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으로 바꾼 개발방식… 이 지사 재선 후 다시 공영으로 전환
  • ▲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5일 오후 청주 CJB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충북·세종 순회경선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5일 오후 청주 CJB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충북·세종 순회경선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18년 도지사 선거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까지 가는 데에 빌미가 됐던 '성남시 대장동 개발' 관련 논란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당시 선거에서 이 지사는 자신이 주도한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발생한 5500억원의 이익을 시민 몫으로 확보했다는 내용의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됐다가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주간조선에 따르면 최근 성남시 안팎에선 이 사업에 참여한 주요 주주 사이에서 불분명한 자금이 오갔다는 의혹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이 개발사업에 참여한 신생 시행업체는 불과 5000만원을 출자해놓고 매해 수백억원의 순이익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민간 손에 넘어간 개발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성남 판교대장 도시개발사업)은 성남 분당구 대장동 일원 92만467㎡(약 27만8000평)를 개발하는 1조1500억원 규모의 사업이었다. 2005년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개발사업 주체로 결정되면서 공영 개발방식을 취했으나 정치권의 압박으로 개발방식이 민영으로 바뀌었다.

    이 지사는 2014년 성남시장 재선에 성공한 후 사업을 다시 공영 개발로 전환했다. 다만 이 지사는 공공에서 전적으로 책임지는 방식이 아닌 성남도시개발공사와 민간 사업자가 공동출자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개발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보통 이런 사업의 경우 출자자들이 설립된 SPC의 지분을 나눠 갖고 개발을 진행한다. 이 사업에선 '성남의뜰'이란 컨소시엄이 시행사로 선정돼 2015년 7월 SPC로 설립됐다. 하지만 이 SPC는 비슷한 사업을 하는 다른 SPC와 달리 우선주와 보통주를 나눠서 주주 구성을 했다.

    '성남의뜰' 감사보고서 등에 나와 있는 주주 명부를 보면 우선주는 성남도시개발공사(53.77%)와 하나은행(15.05%), KB국민은행(8.6%), 기업은행(8.6%) 등 금융사들이 나눠 가졌다. 보통주의 주주는 부동산개발업체인 ‘화천대유자산관리’(이하 화천대유·14.28%)와 SK증권(85.72%)이었다.

    경쟁입찰한 민간 시행사들과 달리 직접 취득한 화천대유

    주목해야할 점은 화천대유라는 업체다. 이 회사는 2015년 2월 성남시에서 대장동 개발 관련 민간 사업자 공모를 냈던 시기에 설립됐다. 감사보고서상 출자금은 4999만5000원. 2015년 3월 '성남의뜰'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자, 화천대유는 자회사 '천화동인 1~7호'를 6월에 설립했다. 

    이후 화천대유는 사업 추진 과정에서 개발지구 내 일부 용지(공동주택용지 A11·A12, 연립주택용지 B1 등 5개 블록)를 시행사 격으로 '직접 취득'했다. 대게 민간 시행사들은 '경쟁입찰'을 통해 배분받는 것과 달랐다.

    화천대유는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등과 해당 용지에 대한 시공계약을 맺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화천대유 매출액은 2017년 18억원에서 2020년 6970억6368만원으로 급증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2017년 16억3789만원의 적자를 기록하다 2019년 흑자전환 후 2020년 1479억7683만원으로 늘었다. 당기순이익도 2017년 226억1122만원 적자를 보이다 2019년 흑자전환 후 2020년 1733억9471만원으로 증가했다.

    직원 수 16명인 화천대유… 단기간 막대한 수익 올려

    현재 화천대유 직원 수는 16명이다. 실적으로만 보면 화천대유는 동종업계(아웃소싱·기타)에서도 눈에 띈다. 업계 2위인 고려대학교산학협력단과 3위인 포스코휴먼스 직원 수가 모두 400명 이상이란 점을 비교하면 적은 직원 수로 단기간에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

    화천대유가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데는 '성남의뜰' 주주 배당금이 관련돼 있다. 화천대유는 2019년과 2020년에만 '성남의뜰' 배당금으로 각각 270억원, 639억원을 수령했다. 모두 909억원이다. 5000만원도 안 되는 금액을 출자한 회사가 수천 배에 달하는 배당금을 가져간 것이다. 자회사인 천화동인 1호는 2019년과 2020년 매출액은 전무했지만 당기순이익은 각각 446억6613만원, 401억5348만원을 기록했다.

    화천대유가 가파른 성장을 하는 세 '성남의뜰' 전체 실적은 크게 줄었다. 매출액은 2018년 1조187억원에서 2020년 5082억원으로 절반 이상 급감했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3818억원에서 726억원으로 줄었다. 당기순이익 또한 3825억원에서 766억원으로 급감했다. 

    성남의뜰 "화천대유 컨소시엄에 들어온 건 역할이 있었기 때문"

    이와 관련해 성남의뜰 측은 시 요구에 따라 적법한 절차를 거쳐 참여했다는 입장이다. 주간조선에 따르면 성남의뜰 관계자는 "화천대유가 우리 컨소시엄에 들어왔던 건 나름의 역할이 있어서였다. 다들 재무적투자자(FI) 성격의 금융사였다. 부동산 관련 업자나 감정평가사 등 사업을 관리할 주체가 필요했다. 이에 관련 전문가를 채용해 만든 법인이 화천대유였다. 당시 3개 컨소시엄이 공모에 참여했고 평점표 결과에 따라 우리 컨소시엄이 시행사로 선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주간조선 기자와의 대화에서 "제조업처럼 생산설비를 갖춘 게 아니다 보니 각 사 출자금이 적게 들었다. 출자자를 보통주·우선주 주주로 나눈 건 공모 요건에 따른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