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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도서관 민주주의'… 도서관을 모르면 정치도 못 한다

현진권 국회도서관장이 전하는 도서관과 정치의 상관 관계

입력 2021-09-17 17:03 | 수정 2021-09-17 17:19
"도서관을 모르면 정치도 못 한다"

대한민국은 '정치의 계절'이 아니었던 적이 없다. 선거가 끝나면 또 성큼 다가오는 선거. 정치는 더 이상 남의 이야기도 아니다. 내 삶을 강하게 파고드는 것이 바로 정치다. 주변에 정치 지망생, 정치 관련 업종 종사자도 수도 없이 많다.

'도서관 민주주의(도서출판 살림 刊)'의 저자는 이렇게 강조한다. "도서관을 모르면 정치도 할 수 없다." 이것은 도서관의 중요성을 과장하기 위한 수사가 아니다.

실제 지역구 국회의원이나 지방의회 의원, 지방자치단체장에게 도서관은 절대 쉽게 볼 수만은 없는 핵심 지역사업 중 하나다. 좋은 도서관 하나 짓느냐 마느냐에 다음 당선이 달렸다. 왜 우리 동네에는 도서관이 없느냐는 불만을 쉽게 지나쳤다가는, 유권자의 처절한 '응징'이 기다린다. 그런 의미에서 도서관은 정치인의 필수 경쟁 아이템이다.

'도서관 민주주의'는 이 같은 도서관과 정치의 '불가분 관계'를 흥미롭게 풀어낸다. '몰(Mall)세권'과 '숲세권'이 그랬듯이 이제는 '도세권'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물론 '공공도서관'을 무한정 많이 지을 수만은 없다. 하지만 낙담하긴 이르다. 저자는 새로운 길을 제시한다. 정부 예산을 받아 좋은 도서관을 짓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이 저자의 조언이다. 이것이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인지도 모른다.

카네기멜론대학교에서 수학한 저자에게 '강철왕' 카네기가 세운 도서관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위대한 기업가가 사재를 출연해 우뚝 세운 도서관은 그 지역민들의 길을 밝혔다. 공(公과) 사(私)를 무 자르듯 하는 시대착오적 이분법을 가뿐히 뛰어넘자는 저자의 놀라운 제안은 이 책을 시종일관 관통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개인과 기업도 얼마든지 공공도서관을 세울 수 있다는 본질을 끊임없이 이야기해준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2022 지방선거 출마자들의 '필독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서관은 정치인에게 매력적인 상품"

대한민국 대표 공공도서관인 국회도서관을 이끌고 있는 저자는 전국의 수많은 도서관을 다니며 왜 이토록 좋은 도서관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는지 스스로 질문을 던져봤다. 경제학자로서 정책 싱크탱크 대표를 맡는 등 정치사회 전반을 두루 익힌 저자는 도서관의 눈부신 진화와 발전의 원동력을 민주주의라는 정치의 본질과 경제학적 원리에서 찾았다.

유권자에게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발버둥치는 정치인에게 도서관만큼 매력적인 '상품'은 없다. 저자는 좋은 도서관 하나로 지역구에서 박수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정치인들이 앞 다퉈 개성과 철학이 뚜렷한 공공도서관을 짓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저자는 전국 열 곳의 공공도서관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면서 공공도서관이 시민의 삶과 문화 속으로 거침업이 파고들어가고 있는 현실을 생생하게 중계하고 있다.

공공도서관만이 도서관의 전부는 아니다. 저자는 '공공선택론'이라는 학문적 이론에 기반, 도서관의 다양한 패러다임을 제시하면서 우리의 고정 관념을 깨주고 있다. 민간에서도 얼마든지 공익에 기여하는 공공도서관을 만들 수 있으며 누군가의 기부와 소액 후원 등으로 운영되는 도서관들은 이 사회를 한 단계 발전시키는 멋진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익을 추구하는 인간의 경제적 행위가 결과적으로 공익을 증진시킨다는 아담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이 바로 도서관의 획기적 변신을 통해 확인되고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도서관과 민주주의는 같이 간다"

더 좋은 도서관이 많이 생기길 바라는 저자는 그 진정성을 꾹꾹 눌러 담아 도서관 민주주의를 주창한다. 특별한 의미 없이 거액의 사재를 출연하는 기계적 사회공헌 대신, 저자는 도서관을 통해 지역 사회를 변화시키는 사회공헌을 제안한다. 교통사고로 딸을 잃어야 했던 부모가 그리운 딸의 이름을 붙여 도서관을 짓는 아름다운 모습에서 저자는 커다른 감동을 느꼈다.

그러면서 저자는 정치지망생들에게 호소한다. 좋은 도서관이야말로,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좋은 방법일 뿐만 아니라, 이 세상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올바른 정치의 길일 수 있음을 말이다. 그리고 유권자에게도 설명한다. 더 훌륭한 도서관을 만들어달라고 당당히 외치는 것이 바로 더 나은 정치에 대한 요구임을.

저자는 "도서관과 민주주의는 같이 간다"는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부 장관의 말을 특별히 좋아한다. 앞으로 '도서관 민주주의'는 하나의 개념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고, 도서관이 민주주의를 끌어 올리면, 다시 민주주의가 도서관을 업그레이드시키는 선순환이 반복될 것이라고 저자는 단언한다.

저자는 "이 책이 부디 국민이 더 좋은 도서관을 더 많이 누릴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는데 기여하기를 바란다"며 "우리 정치가 도서관 경쟁을 통해 더욱 성숙해지고 그렇게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도 함께 발전하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 저자 소개

현진권 = 저자는 인생을 세 단계로 본다. 태어나서 30년 동안 공부만 했기에 가방끈이 길다. 최종 학위는 미국 강철왕 카네기가 만든 카네기 멜론 대학에서 박사를 받았다. 두 번째 단계는 배운 지식을 활용한 시기다. 학계경력으로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와 전공분야인 한국재정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연구경력으론 한국조세연구원,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을 지냈다. 아울러 자유경제원 원장을 역임했으며, 전 세계 자유주의 학자들의 모임인 몽페를린 소사이어티 회원이다. 저자는 인생의 세 번째 단계를 사회봉사 기간으로 보고, 국회도서관장 이후 어떤 삶을 살지 고민 중이다. 출간한 저서로는 '용어전쟁', '사회적이란 용어의 미신', '복지논쟁', '피케티의 21세기 자본 바로 읽기', '포퓰리즘의 덫', '사익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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