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면 '적폐청산'… 남이 하면 '정치보복?'
  • 『뉴데일리 의뢰로 여론조사업체 피플네트웍스리서치(PNR)가 지난 11~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2028명을 대상으로... 정권 교체 의향을 묻는 질문에는 정권교체가 필요하다는 응답은 55.1%를 보이며, 정권 유지(40.5%)보다 높았다...』

    선거판이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다. 동네 강아지들 싸움판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넋두리가 높아지고는 있다. 그럼에도 민심이야 크게 변하지 않는 듯하다. 이런 와중에...

    “어디 감히 문재인 정부 적폐란 말을 입에 담는단 말이냐.”

    “현 정부를 근거 없이 적폐 수사의 대상·불법으로 몬 것에 대해 강력한 분노를 표하며 사과를 요구한다.”

    이런 말씀들이 화제가 되고 있다. 전후좌우 사정은 구체적으로 일일이 언급하지 않아도 대다수 국민들이 잘 알고 있다.

    ‘적폐(積弊)’… 앞으로 자주 인구(人口)에 회자(膾炙)될 거 같은 예감도 드는데...

    “5년 내내 정권 불법 비리 쌓아놓고 ‘적폐 수사’에 화난다는 文”
    “정권 수사 막더니 ‘적폐 없다’ 선동한 文의 국민 기망(欺罔)”
    “<적폐 수사> 尹 후보가 꺼내 들기엔 스스로 쑥스럽지 않나”
    “누가 집권하든 정치 보복의 악순환 끊어야”

    몇몇 일간지에 실린 사설(社說)들의 제목이었다. 제목만으로도 내용은 대충 짐작이 갈만하다. ‘적폐’가 있었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혼재해 있는 국민들의 복합적인 감정과 미묘한 정서들을 반영하고 있다고나 할까.
     
    한편, 관련 보도기사들 중에는 이런 댓글도 달려 있었다.
     
    “겁먹은 개가 더 짖는다”
    “발끈하는 자 = 범인”
    “찔리냐?”

    물론 이와는 달리, 위의 두 분 말씀대로 ‘문주주의(文主主義)’ 치하에서는 ‘적폐’가 전혀 없었다고 딱 잡아떼는 무리가 있다.

    더불어서 ‘적폐 수사 = 정치 보복’으로 달리 해석하는 잔꾀를 부리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중이다. 언제 적 짖어댄 타령은 뒷주머니에 감춰 넣은 채.

    “적폐와 불의를 청산하는 게 ‘정치 보복’이라면, 그런 정치 보복은 맨날 해도 됩니다.”

    그러나 “어디 감히”라고 눈을 부라리든, “근거 없이”라고 삿대질을 하든...

    지난 4년여 세월을 돌이켜 보건대, 일일이 나열하기에는 글을 읽는 분들이나 쓰는 놈이나 숨도 가쁘고, 기분도 썩 유쾌하지 못하겠기에 간단히 정리한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가 결코 잘못된 언사(言辭)가 아니었지 않나. ‘두 번 다시 경험하기 싫은 나라’가 되었다고 투덜거리며, 밤잠을 설치는 국민이 절반을 훨씬 넘지 않던가. 그리고...

    그 절반이 넘는 국민들은 ‘적폐(積弊)’의 큰 뿌리가 ‘赤弊(적폐)’였다는 사실 또한 직시(直視)하고 있다고들 한다. 거의 모든 ‘경험하지 못한’ 결과의 배경과 원인이 거기에 있었다는 점을 부인하기 힘들게 됐다.

    또한 ‘찔리는’, ‘발끈하는’ 무리(牌거리)가 바로 ‘적패(赤牌)’라는 점도 또렷하게 지적한단다. 경험에 의한 학습의 결과일 뿐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을 ‘공산주의자’라고 지칭해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파기환송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2부(부장판사 원정숙·이관형·최병률)는 11일 고 전 이사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명수’의 대법원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사법부(司法府)가 내린 판결이었다. 그래서그런지...

    요즘 저잣거리에서는 이런 말씀들이 돌아다닌다고.

    “3월 9일은 ‘시작의 날’이 돼야 한다. 이 나라, 아니 이 땅에서 ‘만악(萬惡)의 근원’인 ‘적폐’(赤弊)를 척결하고 ‘적패’(赤牌)를 소탕하는...”


    - 李 竹 / 時事論評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