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선진국 반열에 들 수 있는 산업화와 '정신적 토대' 만들어"尹의 '모스크바' 실언엔… "대구시민들이 공산주의자라는 인상 심어"
  • ▲ 6일 경상북도 구미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최재형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지지자들을 향해 두 손을 들어올려 인사하고 있다.ⓒ손혜정 기자
    ▲ 6일 경상북도 구미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최재형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지지자들을 향해 두 손을 들어올려 인사하고 있다.ⓒ손혜정 기자
    최재형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6일 박정희 전 대통령 구미 생가를 찾아 '박정희 정신'을 강조했다. 이날 박 전 대통령 구미 생가를 찾은 그는 "국가의 미래를 바라보는 혜안으로 대한민국 발전의 기초를 든든히 만드신 박정희 대통령님의 애국·애민정신을 더욱 발전시키겠습니다"라고 방명록에 글을 남겼다.

    최 예비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을 촉구하면서도 탄핵의 당위성과 관련해서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탄핵의 절차에는 흠결이 있을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최재형, 구미 박정희 생가 찾아 '박정희 정신' 강조

    최 예비후보는 이날 오전 국민의힘과 우파 진영의 핵심 텃밭인 대구·경북(TK) 지역을 방문해 본격 표심 몰이에 나섰다. 첫 행선지는 경북 구미시 상모동의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였다.

    현장에선 지역 시민들과 'J형 팬클럽' 경북 의성군지부 회원들, 지지자, 유튜버 등이 몰려 혼잡을 빚기도 했다. 생가 입구 곳곳에는 "박정희 정신을 이어가실 최재형 후보님 생가 방문을 환영합니다" 등의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또 한 매대에 놓여 있던 <이 시대가 최재형을 부른다>는 책도 눈길을 끌었다. 이 책의 저자 김재헌씨는 "최 예비후보와 개인적 인연은 없다"고 말했다.

    최 예비후보는 현장에 동행한 김용판(초선·대구 달서병)·김영식(초선·경북 구미을)·정경희(비례)·김미애(초선·부산 해운대을)·박대출(3선·경남 진주갑) 등 현역 의원들과 추모관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내외를 참배한 뒤 생가를 둘러보았다. 외부에선 "국민의힘은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라. 죄 없는 박근혜 대통령 석방하라" 등 열성 지지자들의 목소리가 나왔다.

    생가 방문을 마친 최 예비후보는 취재진과 만나 "새마을운동을 통해 우리 국민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 '우리도 잘 살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셔서 우리 국민들이 오늘날 선진국 반열에 이를 수 있는 정신적 토대를 닦아주셨다"며 "박정희 대통령이 이 나라에 남겨준 큰 업적을 기리고 추모하는 뜻에서 생가를 방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당시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 경제가 농업 중심으로 가야 한다고 얘기할 때 우리나라의 미래, 중화학공업 수출산업 주도로 가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이 나라의 산업화를 이뤄내 탄탄한 기초를 닦으셨다"고 높게 평가했다.

    '역량 부족' 논란 의식했나… "박정희 업적은 '인재 등용'"

    최 예비후보는 "준비되지 않았다"는 당 안팎의 혹평을 의식한 듯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인재 등용'을 강조하며 현 정권 비판에 나섰다. 그는 자신에 대한 비판과 관련해서도 '적재적소 인재 등용론'으로 응수하고 있다. 최 예비후보는 "박정희 대통령은 각 분야의 최고의 인재들을 잘 쓰셔서 산업화 기초를 닦았다"며 "그러나 지금 이 문재인 정부는 인재보다 자기 진영 사람들을 써서 우리나라 정책이 제대로 수행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석방을 요구하는 지지자들의 목소리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 통합을 원한다면 오늘이라도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의 용단을 내려야 한다"며 "자기 진영 사람들 눈치를 보지 말고 국민 대통합이라는 국가적인 대통령 책무를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 예비후보는 '탄핵 부당론'에 선을 그었다. 그는 "우리 헌법 체계 안에서 헌법재판소의 결정이고 법률적으로 그 결과를 존중할 수밖에 없다"며 "탄핵 결정에 대해 자꾸 과거를 묻고 과거에 대한 의견을 가지고서 나라를 또 분열시키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일축했다.

