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병 장병들에게 백신 접종도 안 했나” 문재인정부 국방부·합참에 비난 쇄도2일부터 증상자 나왔지만 10일간 감기약만… 청해부대 파병 후에도 백신 안 보내
  • ▲ 현재 청해부대 34진을 맡고 있는 해군 구축함 문무대왕함.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현재 청해부대 34진을 맡고 있는 해군 구축함 문무대왕함.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코로나19가 발병한 해군 청해부대 34진 부대원 전원이 이르면 이번 주말 공군 수송기 편으로 귀국할 예정이라고 군 소식통이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회의에서 이 문제를 언급한 뒤 내려진 조치다. 그러나 온라인에서는 문 대통령을 향한 비난이 빗발쳤다.

    청해부대원들은 출항 전 코로나 백신을 맞지 못했다. 청해부대를 비롯한 해외파병 부대에 코로나 백신을 단 한 개도 보낸 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난 국방부는 16일 관련 보도에 “유감스럽다”는 견해를 내놨다.

    문 대통령 “공중급유수송기 급파” 지시한 날 “청해부대 전원 곧 귀국”

    해군 청해부대 34진 부대장 김동래 대령(문무대왕함 함장)은 15일 부대원 가족들에게 ‘확진 여부와 관계없이 부대원 전원을 조기 귀국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김 대령은 “군은 다수의 코로나 확진자 발생 가능성을 고려해 부대장을 포함한 부대원 전원을 공군 수송기로 귀국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최대한 빨리 부대원들을 귀국시키려 노력 중이며 7월19~25일  귀국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공군 수송기로 청해부대 장병들을 귀국시키려면 우선 현재 문무대왕함이 정박한 항구에서 인근 공항까지 장병들을 수송해야 한다. 또 귀국한 승조원들을 대신해 문무대왕함을 한국까지 운항해올 대체인력도 현지로 보내야 한다. 

    정부는 이를 위해 현지 공관을 통해 해당국 정부와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일부터 증상자 나왔지만 열흘 동안 감기약만”… 합참 뒤늦게 환자들 상태 전해

    합동참모본부는 15일 “청해부대에서의 집단감염 징후는 지난 10일부터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청해부대에서 들려오는 이야기는 달랐다. 

    MBC 등에 따르면, 현재 아프리카 해역에서 작전 중인 청해부대는 지난 6월28일부터 7월1일까지 물자 조달을 위해 인근 국가에 기항했다. 이때 간부들을 비롯해 청해부대 장병들은 현지 인력과 여러 차례 접촉했다고 한다.

    첫 감기 증상자는 이튿날인 7월2일 나왔다. 하지만 청해부대 의료진은 코로나 간이검사(항체검사)나 PCR 검사를 하지 않고 감기약만 준 것으로 알려졌다. 감기 증상자가 나날이 늘었지만 부대 의료진은 열흘 동안이나 감기약 처방만 했다고 한다. 

    7월 10일 의료진은 감기 증상을 보이는 대원 40여 명을 대상으로 정확도가 낮은 코로나 간이검사만 했다. 결과는 모두 음성이었다.

    청해부대는 13일에야 인접국의 도움으로 PCR 검사를 했다. 6명이 코로나 확진판정을 받았다. 이들 가운데 1명은 중증 폐렴 증세를 보여 인근 국가 병원으로 후송됐다. 코로나에 감염되면 보이는 중증 증세 가운데 하나가 폐렴이다. 

    이 같은 청해부대 의료진의 조치, 본국 수뇌부의 대응을 두고 국민들은 기사 댓글에 분노를 쏟아냈다.
  • ▲ 화이자 백신을 옮기는 모습. 지난 6월 이전까지 화이자 백신 수송 및 보관에는 특별한 냉동장치가 필요했다고 한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화이자 백신을 옮기는 모습. 지난 6월 이전까지 화이자 백신 수송 및 보관에는 특별한 냉동장치가 필요했다고 한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 대통령을 “문재앙”이라고 부르는 댓글이 다수였다. 어떤 이는 “자기네 필요할 때만 영웅이냐. 무능한 정권”이라고 비판했고 “해외 파병 장병에게 코로나 백신을 접종 안 할 수가 있느냐. 어쩌면 이렇게 어설픈 정부가 있느냐”고 지적했다. 어떤 이는 “또 박근혜정부 탓할 것”이라며 지금까지 문재인정부가 보여온 행태를 꼬집었다.

    합참 “현지 병원 입원 환자는 7명… 폐렴 증세 환자는 상태 유동적”

    합참은 15일 청해부대원 300여 명 가운데 80여 명이 감기 증세를 보인다며 “현지 당국에서 청해부대원 전원을 대상으로 검체를 채취해 검사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16일 청해부대 내 코로나 확산으로 정부와 군을 비판하는 여론이 거세지자 합참은 현지 병원에 입원한 장병들의 상태를 전했다.

    우리 시간 16일 오후 3시 기준 현지 병원에 입원한 장병은 7명이다. 그 중 1명은 폐렴 증세를 보인 환자다. 

    합참은 “폐렴 증세 환자는 상태가 유동적이어서 국군 의무사령부와 협의하며 집중관리 중”이라고 설명했다. 통역장교 1명은 PCR 검사에서 확진판정받고 입원했지만 무증상 상태다. 입원한 상태로 통역업무 중이라고 한다. 나머지 5명 또한 현지 병원에 격리입원 중인데 무증상이라고 합참은 전했다. 

    국방부 “파병부대에 백신 안 보냈다는 보도, 유감”… 백신 안 보낸 사실은 맞아

    국방부는 이날 여론이 악화하자 “파병부대 현지 상황, 우리 군의 방역 노력을 고려하지 않은 채 파병 장병들에게 백신을 보내지 않는 등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는 견해를 내놨다. 

    국방부는 지난 15일 “해외파병 장병 가운데 72.6%가 이미 코로나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아프리카 남수단 한빛부대, 레바논 동명부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크부대 파병 병력 1300여 명 가운데 960명이 백신을 접종했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청해부대 34진은 지난 2월 출항해 파병 전 예방접종이 불가능했다”면서 “백신 접종 대상에 포함시킬지 여부를 검토할 당시 먼 바다에서 작전하는 임무특성상 아나필락시스 등 이상반응 발생 시 대처가 제한되고, 30세 미만 장병들에게 접종할 화이자 백신을 함정 내에 보관하기 힘든 점 등을 고려해 현지 접종이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그러나 청해부대뿐만 아니라 모든 해외 파병부대에 정부가 구매한 백신을 보내지 않았다는 사실은 부정하지 않았다.

    국방부의 해명처럼 청해부대 34진은 지난 2월8일 한국에서 출항했다. 다른 나라들은 지난해 12월 초부터 코로나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반면 국내에는 그때까지 코로나 백신이 없었다. 문재인정부가 지난해 가을이 지나도록 백신 공급계약을 미룬 탓이었다.

    국내에서 코로나 백신을 처음 접종한 때는 2월26일이다. 청년층이 접종하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었다. 화이자 백신은 2월27일부터 의료진을 대상으로 접종을 시작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서울 마포구 보건소를 찾아 코로나 백신 첫 접종을 살펴봤다. 군 장병을 대상으로 한 백신 접종은 지난 4월28일에야 시작됐다. 이 또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어서 30세 이상 장병 가운데 희망자만 접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