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북한 39호실·보위성 국경경비대 무역회사 등서 중국에 석탄 대량 밀수출하는 중”美전문가들 “북한, 외환보유고 감소 등 경제난 때문에 코로나 위험 무릅쓰고 석탄 수출”
  • 북한 항구에서 석탄을 선적 중인 중국 선박.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북한 항구에서 석탄을 선적 중인 중국 선박.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이 “중국의 전력난이 심해지면서 북한의 석탄 밀수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최근 북한이 서해상에서 불법환적 방식으로 중국에 석탄을 밀수출하고 있다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보도에 대한 논평을 하며 나온 이야기다.

    유엔 대북제재위 전문가 패널 “북한 석탄 밀수출, 대량수출 형태로 증가할 것”

    북한의 석탄수출은 2017년 8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에 의해 금지됐다. 대북제재위 전문가 패널은 지난 5일 공개한 보고서를 통해 “북한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에도 불구하고 지난 2월부터 5월 사이 최소 41차례에 걸쳐 36만 400톤의 석탄을 중국 지역으로 수출했다”고 추산했다.

    하지만 최근 북한의 석탄 밀수출 사례는 보고서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전문가 패널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해당 보고서는 지난 2월 6일부터 8월 3일까지 발생한 제재 위반 사례를 다루고 있어 현재 중국이 겪는 에너지난을 예측하지 못했다”고 방송에 설명했다.

    그는 이어 “북한처럼 석탄 수출에 의존하는 경제를 가진 공급자들은 중국 같은 시장을 찾으려 노력할 것”이라며 “따라서 올해 상반기 크게 감소했던 북한의 석탄 밀수출이 앞으로는 대량수출 형태로 증가할 것(bulk exports would increase)”이라고 전망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중국 전력난 틈타 석탄 수출 늘리는 북한 39호실·국가보위성

    중국은 지난 9월부터 극심한 전력난을 겪고 있다. 중국 전력을 담당하는 화력발전소들이 발전용 석탄을 구하지 못해 전력 공급에 차질이 생겼다. 중국 당국은 이미 폐쇄한 자국 내 탄광을 다시 열고, 세계 각국에서 석탄을 구하려 노력하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다. 여기다 지난 12일 중국 최대의 석탄 산지인 산시성에서 홍수가 발생, 70여 개 탄광이 채굴 불가 상태가 되면서 중국 내 석탄 가격은 나날이 폭등하고 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북한 외화벌이 기관들이 이런 전력난을 이용해 중국에 석탄을 밀수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평안북도 무역기관 간부 소식통은 “최근 노동당 39호실 산하 금강관리국 무역회사 선박이 용천군 진흥부두에서 실은 석탄을 야밤에 서해상을 통해 중국에 수출 중”이라며 “석탄은 서해 공해상에서 중국 선박에 환적하는 식으로 수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금강관리국 무역회사의 석탄 수출용 선박은 1000~2000톤급 규모다. 사나흘 간격으로 2~3척의 화물선이 출항하고 있다. 즉 한 번에 3000~5000톤의 석탄을 중국에 수출하고 있다. 북한이 중국에 수출하는 석탄 가격은 1톤당 50~60달러(약 5만9000~7만1000원)으로, 한 번에 최대 30만 달러(약 3억5600만원)를 벌어들인다는 계산이 나온다. 소식통은 “중국이 다른 나라에서 수입하는 석탄은 1톤당 200달러(약 23만 7600원)”라며 “북한산 석탄은 국제시세의 4분의 1 가격 정도에 중국에 팔리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방송에 따르면 국가보위성 산하로 편입된 국경경비대 무역회사들 또한 중국에 석탄을 팔고 있다. 평안북도 신의주의 무역회사 간부 소식통에 따르면, 국경경비대 무역회사들은 소형 선박에 석탄을 싣고 대낮에 중국으로 향한다. 배가 워낙 작아 미국의 인공위성에도 평범한 선박으로 보인다는 게 소식통의 주장이었다. 소식통은 “선박 5척이 각각 석탄 100톤씩을 싣고 중국에 간다면 한 달에 1만 t 이상(약 7억1200만원 어치)의 석탄을 수출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美전문가 “북한의 석탄 밀수출, 코로나 위험 감수할 정도의 경제난 때문인 듯

    미국 워싱턴 소재 씽크탱크 한미경제연구소(KEI)의 트로이 스탠가론 선임국장은 “외환 보유고 감소 등 경제난 때문에 북한 정권 차원에서 석탄 밀수출에 나서는 것일 수도 있다”며 “북한의 석탄 밀수출 증가는 코로나 위험도 감수하겠다는 북한 당국의 의지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분석관을 지낸 수 김 랜드연구소 정책분석관은 “북한의 유엔 제재 회피뿐만 아니라 중국이 이에 공모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정책분석관은 이어 “중국의 석탄 수요가 계속 증가하면 석탄 가격도 계속 상승할 수 있다”며 “석탄 밀수출로 북한이 벌어들인 외화가 불법 활동과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쓰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