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야당" 외친 이준석… 윤석열, 안철수, 홍준표, 원희룡, 유승민 모두 품고 '8월 경선'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가 11일 내년 대선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심의 자강론을 외침과 동시에 당 밖 후보들에게 문호를 개방하는 '투트랙' 전략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1차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치러질 대선에서 우리 당을 중심으로 한 야권 대통합에 많은 국민과 당원이 지지를 보내주셨다고 생각한다"며 "자강에 의지를 보이고, 우리 당과 함께하고 싶은 대권주자에게 문호를 여는 작업을 병행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대선후보 경선 관리 관련해서는 원희룡 제주도지사, 유승민 전 의원, 하태경 의원 등 당내 주자가 자신감을 갖도록 하는 것을 첫 번째 과제로 내세웠다. 

다만 "특정 주자를 위해 유리한 경선 룰을 만든다는 비판을 받지 않기 위해 당내 여러 인사의 총의를 모아 경선을 진행하겠다"고 다짐했다. '유승민계'라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도 "경선 일정을 아무리 당겨도 실무적으로 8월 중순 이후에나 시작할 수 있다"며 "특정 주자가 들어오는 것을 배제하기 위해 경선 일정을 조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일각에서 제기하는 경선 일정 강행 우려를 불식시켰다.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먼저 연락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앞으로도 개별 대선주자와의 접촉 등은 언론에 공개하지 못함을 양해해 달라"며 "다수의 대선주자와 소통하고 있다. 합당 절차를 마무리하기 위해 안철수 대표와 소통이 가장 빠르지 않을까 싶다. 홍준표 의원과도 전당대회 과정에서 여러 차례 소통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윤 전 총장도 탄핵에 대한 입장, 공무원으로 수사한 입장 등 생각이 닫히지 않은 상태로 우리 당에 들어왔으면 한다"고 기대한 이 대표는 "당내 일부가 불편하다는 이유로 그분들 주장에 녹아들기를 강요하면 당 밖의 훌륭한 주자가 합류해도 시너지를 누리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특히 원내대표 시절 국민의당과 합당을 추진한 바 있는 주호영 의원에게 계속해서 역할을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당권 경쟁자였던 주 의원에게 먼저 손을 내미는 등 중진의원과 소통을 통해 당내 잡음부터 다잡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국민의당과 합당이라는 중차대한 과업 수행에서 주 의원이 훌륭한 역할을 했다. 계속 그 일을 맡아줬으면 좋겠다고 공식 요청하겠다"고 밝힌 이 대표는 "나경원 전 의원도 득표율에서도 상당한 힘을 보여줬다. 무엇보다 우리 당원들이 가장 사랑하고 신뢰하는 지도자다. 당연히 대선 과정에서 격에 맞는 역할을 부탁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재영입 계획과 관련해서는 "대선 과정에서 충분히 기여할 수 있는 능력이 있지만, 거꾸로 우리가 제안했을 때 오지 않는 것도 걱정해야 한다"며 "제가 강제로 선대위원장으로 모실 수는 없다. 대선후보가 정해지면 상의해 김 전 비대위원장을 당에 모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

지명직 최고위원 후보와 관련한 질문에는 "경선 결과가 나오기 전에 제안하면 오만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어 아직 한 명도 섭외하지 않았다"면서도 "안은 구성돼 있다. 최고위원선거에서 여성후보의 약진이 두드러졌지만 그런 것을 따지지 않기 때문에 당 외 여성인사를 모시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권익위원회에 의뢰한 소속 의원 전원을 대상으로 한 부동산 투기의혹 전수조사와 관련해서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민주당보다 엄격한 잣대를 대겠다고 공언했다.

"어떤 결정이든 철학과 원칙에 맞는 선택을 하려고 한다. 대선이라는 큰 선거를 앞두고 적어도 민주당이 세운 기준보다 엄격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한 이 대표는 "징계 수위나 국민에 대한 메시지는 결과를 바탕으로 논의하겠다"고 미뤘다.

공약인 토론 배틀을 통한 대변인 선출과 관련해서는 "토론 배틀은 논리대결이라는 좁은 경쟁이 아니라 그 사람의 매력도를 종합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것"이라며 "수석대변인은 따로 지명해 곧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향후 대여투쟁 방향과 관련해서는 "국가를 위해 야당으로서 협력할 일이 있다면 협력할 것"이라면서도 "문재인정부가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인다면 가장 매섭고도 가장 창의적인 방식으로 지적하는 야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1985년생인 이 대표는 이날 당원투표 5만5820표(37.41%) 국민여론조사 3만7572표(58.76%)를 합산해 총 9만3392표(43.82%)를 얻어 신임 당대표에 당선됐다. 공식 임기는 2년으로, 내년 3월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이뤄야 하는 중차대한 역할을 맡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