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정 "늘 하던 일 했을 뿐인데, 과분한 칭찬… 감사하다"스티븐 연 "윤여정만큼 자신감 있는 사람 본 적 없어… 존경한다"
  • 지난 4월 25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유니언스테이션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레드카펫 행사에 참여한 윤여정. ⓒ스플래시뉴스닷컴
    ▲ 지난 4월 25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유니언스테이션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레드카펫 행사에 참여한 윤여정. ⓒ스플래시뉴스닷컴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시상식(Academy Awards, OSCAR)'에서 연기상(여우조연상)을 수상한 관록의 배우 윤여정(75·사진)이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TIME)'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The 100 Most Influential People of 2021)'에 뽑혔다.

    매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을 선정·발표해온 타임은 현지시각으로 15일 올해를 빛낸 저명 인사 100명 가운데 한국 배우 윤여정과 한국계 미국인 배우 스티븐 연(Steven Yeun)을 호명했다. 윤여정은 거물(Titans) 부문에, 스티븐 연은 예술가(Artists)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두 사람은 리 아이작 정(Lee Isaac Chung, 한국명: 정이삭) 감독이 연출한 영화 '미나리(Minari)'에서 각각 조연과 주연으로 열연을 펼쳐 전 세계 영화인들의 주목을 받았다.

    스티븐 연 "처음 본 순간부터 자신감·자의식 높은 윤여정에 매료"

    윤여정은 자신이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선정됐다는 소식에 "늘 하던 일을 했을 뿐인데, 과분한 칭찬을 받은 한해였다"며 "나보다 훨씬 훌륭한 분들과 같이 이름을 올리게 돼 영광으로 생각한다"는 소감을 소속사를 통해 밝혔다.

    윤여정과 함께 이름을 올린 스티븐 연은 '타임' 홈페이지를 통해 "여태껏 윤여정만큼 자신감 있는 사람을 만난 적이 없다"며 "지금까지 접한 모든 것 가운데 특별한 존재인 그녀를 팬으로서 존경한다"고 말했다.

    스티븐 연은 "윤여정을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녀의 존재감에 완전히 매료됐다"면서 "그녀의 자신감은 깊은 자아 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그녀의 존재 자체가 자신을 가두려는 상자들에 대한 저항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윤여정은 사회적 통념과 기대치를 깨뜨리는 일부터 인간적인 캐릭터를 완벽하게 연기하는 일까지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왔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윤여정, 한국인 중 14번째로 '타임지 100인' 선정

    올해 타임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해리 왕자 부부, 애플 최고경영자 팀 쿡, 야구 선수 오타니 쇼헤이, 가수 브리트니 스피어스 등 전 세계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저명 인사들이 포함됐다.

    타임이 2004년부터 매년 선정한 이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한국인은 이번에 영예를 안은 윤여정을 포함해 총 14명에 불과하다.

    2004년에는 황우석 교수팀과 이종욱 제6대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100인 가운데 포함됐고, 2005년에는 故 이건희 삼성 회장이 선정됐다. 2006년에는 가수 비와 김용 미국 다트머스대 총장이, 2010년에는 피겨 스케이팅 선수 김연아가 100인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고, 2011년에는 가수 비가 2006년에 이어 또다시 등재됐다.

    2013년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2018년에는 문재인 대통령, 2019년에는 이회성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의장과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이 100인으로 선정됐다. 지난해에는 정은경 질병관리청장과 '기생충'을 연출한 봉준호 감독이 이름을 올렸다.

    ◆ 스티븐 연이 '타임' 홈페이지에 올린, 윤여정에 대한 추천사 전문

    It’s not easy to write about someone you admire. Part of my admiration for YJ is that she would refuse and reject any sort of lionizing. She embraces being human. Imperfectly perfect.

    The first time I ever met her, I was so drawn in by her presence. It required your full attention. It forced you into the moment. I’ve rarely met people with her level of confidence—it feels like a confidence born from a deep sense of self. I think it’s easy to say that she might have attained this through age, but those who know of Youn Yuh Jung’s career and life would know that her entire existence has been a protest against the boxes that tried to trap her. From navigating and breaking through societal expectations to playing fully realized (and deeply human) characters on the screen, she has forged a path that only she could have. I am a fan not just because of her acting prowess but because she has been a singularly unique presence in everything I’ve ever seen her do.

    For the world to know her better, following her Oscar-­winning performance in our film Minari, makes me happy for the world. That we all might receive a genuine person: one who isn’t afraid to tell the truth, and who does so with a care and grace that connects with everyone.

    (번역) 존경하는 사람에 대해 글을 쓰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제가 윤여정을 존경하고 동경하는 이유 중 하나는 그녀가 누군가로부터 떠받들어지는 것을 거부한다는 점입니다. 그녀는 자신이 불완전한 인간이라는 점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저는 윤여정의 존재감에 완전히 매료됐습니다. 저는 여태껏 그러한 자신감을 가진 사람을 만난 적이 거의 없습니다. 그것은 깊은 자아 의식에서 생겨난 자신감처럼 느껴졌습니다.

    누군가는 나이가 들어 그런 지경에 이르렀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윤여정의 경력과 인생을 아는 사람이라면 그녀의 존재 자체가 자신을 가두려는 상자들에 대한 저항이었다는 것을 알 것입니다.

    방향성을 찾거나 일종의 사회적 기대치를 깨뜨리는 일부터 스크린에서 완벽히 구현된, 인간적인 캐릭터를 연기하는 일까지 그녀는 자신만이 할 수 있는 길을 개척했습니다. 저는 그녀의 연기력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본 모든 것 가운데 그녀가 특별한 존재였기에 팬이 됐습니다.

    영화 '미나리'로 오스카상을 수상한 그녀의 연기에 이어 전 세계가 그녀를 더 잘 알 수 있게 돼 행복합니다.

    [사진 제공 = SplashNews (www.splashnews.com 스플래시뉴스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