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등 영상화…2021년 공연작 20편 공개
  • ▲ 김광보(57) 국립극단 신임 단장 겸 예술감독.ⓒ국립극단
    ▲ 김광보(57) 국립극단 신임 단장 겸 예술감독.ⓒ국립극단
    "3년간의 임기 동안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할 가치를 고민했고, 크게 두 가지를 정했다. 연극의 가치는 누구나 평등하게 향유해야 하며, 오늘의 새로운 담론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연극을 제작하겠다."

    지난 11월 취임한 국립극단 김광보(57) 신임 단장 겸 예술감독은 유튜브를 통한 기자 간담회에서 △공공성 강화 △표현의 자유 보장 △적극적인 기후 행동 3개 운영 기조와 2021년 주요사업을 발표하며 "앞으로의 행보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밝혔다.

    김 예술감독은 연출 동인 '혜화동 1번지' 2기 출신으로 1994년 극단 청우를 창단했다. '그게 아닌데', '줄리어스 시저' 등 예술성과 대중성을 갖춘 작품을 다수 연출하고 부산시립극단 예술감독, 서울시극단 단장을 역임하며 우수한 행정 능력을 겸비하고 있다.

    올해 국립극단의 신규사업으로 블랙리스트 사례집 제작과 작품개발사업 '창작공감',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온라인 극장' 개설이 눈에 띈다. 장애 공연(배리어프리)을 확대하고, 기존희곡개발사업인 '희곡우체통'은 '창작공감: 희곡'으로 재편성한다.

    김 감독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시작된 온라인 상영을 정식으로 문을 연다. 신설되는 '온라인 극장'에는 극단의 대표작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과 신작 '로드킬 인 더 씨어터'를 비롯해 2021년 레퍼토리 작품 중 4~5편을 선정해 상영한다"고 설명했다.
  • ▲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공연 장면.ⓒ국립극단
    ▲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공연 장면.ⓒ국립극단
    이를 위해 국립극단은 전체 예산 110억원 중 10억 원을 배정했다. 그는 영국 국립극장의 공연 영상화 사업인 'NT 라이브'를 언급하며 "NT라이브 수준에 못지 않는 영상화 작업을 하겠다고 목표를 세웠다"고 덧붙였다.

    2021년은 작년 코로나19로 취소된 '파우스트엔딩', '만선', 'SWEAT 스웨트' 등 공연을 포함해 총 20편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연출가 구자혜·신유청의 신작 '로드킬 인 더 씨어터'와 '엔젤스 인 아메리카'은 김 감독이 직접 뽑은 기대작이기도 하다.

    '로드킬 인 더 씨어터'는 '인간' 중심으로 돌아가는 세상에서 소외된 자연과 동물의 죽음을 극장에서 구현한다. '엔젤스 인 아메리카'는 1980년대 미국 레이건 대통령 시절, 동성애자들의 모습을 은유적 서사로 풀어냈다. 7시간 30분의 2부로 구성된 작품으로 12월에 1부, 2022년 2월 2부로 나눠 공연할 계획이다.

    김 감독은 "예민하고 섬세한 주제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 '로드킬 인 더 씨어터'는 동물의 시선으로 극을 이끌어간다는 점에서 새롭고 진보적인 시각을 띠고 있다. '엔젤스 인 아메리카'는 10여년 전에 쓰여졌지만 현재 우리가 당면한 문제와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중단됐던 국제 교류 사업도 추진한다. 벨기에 리에주 극장과 협업을 통해 한강 원작, 셀마 알루이 연출의 '채식주의자', 배요섭 신작 '스트레인지 뷰티'(가제) 등을 벨기에 현지에서 먼저 선보인다. 

    마지막으로 김 감독은 "국립극단이 국민 모두와 예술가에게 열린 공간이라는 사실을 실감하실 수 있도록 운영해 나가고자 한다"며 "예술감독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해 새롭게 거듭나는 국립극단의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