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초기 비상이던 3월5일 문체부 작성… 지방 입국 환대, 자동출입국심사 등 지원 방안 갖춰
  • ▲ 지난 2월1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박성원 기자
    ▲ 지난 2월1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박성원 기자
    문화체육관광부가 국내외 우한코로나(코로나19) 초기 확산 상황에서 방한(訪韓) 관광시장 확대를 추진한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특히 코로나19 최초 발생지역이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이고, 중국 내 확진자가 8만 명을 넘는 상황에서도 중국인관광객 유치 확대 계획을 세운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일 전망이다. 

    문체부, 코로나 확산 시기에 중국인관광객 유치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제출받은 '2020년 업무계획'에 따르면, 문체부는 문화산업으로 경제 활력을 제고하겠다는 목적 아래 방한 관광시장 확대 계획을 세웠다. 이 문서는 지난 3월5일 작성됐다.

    구체적으로는 △주력시장 △도약시장 △고부가시장 △신흥잠재시장 등 4대 시장으로 나눠 시장별 맞춤형 전략을 마련했다.

    주력시장으로는 중국을 꼽았다. 문체부는 '2021-22 한·중 상호 방문의 해' 추진 등 정부 간 협력을 통한 한한령(限韓令·한류제한령) 해제 노력 지속과 소비력 높은 관광객 집중 유치, 전담 여행사 관리 강화 등을 통해 중국인관광객 유치를 확대하겠다고 계획했다.

    중화권을 도약시장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문체부는 중화권 시장의 관광객 연령층이 20~30대 여성에서 실버·남성·청소년층으로 다변화됐다며 수요가 많은 계절특화상품 발굴, 판촉 지원, 지방공항 직항 증대와 연계한 항공사 공동 모객 등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지역관광 육성을 위해서는 5대 지역권 중심 방한관광을 확산하겠다는 방안도 내놨다. 또 범정부 협업으로 수요자 관점에서 여행단계별 걸림돌을 제거해 외국인 지역관광의 양과 질을 제고하겠다는 전략도 세웠다.

    구체적으로 △지방 입국 환대 기간 신설 △자동출입국심사대 확대 △지방공항 노선 확충 △관광지 연계 교통수단 및 노선 구축 등 해외관광객 유치를 위해 여행지 결정 단계에서부터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 ▲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박성원 기자
    ▲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박성원 기자
    문체부 문서 작성 3일 전 중국 내 누적 확진자 8만 명 돌파

    해당 문서가 작성된 3월은 국내외에서 우한코로나가 초기 확산세를 보이던 시기로, 문체부가 이를 고려하지 않은 채 업무추진계획을 세웠고 ,특히 우한 코로나 진원지이자 확진자가 대폭 증가하던 중국을 대상으로 관광전략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비판이 예상된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최초로 보고된 우한코로나는 지난 1월25일 중국 내 확진자가 1000명을, 2월1일에는 1만 명을 돌파했다. 3일 뒤인 2월4일에는 2만 명을 넘어섰고,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3월2일에는 누적 확진자가 8만28명을 기록했다.

    게다가 지난 1월20일에는 전날(19일) 우한시에서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중국 국적의 여성이 확진판정을 받으며 국내에서 처음으로 우한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고, 1월24일에는 우한시에서 근무하다 입국한 한국인이 처음으로 확진판정을 받았다.

    중국 내 우한코로나 확진자 폭증과 함께 국내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하며 1월23일 '중국인 입국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한 달 만에 76만1833명의 동의를 받고 마감되며 역대 세 번째로 참여가 높은 국민청원으로 기록됐다.

    그러나 청와대는 청원 마감이 5일 지난 뒤인 2월27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특별입국절차 등을 통한 중국인 입국자 안정적 관리' '중국인의 한국 입국자와 중국 내 확진자 급감' 등을 이유로 들며 "중국인 입국을 금지하는 것은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 사이 국내 우한코로나 누적 확진자는 2월26일 1200명을 넘어 2월28일 2000명, 3월2일 4000명을 돌파하며 초기 확산을 보였다.

    문체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문체부의 국제 관광정책 기조에서 과거부터 현재까지 주력 제1시장은 중국임이 틀림없다"면서 "(업무계획을 세울) 당시 방역당국은 기온이 따뜻해지면 코로나가 진정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렇게 장기화할 줄 몰랐다"고 해명했다.

    野 "정부 안일한 정책이 국내 코로나 확산 키워"

    김승수 의원은 "국내에서도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고 전 세계 코로나 초기 확산에서도 방한 관광시장을 확대한다는 것은 문체부가 기계적으로 업무추진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내 누적 확진자가 8만명을 넘어선 상황에서도 이 같은 정부의 안일한 정책이 국내 코로나 확산을 키운 것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