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 16개월 입양아 사망사건 조명…경찰, 학대신고 3번 모두 '무혐의'
  • ▲ 생후 16개월이던 지난 10월 13일 세 번의 심정지 끝에 응급실에서 숨진 정인 양. ⓒ뉴시스
    ▲ 생후 16개월이던 지난 10월 13일 세 번의 심정지 끝에 응급실에서 숨진 정인 양. ⓒ뉴시스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16개월 입양아 정인 양의 아동학대 사망사건을 방송한 이후 해당 사건을 담당한 서울 양천경찰서에 대한 비난 여론이 폭주하고 있다. 정인 양의 아동학대 의심 신고는 세 차례나 이뤄졌으나, 경찰은 분리조치 조차 하지않고 모두 무혐의로 사건을 종결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서울 양천경찰서 게시판에는 "경찰이 아이를 죽였다" "경찰도 정인이 살인사건의 공범" "무능력한 경찰들" "뭐하러 경찰 일 하는 것이냐" 등 비난 글이 쏟아지고 있다. 

    아동학대 신고 무혐의 처리한 양천경찰서에 비난 폭주

    '그것이 알고싶다'는 지난 2일 생후 7개월 양부모에게 입양된 이후 271일만에 사망한 정인 양 아동학대 사건을 다뤘다. 방송에 따르면 정인 양은 생후 16개월이던 지난해 10월 13일 세 번의 심정지 끝에 응급실에서 숨졌다. 부검결과 정인 양의 사망 원인은 외력의 의한 복부손상으로 나타났다. 

    정인 양은 양모로부터 지속적인 학대를 받아온 것으로 의심됐다. 응급실에 실려왔을 당시 온몸이 멍투성이였으며, 장기가 찢어져 복부에 피가 가득 찬 상태였으며 갈비뼈가 두 번 이상 부러진 증거도 포착됐다. 당시 응급실에서 정인 양을 본 남궁인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이 정도 사진이면 교과서에 실릴 정도의 아동학대"라고 설명했다. 그는 "갈비뼈 하나가 두 번 이상 부러진 증거도 있다. 애들은 갈비뼈가 잘 안 부러진다. 16개월이 갈비뼈가 부러진다면 이건 무조건 학대다"라고 말했다. 

    정인 양의 아동학대 의심 신고는 지난해 5월부터 9월까지 세 차례나 있었다. 하지만 경찰은 모두 무혐의로 사건을 종결시켰다. 특히 세 번째 신고는 소아과 전문의가 했음에도 분리조치 등 실제적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전문의는 "경찰분들에게 강력하게 말했다. 부모와 분리가 돼야 한다고 했는데 사망 소식이 들려왔다"며 지적했다. 

    서울남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이정우 부장검사)는 지난해 12월 양모 장모씨를 아동학대처벌법 위반(아동학대치사), 아동복지법 위반(상습아동학대, 아동학대, 아동유기·방임) 등 혐의구속 기소하고 양부 안모씨를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아동유기·방임)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정인 양의 양모는 해당 사건이 사고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인 양이 말을 듣지 않아 홧김에 흔들다 자신의 가슴 수술로 인한 통증 때문에 아이를 떨어뜨렸다는 것이다. 양부는 학대 사실을 전혀 모른다고 했다.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 이어져

    방송 이후 온라인에서는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가 정인이를 추모하고자 제안한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다. '정인아 미안해' 등 글귀를 A4용지에 써 인증 사진을 올리는 방식이다.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는 '정인아 미안해'가 상위권에 랭크됐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정인이의 양부모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해달란 내용의 청원이 지난달 20일 답변 기준인 20만 명 동의를 넘긴 23만 명으로 마감됐다. 

    한편 경찰청은 이날 국가수사본부(국수본) 출범을 계기로 '국민중심 수사'를 실현하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내놨다. 경찰은 올해부터 검찰의 수사지휘권 폐지되고 경찰 1차 수사종결권이 생기면서 경찰 수사를 총괄하는 국수본을 출범시켰다. 경찰은 "공감·공정·인권을 최우선으로 삼겠다"며 "수사의 책임성·전문성을 바탕으로 한층 강화한 피해자 보호와 피해 복구, 범죄자에 대한 엄정하고 일관된 법 집행으로 국민 중심 책임 수사를 실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