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소 폭파' 北 두둔하고 "왕감자" 노래까지 했는데 무반응… 전대 불출마 선언하며 이낙연 핑계
  •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성원 기자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성원 기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8·29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런데 불출마의 변이 이례적이다. 

    송 의원은 "당 대표가 되려면 우리 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를 낙선시켜야 한다"며 자신이 불출마하는 것은 같은 당 이낙연 의원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자신이 당 대표가 되면 여권의 대선주자 1위인 이 의원이 낙선하게 되고, 낙선자를 대권주자로 밀어야 하는 모순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대선후보 낙선하면 타격 입어" 이낙연 때문에 불출마?

    송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대선후보가 당대표에 낙선하면 사실상 치명적 타격을 받게 될 텐데"라며 "중요 후보를 낙선시키고 당대표가 돼서 정권 재창출에 앞장서겠다고 당원들에게 호소하는 것은 액셀레이터와 브레이크를 동시에 밟는 형용모순"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선후보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유력후보의 코로나 재난 극복의 책임 의지를 존중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며 당대표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1위이자 당에서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을 맡은 이 의원을 존중하기 위해 자신이 당대표 출마 뜻을 접었다는 의미다.

    송 의원은 또 "당분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라는 직분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의 꿈과 한반도 신경제의 시대의 싹이 죽지 않도록, 다시 희망의 문이 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지난 시간 저와 뜻을 합쳐서 이번 전당대회를 준비하시고 저를 지지해주신 당원·대의원 여러분께 진정으로 죄송하고 감사하다"고 전했다.

    북한 동요까지 불렀는데…"반응 없으니 그냥 접은 것"

    이처럼 송 의원이 '이낙연 존중' 명분을 내세우며 당대표 출마 뜻을 접자 정치권에서는 "최근 실언으로 포기한 것 아니냐"는 일침이 나왔다.

    송 의원은 지난달 16일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일방적으로 폭파하자 "(대)포로 폭파 안 한 게 어디냐"며 북한을 두둔했고, 6·25 70주년인 지난달 25일에는 "대북제재를 풀자"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또 지난 4일에는 "감자~감자~왕감자 정말 정말 좋아요~. 못다 먹겠죠. 빰빠빰빠 빰~"이라는 북한 동요 '대홍단 감자'를 부르는 영상을 페이스북에 올려 친북논란이 일었다.

    이와 관련, 통합당의 한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최근 저지른 실언으로 당 대표 출마를 완전히 포기한 게 아닌가 싶다"며 "어차피 당대표 될 가능성도 낮았으니 포기하는 것 아니겠느냐. 이미 '이낙연 대 김부겸(전 민주당 의원)' 양자구도가 확실시 된 상황이라 출마 포기도 조금 때늦은 감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송 의원이 북한을 두둔하고 그런 행보를 보이는 건 당이 친문(친문재인) 주도의 당이다 보니 친문 표심을 얻기 위해 한 것"이라며 "그런데 이게 별로 반응이 없고 지지율도 올라가지 않으니 그냥 접은 것"이라고 분석했다.