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구리시청 3층엔 아빠, 2층엔 아들" 특혜 의혹 제기… 안승남 시장 "복무지 결정 관여 안 해" '아빠찬스' 의혹 부인
  • ▲ SBS가 지난 27일
    ▲ SBS가 지난 27일 "안승남 구리시장의 둘째 아들이 구리시청 시장실 바로 아래층 예비군 지역대에서 복무하고 있다"며 "특혜가 의심된다"고 보도해 파문이 일고 있다. ⓒSBS뉴스 방송 화면 캡처
    현직 구리시장의 아들이 시장실 바로 아래층에서 군 복무를 하고, 예비군 지역대장이 '시장 아들'을 자신의 차로 퇴근시켜 주는 모습이 포착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27일 오후 이 사실을 단독 보도한 SBS는 "지역대장과 시장 아들의 퇴근길 동행은 '일회성'이 아니라 '일상'으로 보였다"며 군 복무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의혹의 중심에 선 구리시장은 "관할부대에 구리시장의 영향력이 미칠 리 만무하다"며 역으로 이번 보도의 '저의'를 의심하는 모양새다.

    이에 SBS는 "28~29일 구리시 재개발사업과 인사 채용을 둘러싼 의혹들을 이어서 보도할 계획"이라며 구리시장에 대한 또 다른 고발성 보도를 예고했다.

    "집 근처 근무지 놔두고, 시청서 복무하는 시장 아들"


    27일 SBS는 "안승남 구리시장의 아들 안OO 이병이 현재 상근예비역으로 복무 중인데, 시장실 바로 아래층에 위치한 예비군 지역대가 근무지"라며 "이에 특혜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상근예비역은 집에서 출퇴근하기 때문에 거주지 위치와 교통편을 고려해 복무지가 결정되는데, 안 이병의 경우 집 주변 근무지가 아닌, 차량을 타고 이동하는 구리시청으로 복무지가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1월 입대한 뒤 구리시청에 배치된 안 이병은 SBS와의 인터뷰에서 "제일 가까운 데니까, 아무래도 상근들은 배치받을 때 집에서 제일 가까운 곳으로 보내니까요"라고 말하며 집에서 가깝기 때문에 이곳에 배치된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SBS는 "그러나 안 이병 집 주변에는 시청보다 가까운 상근예비역 근무지가 3곳 더 있고, 이 가운데 한 주민센터는 도보로 5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며 "게다가 이 주민센터는 안 이병이 시청에 배치될 시점에 인력 충원이 필요한 곳이었다"고 지적했다.

    정작 인력이 필요한 이 주민센터에는 걸어서 50분 걸리는 지역에 사는 병사가 배정됐다고 밝힌 SBS는 "그럼에도 안 이병과 소속 부대는 군 복무와 관련해 어떠한 특혜도 없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군대 상관 차 타고 퇴근하는 구리시장 아들"


    SBS는 "안 이병이 예비군 지역대장 김OO 씨의 차에서 내리는 장면을 수차례 포착했다"면서 또 다른 '아빠찬스' 의혹도 제기했다.

    SBS는 "5급 군무원으로, 구리시 예비군 지휘관 가운데 연공서열이 가장 높은 예비군 지역대장이 지난 19일 하급 병사인 안 이병을 직접 자신의 차로 퇴근시켜주는 이례적인 상황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이에 취재진이 안 이병을 차에 태워진 이유를 묻자, 김씨는 "사는 곳이 같은 아파트"라면서 "눈이 많이 와서 걸어가기 위험하기 때문에 한 번 태워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SBS는 "그러나 구리시청 직원의 코로나19 확진으로 상근예비역 전원이 선별 검사를 받던 날, 여러 선임병들이 보는 앞에서 안 이병은 똑같은 차량에 탑승했고, 비가 오는 날은 김씨가 안 이병이 사는 아파트 공동현관문 앞까지 데려다줬다"며 "김씨와 안 이병의 '퇴근길 동행'은 여러 차례 계속됐다"고 보도했다.

    두 사람의 동행이 '일회성'이 아닌 '일상'으로 보였다는 SBS의 지적에 안 이명은 "제가 뭐 집 앞이다 보니, 다들 그런 얘기가 나온 것 같다"며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보도에 따르면 예비군 지역대는 지역 예비군을 관리하는 조직으로, 각 자치단체가 결정하는 예산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들의 근무지 배정에 관여할 수도 없어‥ 억측에 불과"


    이 같은 특혜 의혹 제기에 안승남 구리시장은 28일 블로그를 통해 "상근예비역인 안OO 이병의 복무부대 배치에 관한 사항은 관할군부대 소관사항"이라며 "아들의 근무지 배치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한 적도 없고, 관할부대에 구리시장의 영향력이 미칠리도 만무하다"고 반박했다.

    안 시장은 "시장의 아들이라고 해서 근무지에 대한 혜택을 받을 수는 없다"며 자신의 아들이 구리시청에서 복무하게 된 것은 "구리시장 권한 밖의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안 시장은 "지금이라도 아들을 다른 곳으로 보내달라고 할 수 없는 이유는 구리시청 대대 근무를 대부분 희망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구리시에서 근무하는 상근예비역들이 동사무소 근무가 훨씬 편안하다고 이야기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안 시장은 안 이병이 예비군 지역대장 차량으로 퇴근하는 사실에 대해선 "안 이병의 복무에 관한 부분은 구리시장의 업무영역이 아니므로 인지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나아가 '안 이병이 예비군 지역대장 차량으로 퇴근하는 게 적절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안 시장은 "안 이병은 지역대장의 지휘·통제 하에서 복무 중인 현역 군인으로서 그의 복무이행에 대한 적정성 판단은 전적으로 복무부대의 장에게 있다"고 판단을 유보했다.

    "한강변 재개발 사업 탈락자들이 방송사에 민원 넣은 듯"


    안 시장은 이어진 글에서 SBS가 아들을 겨냥한 고발성 보도를 한 배경을 두고, 구리 한강변 재개발 사업(공모 2020년 8월)에 관여했던 이해관계자들이 '민원'을 넣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안 시장은 "한강변개발사업 방식을 이전과 다르게, 투명하고 공정하게 공모했다"며 "그 과정에서 공모지침을 위반한 GS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지 않았는데, 관련 기업들이 안승남을 그냥두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안 시장은 "지난 2년 6개월 구리시장직을 수행하면서 가짜뉴스에 많이 당해봐서 잘 알고 있다"며 "정정당당하게 이겨 내겠다. 시간이 지나면 다 밝혀질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