    시민들이 최 예비후보를 향해 "대통령에 당선되면 박근혜 대통령 석방하시겠나"라고 강하게 묻자 "저는 지금 당장이라도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면을 촉구한 사람"이라고 답했다. 또 이들이 "역사를 바로 세우겠나"라고 따져묻자 "바로 세워야 한다"고 했다.
  • ▲ 최재형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6일 경상북도 구미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했다.ⓒ사진=최재형 캠프
    ▲ 최재형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6일 경상북도 구미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했다.ⓒ사진=최재형 캠프
    박정희와의 인연 강조… "부친이 가까이서 朴 모셔"

    최 예비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하며 '박정희 향수'로 지지자들의 반향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그는 "저희 선친께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시절에 2년동안 총비서관으로 가까이에서 모신 개인적인 인연이 있다"며 "어렸을 때 연말에 청와대에서 비서관들이 모여 연말 파티 할 때 청와대에 가서 함께 즐겼던 기억이 있다"고 했다. 최 예비후보의 부친 고 최영섭 예비역 해군 대령은 1962년 국가재건최고회의 총무수석비서관으로 근무하며 박정희 당시 의장을 보좌했다.

    이후 경북 칠곡군의 왜관시장을 방문해 지역 민심을 살펴본 최 예비후보는 이후 대구광역시 동구의 국립신암선열공원을 참배, '호국행보'를 이어갔다.

    이어진 대구·경북 언론간담회에서도 지역 민심 다지기에 적극 나섰다. 최 예비후보는 국민의힘 경북도당에서 가진 지역 신문 간담회에서 대구·경북통합신공항과 관련해 "특별법을 만들어서라도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또 '대구 스마트시티' 건설과 관련해서도 "제한을 풀어 광범위한 개발을 적극 검토하고 국가 지원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줄곧 '청년 미래'를 강조해온 최 예비후보는 이날 삼성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찾아 지역의 청년 CEO와도 간담회를 갖고 청년 창업의 애로 사항과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최 예비후보는 간담회 후 청년 CEO로부터 청취한 이야기 중 발전시키고 싶은 내용이 있냐는 질문과 관련 "시니어들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많은 경험을 갖고 있는 기업과 (스타트업 간의) 연결시스템을 잘 만들면 창업할 때 도움받을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했다. 또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특단의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해보겠다"고 덧붙였다.

    최 예비후보는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대구를 "한국의 모스크바"라고 빗댄 표현에 대해선 "취지는 당시 대구 지역을 높여주는 의미였을 거라고 이해한다"면서도 "그러나 모스크바는 공산주의·사회주의의 상징인데, 대구를 이끌어가는 분들이 공산주의자·사회주의자라는 인상을 주는 건 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구시민들에게는 굉장히 받아들이기 힘든 발언이지 않았나"라고 부연했다.

    "박근혜 탄핵, 헌재 결정 존중… 절차엔 흠결있을 수 있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적정성에 대한 질문이 계속되자 최 예비후보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갖고 문제를 만드는 건 국민이 새로운 미래통합으로 가는 것을 방해하는 프레임"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최 예비후보는 탄핵 절차에 대해서는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탄핵 프로세스에 있어 국회의 최조 탄핵 소추 사항이 있는데 이후 헌재가 탄핵 결정을 하면서 사유를 좀 바꾸지 않았나"라며 "그 부분에 대해서는 국민적 견해가 갈린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탄핵 사유가 많이 바뀌었으면 그 내용을 가지고 국회에서 다시 한번 탄핵에 대해 '이렇게 바뀐 내용도 탄핵 소추해야 하나' 물어봤어야 한다는 정도"라고 탄핵 절차에 일부 흠결이 있다는 견해를 보였다.

    대구·경북 지역을 찾은 소감에 대해서는 "전체 시민들이 다 나온 것은 아니지만 대구 지역 시민들이 정권 교체에 대한 강한 열망을 가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최 예비후보는 당초 이날 오후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해 지역 상인·주민들과 교감을 나눌 계획이었으나 시장의 코로나 확진자 발생 사태로 일정이 취소됐다. 최 예비후보는 서문시장 상가연합회 임원과 소규모 간담회를 갖고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위축된 시장 경제 상황과 전통시장 경쟁력 제고 방안 등을 논의했다.

    한편, 2박3일간의 영남권 방문 일정을 이어가고 있는 최 예비후보는 이날 저녁 대구 경북 청년들과의 간담회를 이어갔다. 7일에는 경북 경주 월성 원전 1호기 등을 둘러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