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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관생도 청원, 국방부 “문제없다”는데…보훈처 차장 “상황판단 안 되나”

서해수호의 날, 야당 정치인 배제 비판한 사관생도 청와대 청원…국방부 “규정위반 아냐. 아무 조치도 않을 것”

입력 2021-03-29 12:06 | 수정 2021-03-29 18:22

▲ 지난 27일 자신을 사관학교 4학년 생도라고 밝힌 사람이 "국방부가 서해수호의 날, 야당 정치인의 참가를 막은 것은 잘못"이라는 청와대 청원을 올렸다. 29일 오전 11시 현재 4690명이 동참했다. ⓒ청와대 청원게시판 캡쳐.

지난 27일 자신을 사관생도라고 밝힌 사람이 국방부가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정치인 참석을 배제한 것을 비판하는 청와대 청원을 올렸다. 이를 두고 국가보훈처 차장은 “부정확한 상황 판단으로 청원을 했다”며 청원인을 비난했다. 반면 국방부는 “해당 청원은 문제 소지가 없다”면서 “청원인에 대한 조사나 처벌은 청와대 청원 취지에 어긋난다”며 어떤 조치도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문제의 청원 살펴보니…“야당 정치인도 같은 국민…영웅들 추모 참석해야”

청원인은 자신을 곧 장교로 임관할 사관학교 4학년 생도라고 밝혔다. 그는 “서해수호의 날 추모 행사에 유승민, 하태경 등 국민의힘 의원들이 참석하려는 것을 국방부가 정치적 중립을 이유로 거부했다는 뉴스를 봤다”며 “조국에 목숨 바친 고귀한 영웅들을 기리는 국가적 추모 행사에 여야가 어디 있으며 정치·이념이 어찌 있을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청원인은 “국방부 의도는 행사에 참석하는 정치인 대부분이 야당 정치인이고, 해당 행사 참석 여부로 정치적 논란이 일 수 있으니 이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저 선거(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있다는 이유로, 정치적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는 이유로 이들의 참여를 막는 것은 저의 모든 상식을 동원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한 청원인은 “야당 정치인도 정치인이기 전에 대한민국 국민이며 이들이 추모행사에 참여해 영웅을 기리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며 당연한 권리”라고 국방부를 비판했다.

청원인은 “지금 (서해수호의 날 행사에 관한) 정치적 논란은 정치권이 아닌 국방부에서 만들고 있다”면서 “다행히 국방부가 지침을 변경했지만 이러한 논란이 이는 것 자체가 비상식이며 영웅과 유가족에 대한 극도의 무례”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청원인은 자신이 청원을 하는 데 대한 비판 가능성도 감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군인에게는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 누군가는 이곳(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이런 글을 올리는 것이 정치적 중립을 위반한 것이라 할지도 모른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국가가 나서 전사자들을 추모하고 유가족을 위로해야 하며 그것은 어떤 이유로도 방해 받아서는 안 된다고 간언하는 것이 정치적 중립을 위반하는 것이라면 백번이고 천번이고 위반하겠다. 또한 어떤 처분도 달게 받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남우 보훈처 차장 “사관생도의 청원, 부정확한 상황 판단”

▲ 이남우 국가보훈처 차장. 행정고시 35회에 합격한 뒤 줄곧 국방부에서 근무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청원은 주말 동안 화제가 됐다. 그러자 이남우 국가보훈처 차장은 페이스북에 이를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 이남우 보훈처 차장은 29일 페이스북에 “이 사람이 진짜 사관생도인지 알 길이 없지만, 사실이라면 안타깝고 우려스럽다”면서 “장교가 되고 지휘관이 될 사람이라면 이 정도의 용기가 필요한 행동에는 정확한 상황판단이 선행되어야 하지 않겠냐”며 청원인을 비난했다.

“해당 청원 내용에는 지금이 우한코로나 방역을 위한 비상상황이라는 이해가 어디에도 없다”고 지적한 이남우 차장은 “작년 이후 정부 행사의 최우선 고려 요소는 우한코로나 방역”이라고 주장했다. 이남우 차장의 주장은 지난해 6.25전쟁 70주년이나 4.19혁명 60주년, 5.18 40주년 기념행사도 올해 서해 수호의 날처럼 참석 범위를 최소화한 사실이나 알고 이야기하라는 식이었다.

그는 청원인을 겨냥해 “이 문제(서해수호의 날 행사에 야당 정치인을 배제한 일)를 정치적 의도에 의한 결정이라고 읽는 건 정치인의 독해법이다. 그걸 객관적 사실인 양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건 곤란하다”며 “특히 지휘관이 될 사람이 그러면 더더욱 안 된다”고 비난했다. 청와대 청원을 한 사관생도는 상황판단력이 모자란 데다 정치적 주장에 휩쓸려 청원을 했다는 뜻으로 보여졌다.

국방부 “청원인에 대한 처벌도, 조사도 안 할 것”

반면 사관생도 관리의 최종 책임이 있는 국방부는 “해당 청원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며 “별도의 조치는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29일 정례브리핑에서 해당 청원에 대한 질문에 “사관생도의 청와대 청원은 군의 어떤 규정이나 훈령도 위반한 부분이 없다”며 “또한 청와대 청원을 두고 조사를 하거나 어떤 조치를 취한다는 것은 청원 제도의 근본 취지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답했다.

부 대변인은 “다만 한 가지 원칙을 말씀드린다면, 군은 부대관리 훈령에 따라 선거 2주 전부터는 부대에서 여는 행사에 정치인의 초청을 금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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