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킹 전 북한인권특사…“한국정부, 북한이 짖을 때마다 신속하게 반응”로버트 코헨 전 국무부차관보…“김여정에겐 한국 경찰 지휘권 없지 않으냐”
  • ▲ 지난 6일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가 서울경찰청 안보수사대의 압수수색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6일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가 서울경찰청 안보수사대의 압수수색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찰이 지난 6일 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 대표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지난 4월 북한자유주간 행사 기간에 대북전단 50만 장을 살포한 일 때문이었다. 이를 두고 미국 국무부 전직 고위관리들이 강하게 비판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전했다.

    로버트 킹 “북한 짖을 때마다 한국 신속하게 반응… 대북 협상력 훼손”

    방송은 “한국 경찰의 대북전단 살포 수사에 따른 전직 미국 관리들의 비판 수위가 어느 때보다 높다”며 “대북전단금지법 시행에 유감을 표했던 전직 국무부 관리들은 김여정 담화 직후 경찰이 (박상학 대표를) 수사하는 것을 두고 한국정부가 북한에 굴종한 것으로 간주했다”고 전했다. 

    방송은 그러면서 로버트 킹 전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와 로버타 코헨 전 국무부 인권담당 부차관보의 주장을 소개했다.

    “북한은 미국에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시선을 끌기 위해 도발적 언행을 되풀이해왔다”고 지적한 킹 전 북한인권특사는 “북한은 바이든정부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몰라 미국을 위협하는 데는 조금 신중한 반면, 지난 몇 년 사이 북한이 짖을 때(barked)마다 신속히 반응한 한국을 향해서는 김여정이 직접 나서서 거칠고 강한 말을 한다”면서 “이럴 때 북한을 두려워하며 굴복하는 식으로 대응하는 것은 최악의 행동이다. 지금은 강해져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킹 전 특사는 이어 “애초에 북한의 위협을 무시해야 했다”고 충고했다.

    킹 전 특사는 “북한이 대북전단 살포와 관련해 시끄럽게(make noise) 굴자마자 한국 경찰이 강력수사 방침을 밝힌 것은 정확히 북한이 원하는 행동”이라며 “이는 자기네가 으르렁거리면 모두가 두려워하기를 바라는 북한의 바람에 한국이 놀아난 꼴로, 불행하게도 한국의 입지만 약화시켰다”고 지적했다.

    로버타 코헨 “김여정 발언 후 수사… 한국 경찰 지휘권 누구에게 있나?”

    로버타 코헨 전 미국 국무부 인권담당 부차관보는 “김여정의 불만에 한국정부가 대응하는 방식을 보면 (한국 경찰의) 지휘권이 누구에게 있는지 의문을 갖게 한다”고 대북전단 수사를 비판했다. 

    “김여정은 한국정부와 경찰의 지휘권이 없다”고 강조한 코헨 전 부차관보는 “김여정이 화를 내봤자 한국 경찰에 (대북전단 관련) 수사를 명령할 수 없을 것”이라며 한국정부를 비판했다.

     “자국의 인권문제 관련 논의를 철저히 차단하려는 북한은 미국과 달리 자신들의 위협을 상당부분 수용해온 문재인정부에게는 그렇게 하는 것(위협해 침묵하게 하는 것)을 쉽게 여긴다”고 지적한 코헨 전 부차관보는 문재인정부가 김여정의 협박에 굴복해 대북전단 살포를 수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찰, 10일 박상학 대표 소환조사 예정

    북한자유연합 수전 숄티 대표 또한 “한국의 대북전단금지법에 반대한다”는 견해를 거듭 밝히면서 “한국이 체결한 국제인권조약 의무에도 위배되는 일인데 북한의 요구를 수용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한국 경찰의 대북전단 수사를 비판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경찰은 확보한 자료를 분석한 뒤 오는 10일 박 대표를 소환해 조사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