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의원들 상대로 3번째 강연… "후보 되면 좋겠지만, 안 돼도 돕겠다" 여운은 남겨
  •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박성원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박성원 기자
    '혁신 플랫폼'으로 야권 재편을 제안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서울시장에는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 앞에서 "시장선거도, 대선도 목표는 정권교체다. 제가 후보가 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열심히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그러면서 서울·부산시장보궐선거에서 야권의 승리를 위해서는 현안을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서울시장에는 출마 의사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인지도 올리기 불가능해 정치신인에 힘든 선거 될 것"

    안 대표는 2일 서울 여의도 정치카페 '하우스(How's)'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 의원모임 '명불허전 보수다' 초청강연에서 전주혜 의원이 '서울시장선거와 대선이 있는데 어디를 나갈 것인지는 결정한 상태가 아닌 것인가'라고 묻자 이같이 답했다.

    안 대표는 내년 서울·부산시장보궐선거에서 △언택트(비대면) 선거 △조직선거 △정부·여당의 선거용 카드로 야권에 쉬운 선거가 아닐 수 있다며 방심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내년 4월은 여전히 코로나 상황일 것이고, 어쩌면 3차 대규모 확산 와중일지도 모른다"고 전망한 안 대표는 "언택트 선거로 치러질 수밖에 없는데 인지도를 올리는 것이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정치신인에게 힘든 선거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예전 같았으면 참신한 인물을 앞세울 수 있었으나, 현 상황에서는 인지도를 높일 방법이 없는 만큼 서울·부산시장선거에 정치신인이 나선다면 고전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與, 내년 선거 직전에 백신 도입 뉴스 퍼뜨릴 수도"

    안 대표는 또 "투표율이 낮아 조직선거가 될 것"이라며 "보통 재·보궐선거의 투표율이 낮다. 조직의 영향력이 커질 수밖에 없는데, 서울시만 보면 (전임 시장이) 민주당이었고 구청장 25명 중 24명이 민주당"이라며 야권의 상황이 녹록치 않다고 봤다.

    그러면서 "정부·여당이 쓸 수 있는 수단이 굉장히 많다"며 "내년 보궐선거 직전에 갑자기 백신을 도입한다고 뉴스를 퍼뜨릴 수도 있다. 지난 총선 때처럼 갑자기 가구당 200만원씩 주겠다고 발표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도 말했다.

    내년 서울·부산시장보궐선거가 여권 핵심인사들의 성비위로 치러지는 만큼 정부·여당이 선거의 새 판을 짜기 위해 '코로나정치'를 펼칠 수 있다는 것이다. 

    안 대표는 "야권이 '정부·여당에 실망한 사람이 많으니 이길 것'이라고 낙관하는 것은 굉장히 큰 착각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안 대표는 그러면서 야권이 이길 수 있는 구도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슈 중심으로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6일 제안한 혁신 플랫폼의 연장선으로 제1야당뿐만 아니라 개혁을 바라는 중도까지 끌어모아야 한다는 것이다.

    "야권 전체가 모여 특정 이슈에 대해 의견을 공유하고 국민에게 알려서 이미지를 쇄신할 수 있는 것들, 저는 혁신 플랫폼이라는 용어로 말씀드렸지만 이름이 뭐가 중요하겠나. 내용이 중요하다"고 전제한 안 대표는 "저나 국민의당 위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야권 전체가 어떻게 하면 승리할 수 있을까 그것만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安, 野 의원들 상대 세 번째 강연으로 접점 늘려

    안 대표는 지난 9월23일 미래혁신포럼, 지난달 6일 국민미래포럼, 지난달 12일 '더좋은세상으로'(마포포럼) 강연과 1일 청와대 앞에서 릴레이 시위 중인 초선 의원 방문 등 국민의힘과의 접점을 늘리는 중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관심 없다"며 야권 혁신 플랫폼 참여를 일축했으나 개별 의원들을 만나며 야권 재편의 필요성을 호소하는 것이다. 안 대표는 최근 측근들에게 야권 혁신 플랫폼이 완성된다면 서울시장 출마를 고려할 수 있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안 대표는 강연 직후 야권 혁신 플랫폼을 성사시키기 위해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만날 것이냐는 질문에 "열린 장에서 서로 의견을 교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입장"이라며 "합리적 진보까지 마음 편하게 참여할 수 있고, 이슈 중심으로 모인다는 요건만 충족할 수 있다면 어떤 형태든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