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호 의원 "경문협,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위반" 우려"지자체 남북협력기금에서 수원시 2억3000만원, 광주시 1억9000만원 지원""경기 고양시 '만수대창작사 작품 전시회' 2000만원에 비해 너무 많다" 지적중국서 북한 미술품 구입… 경문협 "중국 수집가 작품 구매" 문제 없다
  • ▲ 경문협은 최근 자체적으로 소유한 북한 미술품으로 지방순회 전시회를 열고 있다. ⓒ경문협 홈페이지 캡쳐.
    ▲ 경문협은 최근 자체적으로 소유한 북한 미술품으로 지방순회 전시회를 열고 있다. ⓒ경문협 홈페이지 캡쳐.
    북한 선전매체의 저작권료를 대신 받아 북한에 전달하는 민간단체인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대표 임종석, 이하 경문협)’이 최근 자신들이 소유한 북한 미술품으로 지방 순회 전시회를 열면서 경기도 수원시와 광주광역시로부터 억대 지원금을 받았다고 국민의힘 지성호 의원이 4일 문제를 제기했다. 

    경문협은 같은 날 "문제가 될 부분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경문협의 북한 미술품 전시회에 2억3000만원 지원한 수원시

    지 의원은 4일 “경문협이 최근 경기도 수원시, 광주시와 함께 북한 미술품 지방 순회 전시회를 열고 있다”면서 “이 전시회의 총괄기획은 통일교육원 소속 교수가 했는데, 공동주최한 수원시와 광주시가 지자체 남북협력기금에서 억대의 자금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지 의원은 “수원시는 전시회에 2억3000만원을, 광주시는 1억9000만원을 지자체 남북협력기금에서 지원했다”면서 “한 민간단체 소유의 만수대창작사 작품을 전시했던 경기 고양시 전시회에는 2000만원이 들었는데, 경문협이 소유한 북한 미술품을 지자체에서 전시하는 데 회당 억대의 남북협력기금을 지원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여론이 있다”고 지적했다.

    지 의원은 특히 수원에서 열린 전시회 때는 임종석 경문협 이사장을 비롯해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이종걸 대표상임의장, 더불어민주당 김영진 의원(수원을), 열린민주당 최강욱 의원, 통일교육원 백준기 원장, 통일교육원 박계리 교수, 염태영 수원시장(더불어민주당) 등이 참석한 사실에 주목했다.

    전시회의 북한 미술품, 모두 경문협이 중국서 사들인 작품

    경문협이 홈페이지에 홍보한 내용을 보면, 수원에서는 지난 6월29일부터 7월18일까지 남북 미술 사진 기획전 ‘약속’을 열었고, 이어 광주에서 지난 7월27일부터 8월18일까지 같은 제목의 전시회를 진행 중이다. 

    경문협은 “이 전시회는 경문협과 남북교류협력지방정부협의회와 공동으로 진행 중”이라고 소개했다.

    지 의원은 “경문협이 중국에서 북한 미술품을 구입한 것 자체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위반이 아닌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1718호, 1874호, 2087호, 2270호는 유엔 회원국들에 “대북제재 대상에 외부에서 자금이 흘러 들어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대북제재 대상인 만수대창작사뿐만 아니라 북한정권이 수출한 미술품은 구매하면 안 된다는 뜻이다.

    김정은 일가의 비자금을 관리하는 북한 노동당 39호실 산하 선박무역회사 부사장으로 근무하다 탈북한 이현승 씨는 4일 미국의소리(VOA) 방송과 인터뷰에서 “북한의 모든 미술가와 미술품은 당국에 의해 관리된다”며 “만수대창작사 미술품 수입은 모두 김정은에게 전달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 ▲ 경문협이 현재 광주광역시에서 진행 중인 북한 미술품 전시회 포스터. ⓒ경문협 홈페이지 캡쳐.
    ▲ 경문협이 현재 광주광역시에서 진행 중인 북한 미술품 전시회 포스터. ⓒ경문협 홈페이지 캡쳐.
    경문협 “지원금, 지자체가 알아서 출연한 금액… 작품도 평양미대 교수 것”

    지 의원의 지적과 관련해 경문협은 “문제가 될 부분이 없다”고 4일 밝혔다. 경문협 관계자는 통화에서 “북한 미술품 순회 전시회는 우리가 단독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수원시와 광주시 등 해당 지자체와 공동주최하는 것”이라며 “수원시와 광주시가 행사에 동참하면서 자체적으로 산정해서 출연한 돈”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미술품의 구매 과정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경문협 관계자는 강조했다. “전시 미술품은 우리가 중국에 가서 구매한 것이 아니라 해당 작품을 갖고 있던 중국의 미술품 수집가로부터 사들인 것”이라고 밝힌 이 관계자는 “전시한 작품 또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대상인 만수대창작사 작품이 아닌 평양미대 교수들의 것이어서 문제가 될 것이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