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해부대 코로나귀국… "초유의 '대리운전 귀환' 국가적 망신" 김기현 황교안 안철수 강력비판
  • ▲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해군 청해부대가 해외파병 임무 수행중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전원 귀국하게 되자 "우리 군이 나름대로 대응했지만 국민의 눈에는 부족하고 안이하게 대처했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다"며 군을 질책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이런 비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면서 치료 등 조치에 만전을 기하고, 다른 해외파병 군부대까지 다시 한번 살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청해부대 34진 부대원 중 82%가 코로나19에 감염돼 전투력 손실이 발생한 사태와 관련해 국군통수권자로서 사과하는 메시지는 없었다.

    문 대통령은 "청해부대원들이 충실한 치료를 받고 조속히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주기 바란다"며 "애가 타는 부모님들에게도 상황을 잘 알려서 근심을 덜어줘야 할 것"이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차제에 우리 공관 주재원 등 백신 접종의 사각지대에 놓인 국민들의 안전대책도 함께 강구해 주기 바란다"면서 "우리 장병들의 안전이 곧 국가안보라는 생각으로 코로나 방역에 만전을 기해 주기 바란다"고 거듭 당부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에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우리 장병들의 건강을 세심히 챙기지 못해 대단히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서욱 국방부장관도 "청해부대 장병 및 가족 여러분들과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머리를 숙였다.

    성일종 "朴정부 때 메르스 사과 요구, 文에 돌려드린다"

    야권에서는 문 대통령의 직접사과를 요구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며 "(2015년) 메르스 사태 때 (문재인) 대통령께서 '정부가 슈퍼 전파자이고 정부의 무능이 그대로 나왔다. 메르스 사태를 야기한 박근혜정부가 진심 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고 요구하지 않았냐. 그걸 그대로 돌려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청해부대 사태와 관련 "대통령이 국민 앞에 나와서 직접 기자회견을 하면서 총체적 방역 실패에 대하여 정중하게 대국민 사과를 하는 것이 당연한 도리"라며 "감염병으로 작전을 중단하고 전원 퇴함하는 초유의 '대리운전' 귀환작전이 펼쳐지고 국가적 망신"이라고 질타했다.

    야권 대선주자들도 문 대통령 책임론을 제기했다.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상황에 대한 대처도 못하고 그 흔한 변명 한마디 없다"며 "실무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무책임하고 비겁한 행태"라고 비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당 회의에서 "대통령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즉각 못난 정부 때문에 코로나19에 감염돼 고생하는 장병들에게 공개사과하라"며 "언제부터 국가안보의 기본인 군 장병이 백신 접종의 사각지대가 될 정도로 대한민국이 허술하고 허접한 나라가 됐느냐"고 힐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