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선대위원장에 자기 로펌 변호사… 당선된 뒤 국회 법사위 여당 간사 맡아로펌 사무장엔 본인 동생 임명… 野 "경영에는 관여 안 했다는 말 믿을 수 있겠나"
  • ▲ 박범계 법무부장관 후보자.ⓒ권창회 기자
    ▲ 박범계 법무부장관 후보자.ⓒ권창회 기자
    박범계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자신과 법무법인 명경을 공동설립한 대표변호사를 지난 20대 총선 당시 선거대책위원장에 임명했던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야당은 박 후보자가 명경 운영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동업자를 요직에 앉히는 등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면서 석연치 않은 해명으로 의혹만 키운다고 지적했다.

    명경 대표변호사, 20대 총선서 박범계 캠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박 후보자는 2016년 3월16일 '더불어 동행 선거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공동선거대책위원장에 신상훈 법무법인 명경 대표변호사를 임명했다.

    그해 4월13일 치러진 20대 국회의원선거의 대전 서을에서 재선을 노리는 박 후보자가 총선 한 달을 앞두고 꾸린 선거 캠프에 명경을 공동설립한 동업자인 신 대표변호사를 합류시킨 것이다.

    명경은 2012년 박 후보자가 1000만원을 출자해 공동설립하고 대표변호사로 이름을 올린 로펌이다. 신 대표변호사도 9000만원을 출자했다. 박 후보자는 2014년 9월 명경 대표변호사에서 사임했다.

    대전시당 선대위 공명선거지원단장으로 합류

    신 대표변호사는 2017년 4월13일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사람들에게 문을 여는 개방형 캠프'라는 명목으로 출범한 민주당 대전시당 국민주권선거대책위원회에 공명선거지원단장으로 합류하기도 했다. 

    박 후보자는 당시 민주당 대전광역시당 위원장이었고, 해당 위원회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다.

    박 후보자는 최근 기자들에게 보낸 글을 통해 "법인의 내부 운영 등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으나 명경 대표변호사에서 사임한 후에도 동업자와 정치활동을 같이하는 등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박 후보자 인사청문회준비단 관계자는 통화에서 "박 후보자가 법무법인 경영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것이 일관된 입장"이라며 "두 분 사이에 친분이 있다면 정치활동에 있어서 도와주는 것은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야권에서는 명경의 연매출이 6년 사이 급증한 것과, 그 시기가 박 후보자가 국회 법사위 민주당 간사를 했던 시기와 겹친다며 매출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조수진의원실에 따르면, 명경의 연매출 신고액은 2014년 1000만원에서 2020년 32억8313만원으로 328배가 됐다. 또 박 후보자의 동생 박모 씨가 명경의 사무장으로 재직하면서 상담·영업활동 등에서 박 후보자의 이름을 활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조수진 의원은 "박 후보자의 해명에도 명경 대표 밀어주기, 동생의 사무장 재직 등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며 "석연치 않은 해명으로 의혹만 키울 뿐"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