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의원, '전태일 정신 훼손' 여권 공세에 반박"중기에 52시간제 도입되면 초과수당 줄어 투잡으로 내몰릴 것"
  • ▲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 설치된 전태일 3법 입법 촉구 조형물(우측)과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 ⓒ사진 출처 = 뉴시스/뉴데일리DB
    ▲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 설치된 전태일 3법 입법 촉구 조형물(우측)과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 ⓒ사진 출처 = 뉴시스/뉴데일리DB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진인 조은산 씨의 공개 질문 3가지에 답하면서 "내년부터 중소기업에 주52시간제가 적용되면 소득과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어떤 업종이신지는 모르겠으나, 다양한 육체노동 경력과 초과수당의 절실함을 언급하신 것을 보면, 52시간제로 근로시간이 줄 경우 시간당 급여는 변하지 않겠지만 초과수당이 감소해 소득이 줄어들 것 같다"며 이같이 답했다.

    앞서 윤 의원은 중소기업에 52시간제를 도입하는 것을 우한코로나(코로나19) 극복 이후로 유예하는 것이 전태일 정신에 부합한다는 글을 썼다가 여권의 비판을 받았다.

    조은산 "더 일할 자유 박탈이 전태일 정신인가"

    이에 '시무7조'로 유명해진 조은산은 자신의 블로그에서 윤 의원에게 ▲주 52시간제가 실행되면 내 월급은 그대로인가 ▲더 쉬고 덜 일하며 똑같은 급여를 받을 수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더 벌기 위해 더 일할 자유를 박탈하는 것이 진정한 전태일 열사의 정신인가 라고 질문을 던졌다.
  • ▲ 사진 출처 : 조은산 블로그
    ▲ 사진 출처 : 조은산 블로그
    윤 의원은 첫번째 질문의 답변에 이어 두 번째 질문에 대해 "덜 일하면서 똑같은 소득을 얻을 수 있는 길이란, 제도 변화 전에 기술이나 장비의 업그레이드, 시스템 혁신 등 충분한 준비로 생산성이 올라 근로성과가 근로시간이 감소해도 줄어들지 않는 경우"라며 "52시간제는 중소기업의 준비기간을 턱없이 짧게 잡고 급하게 도입되었기 때문에 현재로선 기대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세 번째 질문에 대해서는 "전태일 평전에 소개된 그의 친필 메모는 '인간 본질의 희망을 말살시키는, 모든 타율적인 구속'에 대한 혐오와 '자기자신의 무능한 행위의 결과를 타인이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세대'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다"며 "짐작컨대, 근로시간과 소득을 주체적으로 결정할 조선생님의 자유가 박탈되는 것은 그가 꿈꾼 '인간다운 삶'의 모습은 아닐 듯하다"고 답했다.

    "근로자 건강 해칠 정도로 방치해선 안돼"

    윤 의원은 "그러나 혹시 몸이 축날 정도로 무리하고 계신지요? 만일 그렇다면, 저는 근로시간 문제를 조선생님 개인의 자유의지와 시장원리에만 맡겨둬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요즘 택배근로자의 경우처럼, 근로자 건강을 해칠 정도의 근로시간은 방치돼선 안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경제의 일부 영역은 장시간 노동 문제가 아직 심각해 주의와 개선이 필요한다"면서도 "단 소득이 증가하고 경제구조가 달라진 만큼, 정책은 지혜로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의원은 "너무 급격한 변화를 강제하면 조선생님을 투잡뛰기로 내몰아 정책 목표와 더 멀어진다"며 "무엇보다 이제는 전태일의 시대와 달리 일거리가 부족한 경제가 됐고 실업이 인간다운 삶의 제일 큰 적이 된 이상, 정책의 충격으로 일자리를 없애는 것은 안될 일"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청년 전태일은 근로자가 인간다운 삶을 보장받기를 꿈꿨지만 그것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는 시대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코로나 재난 상황으로 폐업 위기에 직면한 중소기업들에게 52시간제를 기계적으로 적용해 근로자의 일자리를 뺏지 말자는 제 주장에 그도 기꺼이 동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