과 이 후보 아들이 군 병원에 입·퇴원할 때 관용차를 사용한 의혹 등을 보도하지 않았다. 이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부인 김건희 씨와 관련된 각종 루머를 집중 보도할 때와 비교하면 극심한 불균형 보도라는 게 국민감시단의 지적이다.

    지난 10일 '뉴스9'는 이날 대부분의 매체에서 보도한 김혜경 씨 비리 의혹에 대한 제보자의 추가 폭로를 다루지 않았다. 반면, 하루 전 보도한 김건희 씨 주가조작 의혹 보도와 관련해선 '주가조작 부인했지만…석연찮은 해명'이라는 속보 방송까지 내보냈다.

    국민감시단은 "통상 속보 후속보도의 경우 보도 내용과 관련한 검찰의 입장이 나오거나, 이를 취재해 속보성 기사를 이어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수사의 주체인 검찰의 반응이나 자체 취재 내용 없이 추측성 의혹을 다시 제기했다"며 "이처럼 야당 후보 측 문제를 억지로 이슈화해 김혜경 씨 문제를 축소한다는 인상을 줬다"고 분석했다.

    지난 9일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는 김혜경 씨의 대국민 사과 소식을 전하면서 일체의 논평이나 문제제기 없이 팩트만 전달했다. 이를 두고 국민감시단은 "과거 김건희 씨 사과 당시 '사과하면 법적 문제 끝나냐' '사과했으니 끝나냐' '김건희 늪에 빠진'과 같이 부정적인 평가와 추측을 남발한 것과 현저히 비교됐다"고 지적했다.

    지난 11일에도 '주진우 라이브'는 김혜경 씨의 기자회견 이후 김씨가 경기도청 산하 부서 예산으로 공금을 횡령했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관련 뉴스는 배제한 채 거꾸로 김건희 씨 논란을 별도로 편성해 방송했다.

    김종배 "김혜경 검찰 소환 조사 불필요"… 이틀 후 국힘이 공수처에 고발

    지난 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는 진행자 김종배가 김혜경 씨에 대한 검찰 소환 조사가 불필요하다는 자의적 해석을 내렸다. 진행자는 김건희 씨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에 대해 검찰 조사를 받지 않은 사실을 거론하며 "그렇다면 대선 끝날 때까지 김혜경 씨를 소환 조사하지 않아도 할 말이 없다는 논리로 연결된다"고 말했다. 방송 이틀 후 국민의힘은 이 후보 부부를 직권남용·국고손실·허위공문서작성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했다.

    국민감시단은 "두 사안의 성격과 내용이 명확히 다르고, 사안의 판단 주체가 사법기관임에도 불구하고 객관적인 입장을 유지해야 할 진행자가 여당 후보 측에 유리한 편파적인 주장을 반복했다"며 진행자 김종배의 정치적 편향성을 문제삼았다.

    같은 날 YTN '뉴스가 있는 저녁(뉴있저)'에서 한 시사평론가는 변상욱 앵커와 대담하며 '불법의전'에 대해 사과한 김혜경 씨를 일방적으로 두둔하고 옹호하는데 주력했다. 심지어 김씨의 사과가 '남 탓을 하지 않는 사과' '핑계를 대지 않는 사과' '사과의 ABC를 잘 지킨 사과'였다고 일방적으로 옹호했다. 반면 '알맹이도 없고 진정성이 없는 사과' '동문서답 사과' '감사 핑계로 시간 끌기 전략'이라는 제보자 A씨와 국민의힘, 일반 국민의 반응은 전혀 언급하지 않다.

    지난 8일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진행자 이동형은 김혜경 씨 의혹과 김건희 씨 의혹을 비교 설명하면서 "김건희 씨 의혹은 김혜경 씨 의혹보다 더 크다, 불법도 개입돼 있는 거 같다" "도이치모터스 사건은 몇 십억 되고, 장모는 부동산 투기를 해서 몇 백억 된다. 그런 거 안 쓰고 소고기 11만원 갖고 이렇게 써야 되느냐"고 말하는 등 야당 후보 측에 불리한 발언을 수차례 했다.

    김어준 "국민의힘서 힘 좀 썼나?"… 국민감시단 "있지도 않은 '야당 외압' 들먹"

    지난 10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진행자 김어준은 김혜경 씨의 사과 기자회견에 대해 "야당이 논란을 부추기기 위해 팩트에 기반 하지 않고, 무조건적으로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혜경 씨의 사과에 대한 제보자의 추가 폭로 내용은 아예 배제했다.

    반면 야당 유력 후보의 무속 이슈를 또다시 거론한 뒤 "국민의힘에서 힘 좀 썼나요?"라고 비꼬며 다른 매체가 해당 논란을 다루지 않은 사실을 부각했다. 이를 두고 국민감시단은 "진행자가 마치 야당의 외압으로 후속보도가 나오지 않은 것처럼 주장해 시사프로그램 진행자로서의 현저한 자질 부족을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지난 9일 연합뉴스TV '뉴스투나잇'은 김혜경 씨의 공금 유용 논란을 구체적으로 소개하지 않고 김씨 측의 사과 위주로만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반면 "권력에 문제가 있으면 예외가 있을 수 없다"는 윤석열 후보의 발언에 대해서는 '정치보복'이라고 반발하는 여당의 입장을 충실히 소개하며 "하루종일 논란이 됐다"는 식으로 마치 김혜경 씨 논란보다 야당 후보의 문제가 더 심각한 것처럼 보이게 했다.

    지난해 11월 30일 공식 출범한 국민감시단에는 ▲KBS직원연대 ▲MBC노동조합 ▲바른언론인모임 ▲공정방송을걱정하는시민의모임 ▲신전대협 ▲대학생공정방송감시단 ▲환경문화시민연대 ▲환경과복지를생각하는시민의모임 ▲환경과사람들공정방송모니터단 ▲21녹색환경네트워크 ▲아리수환경문화연대 ▲좋은학교운동연합 ▲자유교육연합 ▲행·의정감시네트워크 ▲민주사회시민단체연합 ▲민주주의이념연구회 ▲자유기업원 ▲복지포퓰리즘추방국민운동본부 ▲(주)선진복지사회연구회 ▲한국시민단체네트워크 ▲전국NGO연대 ▲한국도농상생연합회 ▲경제를생각하는변호사모임 ▲범시민사회단체연합 등 총 24개 단체가 참여해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