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삭제 사건부터 대법원장 '황당 거짓말'까지… 좌파정권의 '거짓말 백태'
  • ▲ 김명수 대법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메시지가 적힌 근조화환이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입구에 놓여있다. 이 근조화환은 7일 오후부터 사퇴를 촉구하는 메시지와 함께 대법원 정문 오른쪽 인도에 약 50여 개가 놓였다. ⓒ정상윤 기자
    ▲ 김명수 대법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메시지가 적힌 근조화환이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입구에 놓여있다. 이 근조화환은 7일 오후부터 사퇴를 촉구하는 메시지와 함께 대법원 정문 오른쪽 인도에 약 50여 개가 놓였다. ⓒ정상윤 기자
    2020년 12월 10일 세간의 이목을 거의 끌지 못한 중요 판결이 대법원에서 있었다. 그러나 이 판결은 엄청난 의미가 있다. 기억을 한번 되살려보자. 노무현 대통령이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당시 한 '서해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은 경악스러웠고, 이런 사실을 숨기기 위한 대통령기록물 삭제는 커다란 논쟁을 불러왔다. 대법원은 요번에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삭제한 혐의를 받는 백종천 당시 청와대 외교안보실장과 조명균 당시 청와대 안보정책비서관에게 유죄취지로 고등법원에 파기환송하면서 이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검찰은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NLL 포기' 발언을 은폐하기 위해 담당 부하들에게 회의록을 이관하지 말라고 지시, 이 회의록 초본이 삭제된 것을 파악하고 2013년 11월 이들을 기소했다. 대법원은 "결재권자의 결재가 있었는지는 서명 여부뿐 아니라 결재권자의 지시, 결재 대상 문서의 종류와 특성, 관련 법령의 규정과 업무 절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노 전 대통령은 회의록 초본 내용을 열람하고 확인했다는 취지로 ‘문서처리’와 ‘열람’ 명령을 선택해 전자문자 서명과 처리 일자가 생성”됐으니 대통령기록물에 해당된다"는 너무나 당연한 판결을 했다.

    한국 좌파 진영은 그동안 일치단결해서 이것을 덮기 위해 필사적 노력을 기울였다. 처음에는 그런 발언이 없었다고 오리발을 내밀었다. 그러다 발언 사실이 확실해지고 국가기록원에 이관된 노무현 대통령기록물에 그 회의록이 없는 것이 알려지자, 처음에는 있는데 못 찾는 것이라 했다. 그러다가 진짜 고의로 삭제된 게 밝혀지자, 그제서는 초본을 삭제하는 게 불법이 아니라고 목청을 높였다.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2013년 7월에 아예 "MB 정부 들어서 대통령기록관장 등을 모두 내쫓았다. 국정원에도 한 부가 있는데 국가기록관에 우리가 넘기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하며 마치 MB 정부가 폐기한 것처럼 가증스러운 거짓말을 했다. 정말 현란한 변신과 뻔뻔한 변명의 퍼레이드였다. 좌파 색채가 강한 기록학계도 평소 자신들의 소신을 뒤집는 주장을 했다. 평소에는 "업무 처리 혹은 의사결정의 기록" "공적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전 기록은 대통령기록물"이라고 강변하다가 갑자기 태도를 180도 바꿨다. 여기에는 학문적 소신이고 뭐고 존재하지 않았다.

    그 흑(黑)역사를 한번 살펴보자. 일단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이 “기록대통령”으로 기억되기를 원했지만, 이 사건으로 자신의 업적을 스스로 치명적으로 손상했다. 2012년 10월 12일 문재인 당시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남북 정상회담의 비밀대화록이 존재한다면 책임지겠다"고 발언했다. 나중에는 대화록은 있지만 NLL 언급은 전혀 없었다고 말을 바꿨다. 이런 과정을 주도한 것은 (남북 정상회담 당시 직책) 문재인 비서실장, 이재정 통일부 장관, 김만복 국정원장, 백종천 실장이었다. 아마도 노 대통령 자신이 봐도 창피했는지 원본과 국정원 1차 녹취록도 파기했는데, 국정원에서 2008년 초 다시 녹취록을 만든 것을 몰랐다. 그래서 계속 "녹취록은 없다" "NLL은 논의 안 했다"고 자신 있게 말을 바꿔가며 거짓말을 했다.

    이들 중 가장 강력하게 여기저기서 거짓말을 한 인물은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정이었다. 여기저기서 거짓말을 뻔뻔하게 해댔다. 2007년 국회에서 이재정은 정상회담에서 NLL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다고 거품을 물었다. 김정일도 NLL에 대해 언급을 안 했다는 거짓말까지 추가로 했다. 정상적인 사회에서 이 정도면 일반인도 매장을 당해야 하는데, 그는 아직도 건재하다. 더군다나 현재 기가 막히게도 경기도 교육을 총괄하는 재선 경기도 교육감이다. 그는 또 사제(司祭)인 성공회 신부이기도 하다. 사제로서 어찌 거짓말을 이리도 잘 할 수 있단 말인가. 두 직책을 다 내려놔야 그나마 양심을 지키는 일일 것이다. 이런 사회는 정상적인 사회가 아니다.

    문 대통령을 보자. 이 이슈 때문에 수세에 몰리니 문재인 의원은 2012년 대선전에서 뒤늦게 허겁지겁 "NLL은 사실상 남북 간 영해선이고 단호하게 사수한다"는 선언을 했다. 또한 그는 2013년 6월 성명서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정계를 은퇴하겠다고 호언했다. 그해 7월 26일에는 자기가 몰랐던 귀책사유가 있다면 비난을 달게 받고 상응하는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

    그러나 회의록에서 김정일이 NLL 포기라는 말을 네 번이나 했고, 그때마다 노 전 대통령은 맞장구를 쳤다. 문 대통령은 몰랐던 게 아니고 이 과정을 다 알고 있었다. 더군다나 이번 판결로 대통령기록물을 불법 폐기한 사실도 드러났으니 문 대통령은 응당 자기 약속을 지켜야 한다. 물론 더한 거짓말도 많이 해왔고, 그것에 대한 책임은 하나도 지지 않았으니 그럴 가능성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역사의 기록은 남겨야 한다.

    지금은 김명수 대법원장의 황당한 언행과 거짓말로 대법원장의 권위는 땅에 떨어졌다. 한국사회 고위 공직자들의 상습적인 거짓말과 약속 불이행은 심각한 수준이다. 이러한 문제들을 그냥 덮고 넘어가니 점점 더 권력자들은 뻔뻔해 지고 있다. 이제는 이런 문제들을 되짚어보고 책임을 물어야 할 시점이 온 것같다.
     
    (본 칼럼은 매일신문 2020년 12월 17일자 칼럼을 필자가 확대증보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