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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제재 위반 美 암호화폐 전문가, 2018년 서울시와 대북사업 협의”

‘이더리움 전문가’ 버질 그리피스, 미국 대북제재법 위반 유죄 인정… 구금 20년형 받을 수도
그리피스 “암호화폐로 미국·유엔 제재 회피 가능”… 서울시엔 “북한에 이더리움 노드 만들자”

입력 2021-09-28 16:37 | 수정 2021-09-28 18:32

▲ 미국의 대북제재를 위반한 '이더리움' 전문가 버질 그리피스. 그가 자신의 트위터에 북한 비자라며 올린 사진이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수 년 전 북한이 유엔과 미국의 대북제재를 회피할 수 있도록 암호화폐 거래 체계를 만들어 주려 했던 미국인 전문가가 자신의 대북제재 위반 사실을 인정했다. 미국 검찰 자료에 따르면, 이 전문가는 북한에 암호화폐 연구시설과 거래 체계를 세우는 문제를 놓고 서울시와 협의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전했다.

美연방검찰 “암호화폐 전문가 버질 그리피스, 대북제재 위반 인정”

VOA 방송은 “암호화폐 전문가 버질 그리피스가 27일(이하 현지시간)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 미국의 대북제재법) 위반 공모 혐의와 관련, 유죄를 인정했다”는 뉴욕 남부 연방검찰의 발표를 전했다. 뉴욕 남부 연방검찰은 “그가 미국 의회와 정부가 북한에 가하는 제재를 훼손함으로써 미국의 안보를 위태롭게 했다”고 설명했다. 유죄를 인정함에 따라 그리피스는 최고 20년의 구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뉴욕 검찰에 따르면, ‘이더리움(비트코인을 베이스로 만들어진 알트코인 및 스마트 거래용 암호화폐 체계)’ 전문가인 그리피스는 2018년부터 북한에 ‘이더리움 노드(암호화폐 거래 서버)’를 만들어 주려 했다. 그라피스는 미국 국무부로부터 방북 승인을 받지 못했음에도 몰래 평양에  들어가 국제 암호화폐 컨퍼런스에 참석했고, 북한 당국자들을 위해 암호화폐 강의도 했다.

그리피스는 강의에서 “암호화폐는 유엔과 미국의 제재를 피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북한 측에 “암호화폐 기반이 되는 블록체인은 은행 업무와 거래의 독립을 허용한다는 점이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라며 “미국과 유엔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금전 거래를 막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더리움 관계자 추정 인물 “북한 내 이더리움 연구시설 설립, 서울시와 협의”

뉴욕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그리피스는 2018년 ‘이더리움’ 관계자로 추정되는 인물과 나눈 대화에서 ‘서울시장’을 언급했다. VOA 방송은 “그리피스가 북한에 ‘이더리움 노드’를 만드는 문제와 관련해 서울시의 도움을 받으려 한 정황이 있다”고 전했다.

2018년 8월17일 텔레그램 대화에서 그리피스는 “서울시장이 이전에 ‘북한에 (이더리움) 노드를 도달하게 하는 것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보낸 다른 메시지에서 그리피스는 “한국이 스스로 북한에 (이더리움) 연결 서비스를 제공하기를 원한다면 그건 전적으로 그들의 일이다. 만약 그들이 이와 관련해 우리에게 물어본다면 긍정적인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달 24일 메시지에서는 “한국에서는 그런 제재(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미국의 대북제재)를 위반하는 것이 허용되는 것 같다”고도 언급했다.

비슷한 시기 그리피스가 이더리움 관계자로 추정되는 인물과 주고받은 이메일에도 서울시 이야기가 나온다. 2018년 6월29일 이더리움 관계자로 추정되는 인물이 그리피스에게 보낸 이메일에는 “서울의 한 호텔에서 암호화폐 관련 행사가 열린다”며 서울시장·성남시장·SM엔터테인먼트 회장 등이 연사로 나선다고 강조했다. 

2018년 6월13일 제7회 지방선거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3선에 성공했고, 이재명 성남시장은 경기지사에 출마해 당선됐다.

이 인물은 또 서울시와 ‘이더리움 노드’ 구축을 협의했다며 “대화 중 (서울의) 이더리움 연구센터에 대한 지원과 북한에 (이더리움) 연구시설을 만드는 문제가 언급됐다”고 밝혔다. 이 인물은 그러면서 “100% 확정된 제안은 아니지만 그렇게 되도록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VOA 방송은 “상황을 종합하면 그리피스는 한국과 북한에서 암호화폐 사업을 추진했고, 이때 서울시장과 서울시 등의 도움을 받으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내년 1월 최종 공판받는 그리피스… 20년 구금형까지 가능

그리피스는 2019년 11월 미국 사법당국에 체포됐다. 무단 방북과 암호화폐 관련 강연 등 대북제재 위반 혐의였다. 그리피스는 이후 보석으로 풀려난 뒤 검찰과 법적 공방을 벌여왔다. 그리고 지난 7월 법원의 명령을 어기고 자신의 암호화폐 계좌에 접근하다 적발돼 보석이 취소되고 다시 구금됐다. 그리피스의 최종 공판은 내년 1월18일이다.

방송에 따르면, 대북제재 전문가인 조슈아 스탠튼 변호사는 “그리피스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북한을 돕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며 “그는 강한 정치적 견해를 가진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검찰 출신 정홍균 변호사는 “법정공방은 내년 1월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상황에 따라 감형될 수 있겠지만 그가 최고 형량인 구금 20년형 판결을 받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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