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강력한 국방력으로 제압" 주장하는데… 민주당 "김정은 솔직하고 대담" 현실부정 발언
  • ▲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 등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2021년 신년사를 시청하고 있다. ⓒ뉴시스
    ▲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 등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2021년 신년사를 시청하고 있다. ⓒ뉴시스
    북한이 8차 당대회에서 핵 고도화를 외치며 남북관계가 2018년 판문점선언 이전으로 회귀했다고 선언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남한 답방 분위기를 띄웠다. 

    판문점선언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이 2018년 4월27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발표한 남북정상회담 합의문이다. 

    당시 남북 정상은 한반도 비핵화, 연내 종전선언,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성 설치 등에 합의했다. 그러나 북한은 8차 당대회에서 '핵'을 36차례나 언급했고, 남북공동연락사무소도 지난해 일방적으로 폭파했다. 

    이처럼 민주당이 사실상 판문점선언이 깨진 상황에서 김정은의 답방을 추진하겠다는 것이어서 정치권에서 논란이 커졌다.

    민주당서 김정은 연내 답방설 모락모락

    김정은 연내 답방 주장은 민주당 내 친문계 의원들이 주도한다. 설훈 민주당 의원은 11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연내 김정은 답방이 "대단히 가능성이 높다"며 "김 위원장을 보면 굉장히 솔직담백하고 대담하다"고 밝혔다. 

    설 의원은 "역대 (북한) 지도자들이 못 내려오는 이유는 우리 쪽에서 데모하고 그런 것이 굉장히 부담스러운 것"이라며 "김 위원장은 그런 부분이 어차피 그럴 것이라고 알고 있었기 때문에 굉장히 담대하게 넘어갈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 ▲ 북한 조선중앙TV는 10일 평양에서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 6일차 회의가 열렸다고 11일 보도했다. ⓒ뉴시스
    ▲ 북한 조선중앙TV는 10일 평양에서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 6일차 회의가 열렸다고 11일 보도했다. ⓒ뉴시스
    민주당 내부에서 김정은의 답방을 거론한 것은 설 의원이 처음이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10일 한 방송에서 "김 위원장의 담방이 갖는 의미는 남북관계 진전에서 10년을 앞당길 수 있다"며 "서울이나 대한민국을 답방을 한다고 하면 남북관계에 일대 진전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반드시 올해 (답방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친문(친문재인)으로 분류되는 의원들의 '김정은 답방론'에 민주당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갑작스레 나온 김정은 답방설에 당·정 간 사전교감이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정부 차원의 교감 있다는 뜻… 文 신년사와 궤 같아"

    민주당의 한 의원은 11일 통화에서 "남북대화가 더욱 중요하게 느껴지는 시기에 당내에 북한전문가로 불리는 분들이 이런 말을 한 것은 당 차원이 아닌 정부 차원의 새로운 정보와 교감이 있다는 뜻으로 들린다"며 "대통령께서 남북관계에 대전환을 말씀하신 것과 궤를 같이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2021년 신년사를 통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핵심동력은 대화와 상생협력"이라며 "남북대화에서 대전환을 이룰 수 있도록 마지막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문제는 북한이 여전히 비핵화 의지가 없음을 드러낸다는 점이다. 김정은은 지난 9일 북한 최대 정치행사인 8차 당대회 사업총화보고에서 "북남관계가 회복되고 활성화되는가 못되는가는 전적으로 남조선 당국의 태도 여하에 달렸다"며 미국과 합동군사훈련을 중지할 것을 요구했다. 김정은은 또 '핵'을 36번이나 언급하며 핵무기 고도화를 주요 국정과제로 꼽기도 했다.

    野 "文정권 북한 바라기, 도 넘어… 대북정책 전환해야"

    특히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0일 국방력을 강화하는 노동당 규약 개정안을 발표하며 "조국 통일을 위한 투쟁과업 부분에 강력한 국방력으로 근원적인 군사적 위협을 제압해 조선반도의 안정과 평화적 환경을 수호한다는 데 대해 명백히 밝혔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또 같은 날 평양에서 군 열병식을 진행했다.

    야당은 문재인정부가 대북정책 기조를 바꿔야 할 때라고 비판한다.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은 11일 논평에서 "이 정권의 북한 바라기는 도를 넘었고 국민의 안위는 돌보지 않는다"며 "정부·여당은 그 무엇보다 소중한 우리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해, 남북관계 현실을 냉정히 재인식하고 대북정책을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