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욕설' 녹취 공개 선거법 위반인지 묻자 "수사 중이라 답변 못해"'김건희 7시간' 녹취는 나흘째 묵묵부답… 野 "대놓고 여당 편들기"'편향 논란' 조해주 선관위 상임위원… 임기 끝났는데도 사표 반려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이종현 기자(사진=이재명 캠프)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이종현 기자(사진=이재명 캠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의 과거 욕설이 담긴 160분 분량 녹음파일의 선거법 위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국회 자료 요청에 하루 만에 답변했다.

    반면,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후보 부인 김건희 씨의 '7시간 녹취록'과 관련해서는 나흘째 묵묵부답인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선관위 "이재명 욕설 공개, 선거법 위반 답변 못 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한 국민의힘 의원실이 선관위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선관위는 '장영하 변호사가 공개한 이재명 후보 욕설 녹취록(160분)을 전체 또는 편집해 공개 및 유포 시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느냐'는 물음에 "요구하신 사안은 현재 수사기관에서 수사 중이므로 우리 위원회에서 답변할 수 없음을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답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국민검증법률지원단이 전날(19일) "이재명 후보의 욕설이 담긴 통화 녹음 34건을 공개한 국민의힘 이재명국민검증특위 소속 장영하(변호사)를 후보자 비방죄로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장 변호사는 지난 1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후보의 과거 욕설 음성이 담긴 160분 분량의 녹음파일 34개를 공개했다.

    김건희 7시간 녹취 유권해석은 침묵

    그러나 문제는 선관위가 윤 후보 부인 김씨가 친여(親與) 매체 '서울의소리' 이명수 씨와 통화한 7시간 녹취와 관련한 유권해석 요구에는 묵묵부답이라는 것이다.

    이 의원실은 '이재명 후보 녹음파일'에 대한 선거법 위반 유권해석 요구서를 19일 오전 11시17분에 선관위에 전달하고 하루 만인 20일 오전 11시14분에 받았다. 그러나 '김건희 씨 7시간 녹취'와 관련한 유권해석 요구서는 그보다 훨씬 전인 17일 오전 9시26분에 보냈으나 아직 아무런 답을 받지 못했다.

    김씨 7시간 통화 내용 녹취도 국민의힘이 이를 방송한 MBC와 녹취 제공자 이씨 등을 공직선거법상 후보자 비방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고,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김경근 부장검사)에 배당됐다.

    야권에서는 선관위가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앞서 문재인 캠프 출신으로 정치적 편향 인사라는 지적을 받던 조해주 선관위 상임위원은 3년간의 상임위원 임기 만료(24일)를 앞두고 사의를 표명했으나 문재인 대통령의 사표 반려로 선관위원직이 유지됐다.

    사표 반려에 따라 조 상임위원은 상임위원직은 내려놓지만, 비상임위원으로서 선관위원직을 유지하며 의결 사안과 관련해 표결하는 실무회의에 참석한다. 선관위원의 임기는 6년이지만, 관행상 상임위원을 맡은 선관위원은 임기 3년을 마치면 물러난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민주당이 야당 추천 문상부 후보자의 인준을 반대하는 이유가 국민의힘 당적 보유 전력 때문이라고 한다"며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조해주 위원은 문재인 대통령 후보 특보를 지냈고, 민주당이 2014년 추천해 임명된 이상환 전 선관위원은 민주당 당직자 출신이다. 내로남불도 이런 내로남불이 없다"고 꼬집었다.

    "문재인정부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방법까지 동원하며 중앙선관위를 장악하기 위한 속셈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한 이 대변인은 "꼼수와 편법으로 여당이 장악한 선관위, 대놓고 여당 편들기 하려는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 ▲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한 국민의힘 의원실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답변자료.ⓒ국민의힘 의원실
    ▲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한 국민의힘 의원실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답변자료.ⓒ국민의힘 의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