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t급 ‘도산 안창호’함 탑재할 SLBM, 사거리 500km 안팎, 탄두 무게 1t 추정잠수함마다 6기 탑재… 7조9000억원 규모 인도 잠수함 도입사업 요구성능에 가까워
  • ▲ 2018년 9월 대우조선해양에서 열린 3000톤급 잠수함 '도산 안창호'함 진수식. 이후 최근까지 SLBM 탑재를 위한 개량을 하고 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8년 9월 대우조선해양에서 열린 3000톤급 잠수함 '도산 안창호'함 진수식. 이후 최근까지 SLBM 탑재를 위한 개량을 하고 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해군이 최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수중 바지선에서 발사하는 시험에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SLBM은 이르면 7월 해군에 인도하는 3000t급 잠수함 ‘도산 안창호’함에 탑재한다. 

    한 군사전문가는 ‘도산 안창호’함에서의 SLBM 시험발사가 성공하면 인도에 ‘잠수함 수출’을 하는 데도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내다봤다.

    “SLBM 모형탄으로 ‘콜드 런치’ 시험발사 성공… 실탄 수중발사만 남아”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은 5일 SLBM 시험발사와 관련해 “특정 전력에 대한 문제는 보안사항이므로 확인해주기 어렵다”는 견해를 내놨다. 

    하지만 군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해군은 수중 바지선에서 SLBM 모형탄을 사용한 발사시험에 성공했다. 지난해 말 지상사출시험에 이은 것으로, 잠수함에서 실제 미사일을 수중발사하는 것까지 성공하면 SLBM개발은 완료된다. 소식통은 “수중 바지선 시험발사는 잠수함에서 실제 발사하는 환경과 유사해 사실상 SLBM 발사 기술을 모두 확보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도산 안창호’함은 당소 지난 4월 해군에 인도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SLBM을 발사하는 방식인 ‘콜드 런치’ 기술 문제로 지연됐다. 이번에 ‘콜드 런치’ 시험발사를 성공함에 따라 이르면 7월에 ‘도산 안창호’함을 해군에 인도하고, 올해 안에 잠수함에서의 SLBM 시험발사를 마무리해 실전배치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았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사거리 500km, 1t짜리 재래식 탄두 장착한 한국형 SLBM

    한국형 SLBM이 사용하는 ‘콜드 런치’ 방식은 발사관 내에서 압축공기로 미사일을 빠르게 밀어낸 뒤 수면 위로 올라간 미사일이 다시 추진체를 점화하는 이중발사 방식이다. 냉전 시절 내열소재 기술이 뒤처졌던 소련이 주로 사용했지만 현재는 발사관 재사용, 사고 방지 등을 위해 대부분의 SLBM이 ‘콜드 런치’ 방식을 사용한다.

    ‘도산 안창호’함은 SLBM을 탑재할 수 있는 수직발사관(VLS)을 6개 장착했다. ‘현무-2B’를 기초로 개발한 한국형 SLBM은 사거리 500km 전후에 1t짜리 재래식 탄두를 장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거리가 짧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한국을 위협하는 북한과 중국의 주요 목표가 해안에 있다는 점, 한국 잠수함의 정숙성이 좋다는 점, 탄두 중량을 줄이면 사거리를 연장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군사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미 잠수함, 북한 ‘북극성’ 쏠 때 잠망경으로 직접 봤다”
  • ▲ 2015년 6월 충남 안흥에 있는 국방과학연구소(ADD) 시험장에서 현무-2B 시험발사 장면을 지켜보는 박근혜 대통령.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5년 6월 충남 안흥에 있는 국방과학연구소(ADD) 시험장에서 현무-2B 시험발사 장면을 지켜보는 박근혜 대통령.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주간동아'는 지난 5월18일 이정훈 동아일보 편집위원의 이름으로 '북한이 2015년 6월과 11월 SLBM ‘북극성’을 발사했을 때 한미 잠수함이 현장에서 잠망경으로 몰래 발사 장면을 촬영했다'는 소식통의 이야기를 전했다. 소식통은 “(한미 양국은 현재) 북한 잠수함을 정확히 탐지하고 있어 어뢰로 격침할 수 있다. 천안함 복수도 가능하고 김정은을 놀라게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이것이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잠수함은 많지만 잠수함 대 잠수함 전투역량이 매우 뒤처졌고, 대잠수함 전투역량은 사실상 전무한 수준이기 때문에 정숙성이 높고 오랜 기간 잠항(潛航) 가능한 한미 잠수함이 멀찍이 떨어진 곳에서 전자광학 잠망경으로 현장을 보는 것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신 대표는 설명했다

    김관진 전 장관의 작품 ‘재래식 SLBM 탑재 재래식 잠수함’

    신 대표는 ‘도산 안창호’함을 시작으로 한국군이 SLBM을 본격적으로 운용하기 시작하면 북한은 물론 중국에도 상당한 억지력을 발휘할 것으로 내다봤다. 

    SLBM 탄두 중량을 0.5t으로 줄이면 사거리가 800km까지 늘어난다. 이 경우 해안에서 200km가량 떨어진 곳에서 공격한다면 베이징을 제외한 중국의 주요 도시들은 모두 사정권에 들어온다는 것이 신 대표의 설명이었다. 

    뿐만 아니라 ‘도산 안창호’함을 수출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신 대표는 전망했다. “인도가 지난해 1월 재래식 추진 잠수함 8척을 70억 달러(약 7조9000억원)에 도입하는 사업을 시작했는데, 여기서 요구한 성능에 지상 타격능력이 포함됐다”고 신 대표는 전했다.

    한국업체는 러시아·스페인·프랑스·독일 업체와 경쟁하는데, 이 중 재래식 탄두 SLBM을 장착한 재래식 추진 잠수함을 만든 곳은 한국업체뿐이라고 한다. 다른 나라들이 제안한 잠수함은 모두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ALCM)을 탑재해 타격력에서 한국 잠수함이 우위에 있다고 신 대표는 설명했다.

    신 대표는 “2015년 당시 북한이 SLBM을 시험발사했을 때 김관진 국방장관이 ‘우리도 개발하라’는 지시를 내려 시작한 것이 한국형 SLBM 사업인데 그 덕분에 인도 등에 수출할 수 있는 길도 열렸다”면서 “김관진 장관에게 선견지명이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